타이거 우즈 : 왕좌를 빼앗긴 황제
타이거 우즈 : 왕좌를 빼앗긴 황제
  • 이동훈
  • 승인 2018.01.04 06:4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골프저널=이동훈 기자, 사진=셔터스톡, Jupiter Police FL] 2009년 성추문 스캔들이후 그가 겪은 내리막길을 모두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전설의 현 상황은 치명적이다. 2018년 타이거 우즈의 성공적인 복귀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은 50:50이지만 통증이 없는 타이거 우즈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몸 상태만 회복된다면 그가 다시 왕좌에 오르는 것은 불가능한 꿈은 아니다.

골프 황제의 몰락지난 11월말 자신의 재단이 개최하는 대회인 히어로 월드 챌린지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타이거 우즈는 엷은 미소와 함께 착석했다. 인터뷰 내내 그는 환한 미소와 자신감으로 무장된 프로페셔널 골퍼의 모습이 아니었다. 흡사 풍파에 지친 이빨 빠진 호랑이의 모습이었다. 그의 모습에서 다시는 오르지 못할 왕좌를 쳐다보는 아련함마저 느껴졌다.타이거 우즈는 경기 중에 그 누구보다 승부욕에 불타며 진지하고 집중한다. 경기 후 인터뷰나 행사에서는 항상 환한 미소로 전설 그대로의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근래의 타이거 우즈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사라지고, 통증에 아파하며 스스로 실망하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이러한 몰락은 언제부터 였을까? 시간을 거슬러 2009년 타이거 우즈의 섹스 스캔들로 돌아가본다. 골프 황제가 불륜 황제로 탈바꿈된 이 일은 내리막의 시작이자, 커리어에 큰 흠집이 가는 사건이었고, 전 세계가 그의 성생활에 대한 이야기로 들썩였다. 모든 이가 좋아하는 슈퍼스타에서 모든 이의 질타를 받던 그때, 그는 2004년 결혼한 아내인 엘린 노르데그렌과의 천문학적인 위자료 청구 소송과 손상된 이미지까지 모든 상황이 그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스캔들의 여파 때문이었을까? 그는 그 이후 대회에 복귀하지만, 꾸준하지 못했고 점점 쇠락의 길을 걷는다. 타이거 슬램을 완성하던 포효하는 호랑이는 사라졌다. 2013년 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우승을 마지막으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횟수로 4년간, 복귀와 통증 그리고 수술이 반복되는 암흑 속에서 살아간다.스캔들이 문제가 되어 모든 후원 계약이 끊긴 상황임에도, 마지막까지 타이거 우즈를 지지하던 나이키도 2016년 골프용품 사업을 접으며 타이거 우즈와 결별한다. 

[사진설명=스윙시 고통스러워하는 타이거 우즈]

2016년 5월 타이거 우즈는 또 한 번, 모두의 눈을 의심하게 했다. 퀴큰 론즈 내셔널의 미디어 데이에 참석한 타이거 우즈는 이벤트 홀인 파3 티박스에서 무려 3개의 공을 해저드에 빠트리고 만다. 공을 다시 칠 때마다 그는 당황하지 않으려 뒤를 돌아보며 미소를 보였다. 진행자는 ‘아직은 복귀할 때가 아니다’라고 수습하며 웃어넘겼지만, 짧은 거리의 그린에도 올리지 못하는 그의 비통한 뒷모습이 전파를 타고 전 세계에 중계됐다. 많은 언론사가 연일 보도하며, 그의 복귀에 대해 비관적인 기사를 쏟아냈다.이후 그는 좋지 않은 여론임에도 유러피언 투어 오메가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서 복귀하지만 통증으로 2라운드에서 기권하게 된다. 더 이상의 대회는 힘들겠다고 판단한 그는 4월에 또다시 수술대에 오른다. 이번이 4번째 수술, 수술이후 통증과 고통 속에서 살아가기 힘들었는지, 그는 집 근처에서 운전하다가 교통경찰에 잡히는데 처음에는 음주운전이라 나왔다가, 이후 약물중독으로 밝혀지며 약물치료를 시작한다. 음주운전에서 약물중독으로 바뀌었을 때 동정 여론이 많았지만, 당시 경찰에서 내놓은 머그샷(체포 당시 범죄자 증명사진)이 언론에 퍼지며, 그의 위상에 다시 한 번 먹칠을 하게 된다. 그가 겪은 내리막길을 모두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전설의 현 상황은 치명적이다. 

[사진설명=음주운전으로 체포 당시 경찰에서 내놓은 우즈의 머그샷]

왕좌 탈환을 위한 또 한 번의 복귀히어로 월드 챌린지 대회는 타이거 우즈 재단에서 개최한 대회로, 초청된 18인이 플레이하는 이벤트 경기이다. 타이거 우즈는 이 대회를 10개월 만에 복귀하는 무대로 삼았다. 흥행 보증수표인 그의 복귀는 시청률이 즉각 반응했다. 4라운드 모두를 소화한 그의 경기는 지난해 대회보다 30%정도 시청률이 올랐으며, NBC에서 중계한 대회 시청률 중 브리티시오픈 이후의 최고의 시청률이니 타이거 우즈의 복귀로 147회를 맞이하는 브리티시오픈의 명성을 위협할 정도이다.타이거 우즈는 이 대회에서 18명중 공동 9위로 비판적인 여론 반, 성공적인 복귀라는 평가 반으로 나뉘었다. 비판적인 여론은 단지 18명의 선수가 참여한 대회에서 9위를 했다는 점이고, 성공적인 여론은 통증이 덜하고 스윙에서 전성기 때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타이거 우즈는 1, 2라운드에서 좋은 출발을 보였으나 3라운드에서 많은 보기로 점수를 잃었다. 4라운드 7번홀에서 이글을 잡으며 반전을 노렸지만, 후반 9홀에서 그는 더블보기와 보기로 8언더파 280타 공동 9위로 경기를 마친다. 스코어 카드를 제출하러 가던 타이거 우즈는 진심을 보여준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환희에 찬 모습을 보였다.그는 아직 2018년 스케줄을 정리하지 못했다. 최근 밝혀진 바로는 리허설 격으로 내년 1월에 열리는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 참석해 감각을 되찾는다는 이야기와 2월에 열리는 제네시스 오픈에 참여한다는 두 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내년 4월 열리는 마스터스 우승이 목표인 것은 일맥상통 한다. 내년 일정을 섣불리 정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에서 완벽함을 갖춰 나오려는 타이거 우즈의 마음이 엿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뉴스 메이커인 그는 항상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기에 쉽사리 복귀 시점을 정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복귀를 바라보는 시각은 50 : 50호주의 영웅 ‘백상어’ 그렉 노먼은 자신이 주최한 QBE 슛아웃 이벤트 대회에서 타이거 우즈의 복귀가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그는 “타이거 우즈가 헤쳐 나아가야 할 장애물이 많다”고 이야기하며 “18명의 선수가 아닌 156명의 선수일 때는 다르다”고 부정적인 시각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그렉 노먼은 타이거 우즈의 스윙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호쾌한 스윙이 몸에 무리가 가는 것으로, 전성기의 기량은 나올 것 같지 않다”고 후문을 남겼다.그렉 노먼의 인터뷰를 반박하듯 타이거 우즈의 ‘옛스승’ 부치 하먼은 “그가 원하는 스윙을 하고 있고, 통증이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타이거 우즈는 대회 이후에 통증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 스윙 코치인 크리스 코모도 2014년 이후 통증이 없는 스윙은 처음이라 밝히며 신빙성을 더했다. 서로의 시각은 다르지만 통증이 없는 타이거 우즈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러한 가정 하에 그렉 노먼이 이야기한 그 다음 장애물은 그랜드 슬램을 노리는 트리오다. 

타이거 우즈 vs 그랜드 슬램을 노리는 트리오한때는 타이거 우즈의 아성을 넘을 수 있는 선수는 없었다. 오늘날엔 독주하는 선수가 없는 춘추전국시대에 가깝다. 2018년 각자 다른 대회에서 그랜드 슬램(마스터스, U.S 오픈, 브리티시 오픈, PGA 챔피언십 통합 우승)을 노리는 3명의 선수가 있다. 바로 로리 맥길로이, 조던 스피스, 필 미켈슨으로 이들은 타이거 우즈와 신과 구 황제의 관계 그리고 라이벌 관계 등이 복잡하게 얽혔다.마스터스 우승이 없는 로리 맥길로이는 눈이 내리는 와중에도 타이거 우즈의 복귀에 자극을 받았는지 연습에 매진하며, 마스터스 전까지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8개의 대회에 참가하는 스케줄을 짰다. 이는 그랜드 슬램을 위해 최상의 감각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다.필 미켈슨은 타이거 우즈와 똑같이 2013년 이후 우승이 없다. 필 미켈슨의 우승은 2013년 브리티시 오픈이 마지막이다. 이에 둘 중 누가 먼저 우승을 하는지와 필 미켈슨이 우승하지 못한 마지막 메이저인 U.S 오픈 우승이 관전 포인트이다.로리 맥길로이의 라이벌로 불리던 조던 스피스는 마지막 조각인 PGA 챔피언십을 노린다. 현재 조던 스피스는 지난날 휴식 없는 스케줄이 본인에게 준 영향 때문인지, 시즌이 끝나자마자 휴양지 카보에서 또 다른 신흥 강자인 저스틴 토마스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외에도 넘어야 할 것들이 많지만 동기가 확실한 이들이 앞으로 타이거 우즈가 먼저 넘어야 할 산이다. 

[사진설명=과거 마스터스에서의 타이거 우즈]

역사는 다시 쓰일까?타이거 우즈가 복귀를 알리는 최적의 장소로 우선적으로 노리고 있는 대회는 내년 4월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이다. 마스터스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는 영역이다. 2016년 대니 윌렛은 아내의 출산으로 출전을 고민하다, 아내의 권유로 마지막에 선수 등록을 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것도 선두였던 조던 스피스가 한 홀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기록하는 실수를 했기에 가능했다. 그만큼 운과 실력이 모두 있어야 마스터스의 그린재킷을 입을 수 있다. 타이거 우즈는 지금까지 마스터스에서 4번이나 우승할 정도로 누구보다 운이 좋았다.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 보여준 그의 스윙은 편하지만 날카로웠다. 마치 이빨 빠진 호랑이지만 날카로운 발톱이 아직 남아있다는 듯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대로만 가면 마스터스 우승이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스윙시 통증 유무와 마스터스 우승 가능성은 그가 리허설 격으로 참여한다고 밝힌, 파머스 인슈어런스 또는 제네시스 오픈에서 모든 궁금증이 풀릴 것으로 본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타이거 우즈의 남은 목표는 바로 메이저 최다승 타이틀과 PGA 최다승 타이틀이다. ‘골든베어’ 잭 니클라우스가 1986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했을 당시, 최고령 마스터스 우승 기록인 46세였다. 이 우승으로 잭 니클라우스의 메이저 우승 기록은 18승이 되었고, 타이거 우즈보다 4승 앞선다.전설적인 골퍼 ‘누디’ 샘 스니드는 PGA 통산 82승으로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가 1965년 글리터 그린즈버러 오픈(현 윈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을 때는 PGA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인 52세였다. 이 우승으로 샘 스니드는 PGA투어 82승을 기록했고, 이는 타이거 우즈보다 3승 앞선다.이처럼 두 전설이 화룡점정을 찍었을 때의 나이는 46세와 52세이다. 타이거 우즈의 나이는 올해 41세로 잭 니클라우스 기준 아직 최소 5년간은 그 꿈을 이룰 시간이 있다. 타이거 우즈가 2008년 U.S 오픈 이후에 메이저 우승을 못한지 10년이 됐고, 2013년 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이후에 PGA투어에서 우승을 못한지 5년이 되는 2018 시즌이 이제 곧 시작된다. 몸 상태만 회복된다면 그가 다시 왕좌에 오르는 것은 비단 불가능한 꿈은 아니다. 

magazine@golfjournal.co.kr

ⓒ 골프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