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골프장의 현주소 : 낙관하기 어려운 골프장의 미래
국내 골프장의 현주소 : 낙관하기 어려운 골프장의 미래
  • 김상현
  • 승인 2023.06.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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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골프장 내장객은 2년 연속으로 5천만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한국 골프장의 미래를 낙관하기는 어렵다. 꾸준히 문제로 지적되어온 고비용 문제 등이 여전하고, 이외에도 다양한 악재가 존재한다는 점은 가벼이 넘길 수 없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회장 박창열)가 3월 29일 발표한 2022년 전국 514개 골프장 이용객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전국 514개 골프장의 내장객은 총 5,058만 3,38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집계된 이용객인 5.056만 6.546명보다 1만 2,837명 늘어난 수치다. 이로써 국내 골프장 내장객은 2년 연속으로 5천만 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홀당 이용객은 작년보다 감소했다. 2020년에는 4,776명, 그리고 2021년에는 크게 올라 평균 5,092명을 기록했지만 2022년 5,006명으로 약 86명 감소했다. 골프장이 2021년 조사에서 505, 2022년엔 514개로 9개 늘었고 전체 홀수는 2021년 9,930홀에서 2022년엔 1만 105홀로 늘어난 데 반해, 홀당 이용객은 작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줄어든 것이다.

이 결과만 보면 홀당 이용객은 다소 감소했어도, 전반적으로 크게 나쁜 수치는 아니라 할 수 있다. 특히 작년에 이어 올해도 총 내장객이 5천만 명을 넘어섰고, 총 방문객도 증가했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 산정된 홀당 이용객 감소는 실제보다 과장된 수치일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이번 조사는 작년에 문을 연 골프장의 이용객 모두를 연평균으로 계산했고, 따라서 실제 평균 홀당 이용객 감소는 86명보다는 적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긍정적인 데이터도 있고, 또 부정적인 데이터에 대한 다른 해석도 있지만, 그럼에도 한국 골프장의 미래를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꾸준히 문제로 지적되어온 고비용 문제 등이 여전하고, 이외에도 다양한 악재가 존재한다는 점은 가벼이 넘길 수 없다.

 

골프장 이용 불만족 사유 1위 고비용

 

3월 26일 한국골프학회 학회지에 게재된 ‘골프 대중화를 위한 국내 골프장 이용객 인식 조사’를 살펴보면, 전국 만 20세 이상 남녀 골퍼 999명 가운데 663명이 골프장 이용의 불만족 사유로 꼽은 게 ‘고비용’이었다. 또 ‘예약의 어려움’을 꼽은 사람들이 118명, ‘시설 낙후·불친절’이 75명, ‘거리가 멀어서’가 74명으로 뒤를 이었다.

평균 타수를 기준으로 나눈 결과 81~90타가 264명으로 고비용에 대한 불만이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91~100타 200명, 80타 이하 121명, 101타 이상 78명 순으로 나타났다.

사실 고비용은 예나 지금이나 한국 골프장의 큰 문제 중 하나로 꼽혔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논란이 더욱 커졌다. 특히 코로나 시대에 국내 골프장이 코로나 호황을 누리는 가운데 비용을 크게 올린 게 컸다. 이에 이용자들 사이에 원성이 높아지고, 결국 정부가 나서 올해부터 골프장 분류체계를 회원제와 비회원제 그리고 대중형으로 개편하는 정책을 통해 이전 ‘대중제’로 분류된 골프장 위주로 비용을 낮추려 하고 있다. 하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골프장 분류체계 개편안 기준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맞춰진 탓에,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는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골프장 위기는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특히 제주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감소세가 눈에 띄기 시작하여, 지난 1월 도내 골프장 32곳의 내장객이 전년 동월 대비 45.9%나 감소하고, 도외 골퍼는 55.5%나 감소하는 등, 고비용, 서비스 불만, 그리고 해외여행 자유화로 말미암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고비용, 서비스 불만, 해외여행 자유화 등으로 말미암은 악영향은 전국 골프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고려하면, 제주도뿐만이 아니라 전국 각지의 골프장이 위기를 겪을 가능성도 결코 낮지 않다.

코로나 시대가 저물고, 엔데믹에 접어들며 이제 국내 골프장은 예전처럼 ‘독점 장사’를 하기는 어려워졌다. 지난 몇 년간의 호황과 상승세 또한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가능성도 크다. 이제 코로나 시대 누렸던 과거의 영광을 붙잡고 있을 게 아니라, 급성장이 아닌 느려도 건강한 성장을 모색할 때가 아닐까.

 

 

GJ 김상현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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