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VS 골퍼 : 풀리지 않는 골프장 요금 논란
골프장 VS 골퍼 : 풀리지 않는 골프장 요금 논란
  • 김태연
  • 승인 2023.10.16 1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골프장 비용 논란에서 이용자와 골프장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골프장 요금은 일반적으로 그린피, 캐디피, 카트비에 의해 결정된다. 골프장 입장료인 그린피, 캐디와 함께 골프를 치면 지급하는 캐디피, 카트를 탈 때 지급하는 카트비는 국내 골프장에서는 사실상 ‘고정 지출’이다. 그린피를 내지 않는 ‘무료 골프장’은 상상하기 어렵고, 또 국내는 아직 노캐디나 노카트보다 캐디와 함께 카트를 타고 다니는 골프장이 일반적이다.

 

골프장 요금에 대한 골퍼의 생각

 

그렇다면 그린피, 캐디피, 카트비를 합친 국내 골프장 요금은 비쌀까 혹은 이 정도면 적절할까? 이 질문을 골프장 이용자에게 질문하면 대다수가 ‘비싸다’고 대답할 것이다. 

물론 돈을 내는 소비자로서는 모든 물가가 비싸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국내 골프장 요금이 비싸다는 말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 물가 대비 급격하게 올랐고, 외국보다 비싸기 때문이다. 그린피만 해도 코로나19를 거치며 주중 61%, 주말 54% 정도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와 자료에 따라 세부적인 수치는 조금씩 다르지만, 어떤 자료든 국내 골프장 그린피가 물가상승률보다 가파르게 올랐다는 건 분명하다. 

또 국내 그린피는 해외와 비교해도 비싼 편이다. 일본 그린피가 국내보다 절반, 혹은 그 이하일 정도다. 물론 엔화가 떨어진 엔저 현상, 최근 몇 년간 국내 물가는 꾸준히 올랐지만, 일본 물가는 제자리걸음이라는 점 등은 고려해야 하지만, 그래도 ‘한국 그린피가 일본의 두 배’인데 이를 적절한 요금이라 할 이용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국내 골프장 그린피도 올해부터 천천히 내리는 추세이지만, 아직 이용자가 체감할 정도는 아니다.

캐디피, 카트비도 비싸게 느껴지는 건 충분한 근거가 있다. ‘캐디피 15만원 시대’, ‘카트비 10만원 시대’는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당면한 현실이다. 15만원 혹은 10만원이라는 수치도 문제지만 캐디피와 카트비의 상승세 모두 물가상승률보다 가파르고, 외국과 비교해도 부담이 크다. 특히 일본이나 미국은 ‘노캐디’가 기본이며 동남아도 상당수가 노캐디 혹은 캐디 선택제인 데 반해 한국은 아직 캐디제가 기본이다. 그만큼 이용자로서는 비용 부담이 큰 구조다. 이러니 국내 골프장 비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비판이 클 수밖에 없다.

종합하면 현재 이용자 대부분이 국내 골프장 비용이 비싸다고 생각하며, 이는 근거 있는 의견이다. 

 

골프장 요금에 대한 골프장의 생각

 

그렇다면 생산자, 즉 골프장의 입장은 어떨까? 한국골프장경영협회가 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골프장 카트비, 캐디피에 대한 편견에 답하다’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이 입장문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겼다. 

먼저 ‘한 사설 연구소가 자체조사하여 발표한 ‘국내 골프장의 팀당 카트 대여료 현황’에 따르면 국내 골프장 카트대여료(이하 카트피)가 2010년 대비 24%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고 전제했고, ‘일반 카트보다 최대 4배 비싼 리무진 카트까지 등장하며 골프장 고비용 구조가 심화된다는 지적까지 겹친 데다가 캐디피도 인상되어 골프장 업계는 난감한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협회는 이러한 비판이 과도하다고 보았다. 그 이유로 ‘작년 한국소비자원과 (사)한국물가정보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대비 2022년 삼겹살 65%, 설렁탕 55% 짜장면 48%, 택시비 100%(2023년 2월 기준) 인상이 있었다’는 것. ‘언론과 대중들은 카트비와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높게 폭등한 물가 품목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타 산업군과 같이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운영되고 있는 골프장에만 손가락질하는 이러한 현상이 과연 우리 사회를 건전하게 만드는 행위라고 생각하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또 ‘국내 550여개 골프장에 필요한 캐디 수는 약 5만명. 반면 실제 활동 중인 캐디 수는 3만 6,000여명에 불과한 상황인데 결국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발생한 수요 공급의 불균형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라며 최근 캐디피 상승은 부족한 캐디 수급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협회는 골프장 가격이 높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이는 시장 논리로 풀어야지 규제나 정부 정책으로 풀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며 특히 정부 개입을 경계하는 내용으로 입장문을 마무리 지었다. 

 

골퍼와 골프장의 입장은 평행선

 

 

이 입장문의 옳고 그름은 이 글에서 언급하지 않겠다. 어쨌든 비용이 올랐다 해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고, 유독 언론에서 골프장 비용을 쟁점화시키는 것 자체가 문제이며, 현재 시행 중이거나, 앞으로 시행될지 모를 ‘각종 골프장 요금 규제’는 강력히 반대한다는 게 국내 골프장 상당수의 입장인 건 분명해 보인다.

결국, 골프장 비용 논란에서 이용자와 골프장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용자 다수가 골프장 비용이 지나치게 비싸다고 여기며, 이는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따라서 국가 규제 등 강제적인 조치를 통해서라도 요금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것 또한 공감한다. 반면에 다수의 골프장은 요금이 비싸다 해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으며, 이 문제는 시장 논리에 맡겨야지 국가의 규제를 통제 등은 절대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양 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이유는 명백하다. 이용자는 어쨌든 골프장 요금이 저렴해지기를 원하고, 골프장은 이를 원치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입장이 부딪친 끝에 양측 간의 골이 깊어지고, 요금은 갈수록 오르며 그 때문에 이용자들의 분노가 커져 국가가 움직이는 게 현재 한국 골프계의 한 풍경이다.

양 측의 입장이 존재하고, 입장 차이가 큰 만큼 한쪽이 전적으로 옳거나 그르다는 관점에서 접근할 문제는 아니다. 분명한 건, 골프장 요금 논란을 이대로 내버려둘 수는 없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평행선을 달리는 이용자와 골프장의 입장과 이해관계를 조화시킬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이용자와 골프장 모두 모두 참여하는 대화와 소통의 장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용자와 골프장이 대등한 입장에서 만나 소통하고, 토론하며, 대안을 내놓을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만드는 게 꼬일 대로 꼬인 국내 골프장 요금 논란을 풀 실마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GJ 김태연 이미지 GettyImages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