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8월 1호를 시작으로 2022년 11월 <골프저널 400호>가 발간되기까지 우리나라 골프 패션은 어떻게 변화해왔을까. 1989년부터 2022년까지 골프 패션 트렌드 살펴보기.
젊어진 골프웨어
마코
2020년대 골프웨어의 특징은 코로나19 여파로 MZ세대들의 골프 입문이 늘면서 골프웨어도 젊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골프는 중장년층이 주로 즐기는 스포츠여서 골프웨어도 중장년층을 겨냥하고 가격 역시 고가인 경우가 많았지만 MZ세대 골퍼가 늘어나면서 가격대도 다양화되고 디자인도 더 다채로워졌다.
특히 젊은 골퍼들 사이에서 SNS에 ‘골프스타그램’을 올리는 인증샷 문화가 확산되면서 골프웨어 수요가 덩달아 늘어났고, 패션업계는 MZ세대를 겨냥한 골프웨어 브랜드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마코 앵무새의 화려한 색감과 스페인 헤리티지를 반영한 예술적 감각을 바탕으로 컬러풀한 골프웨어를 주로 선보이던 마코는 트렌디한 비비드 컬러의 제품과 함께 심플하고 세련된 감성을 선호하는 MZ세대를 겨냥해 모노톤 제품을 함께 출시했다.
레노마골프
레노마골프는 골프 스윙에 최적화된 기능성과 디자인의 프로 테크 라인과 필드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한 하이브리드 라인을 선보여 골퍼들을 공략했다. 테일러메이드 어패럴은 영 골퍼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한층 더 유니크 해진 스타일로 눈길을 끌었다.
LF가 전개하는 닥스골프는 브랜드 론칭 25주년을 앞두고 3040 골퍼들을 겨냥한 영 라인 ‘닥스 런던’을 선보였다. 또 LF는 30대 골퍼들을 겨냥한 스트릿 캐주얼 감성의 ‘더블 플래그’를 런칭하고 기존 골프웨어와는 달리 맨투맨, 후드티 등 캐주얼 아이템을 활용한 제품을 출시했다. 코오롱FnC가 전개하는 온라인 셀렉숍 ‘더 카트 골프’도 기존 골프웨어의 클래식함에서 벗어나 그린·화이트 색상을 활용한 다양한 디자인·로고 패턴으로 개성을 더한 자체 브랜드 ‘더 카드’로 공략에 나섰다.
라이프 스타일 골프웨어 인기
최근 골프웨어 시장에 신규 진입한 브랜드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일상복과 크게 구별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젊은 골퍼일수록 필드와 일상에서 구분 없이 착용할 수 있는 노해슬웨어(No-hassle wear)를 찾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런 흐름은 무신사, W컨셉 등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온라인 패션몰에서 뚜렷이 확인할 수 있다. 무신사 골프 카테고리 ‘골프판’의 거래액이 오픈 1년 만에 30배나 성장한 배경에는 필드에서는 물론 일상에서 입을 수 있는 골프웨어 브랜드의 활약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골프웨어의 전성기
파리게이츠
최근 패션업계에 따르면 지난 2~3년간 새롭게 런칭한 골프웨어 브랜드만 150여 개에 달한다. 기존 브랜드에서 골프웨어 카테고리를 확장한 경우도 많다. 코로나 특수로 골프 인구가 늘어나면서 골프웨어도 전성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골프웨어의 인기는 2010년대 초중반 등산과 함께 아웃도어 브랜드가 전성기를 누렸던 때를 연상시킬 정도다. 2022년 골프웨어 시장은 6조 3,35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골프웨어 브랜드의 타켓층이 골퍼만으로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성인 남녀 모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2010년대 초중반 등산복 중심의 아웃도어 브랜드가 성인들의 일상복이 되었던 것처럼 일상복과 운동복의 경계를 허문 라이프 스타일 골프웨어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팬텀
하루가 멀다 하고 신규 브랜드 오픈 소식이 들리는 골프웨어 시장이 2010년대 등산복 호황기를 떠올리게 하는 가운데, 패션업계에선 2020년대의 골프웨어가 과거 아웃도어의 위상을 재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물론 넘쳐나는 골프웨어 브랜드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2010년 초부터 2014년까지 약 7조원대로 규모를 불렸던 아웃도어 의류 시장은 애슬레저룩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2019년에는 2조원대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골프웨어 시장은 지난해 5조 7,000억원, 올해는 6조 3,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거대 공룡으로 성장한 골프웨어 시장은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GJ 글 김혜경 이미지 해당 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