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스트레스 : 플레이 시 발생하는 스트레스
골프 스트레스 : 플레이 시 발생하는 스트레스
  • 김상현
  • 승인 2024.03.0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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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퍼 치고 골프 스트레스로 고민하고, 누군가에게 호소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피할 수 없는 골프 스트레스. 그중에서도 플레이 중에 받는 스트레스에 대해 살펴보자.

 

취미의 가장 큰 목적은 ‘즐기는 것’이다. 그럼에도 어떤 취미든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즐겁기만 할 것 같은 컴퓨터 게임을 하다가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도 대단히 많다. 한 예로, 10년 넘게 최고 인기 게임으로 군림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롤)’의 별명 중 하나가 ‘질병겜’이다. 롤을 하다 보면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 정신병에 걸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외에도 모든 취미는 분명 즐기며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반대로 스트레스를 유발하기도 한다.

골프라고 다를 건 없다. 아니, 취미 활동 중 스트레스를 많이 유발하기로는 ‘상위권’에 속하지 않을까. 골퍼 치고 골프 스트레스로 고민하고, 누군가에게 호소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스트레스의 원인도 다양하다. 플레이 때문에, 혹은 골프웨어나 장비 문제로, 혹은 인간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일도 많다.

 

긍정적 스트레스 vs 부정적 스트레스

 

사실 골프를 치다 스트레스를 받는 게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스트레스는 동기를 부여하거나 창조성을 부여하는 등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긍정적 스트레스’와 질병을 유발하거나 쇠약하게 만들 수 있는 ‘부정적 스트레스’로 나뉜다. 즉 플레이 중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꼭 부정적인 건 아니다. 플레이 중 당장 압박감을 느껴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그 스트레스가 동기 부여로 이어지고, 경기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결국 타수를 줄였다고 가정해 보자. 생각만 해도 신이 나는 일이며, 언제 스트레스를 받았느냐는 듯 즐거운 기분으로 라운드를 마칠 수 있을 것이다. 프로들도 긍정적 스트레스는 바람직한 일로 평가한다. 대회 우승자가 자신이 어떻게 긍정적 스트레스를 이용해 경기를 잘 풀어나갔는지 이야기하는 것도 드물지 않다.

문제가 되는 건 부정적 스트레스다. 경기 중 받은 스트레스가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지 않고, 나아가 스트레스가 계속 이어지는 경우다. 사실 스트레스 때문에 한두 번 실수하거나 한 경기를 망치는 데 그쳤다면, 큰 문제는 아니다. 골프로 밥 먹고 사는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라면 더더욱 그렇다.

 

슬럼프, 스트레스의 장기화

 

문제는 스트레스의 장기화다. 한두 번이 아니라 계속 경기가 잘 풀리지 않고, 스트레스가 쌓이고, 압박감을 견디지 못해 경기력까지 제자리걸음이거나 퇴보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습부터 라운딩까지 열심히 하지만 개선의 기미는 없고, 이 악순환이 반복되는 경우다.

이런 현상을 흔히 슬럼프라 부른다. 지나친 골프 스트레스가 슬럼프를 부르기도 하고, 반대로 알 수 없는 이유로 슬럼프가 시작되어 골프 스트레스로 연결되기도 한다. 슬럼프가 길어질수록 스트레스도 커지고, 결국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식으로 서로 물고 물리며 상황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몇몇 특정인만 겪는 일이 아니다. 프로든 아마추어든 많은 골퍼가 이러한 일을 겪었고, 또 지금도 겪고 있다.

 

두 갈래의 갈림길

 

이처럼 골프 스트레스가 커지고, 해결할 방법도 보이지 않으면 골퍼는 두 갈래의 갈림길에 선다. 하나는 일시적으로, 심지어 영구히 골프를 그만두는 것이다. 몇 번 공을 치거나 레슨을 받다가 자기와 맞지 않는다고 그만둔 게 아니라,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후 그만둔 골퍼 상당수가 골프 스트레스 때문에 골프를 그만둔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스스로 선택하여 그만둔다는데 뭐라 할 수는 없다. 물론 이렇게 몇 달, 몇 년 공백을 가지다가 필드가 그리워 돌아오는 사람도 적지 않다.

또 하나는 골프 스트레스를 골프로 푸는 것이다. 스스로 생각해도 골프를 치는 게 즐겁다기보다는 스트레스이지만, 그럼에도 골프를 치는 걸 그만두지 않고 계속 필드를 찾는 경우다. 내가 이런 스타일이라고 이상하다 생각할 필요는 없다. 적지 않은 골퍼가 겪는 일이니까. 그만큼 스스로 골프에 대한 애착이 강하고, 스트레스만 해결하면 다시금 골프에 대한 사랑과 즐거움을 회복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골퍼라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

 

사실 골프 스트레스, 특히 플레이 중 스트레스는 골퍼라면 누구도 피할 수 없다. 타이거 우즈도 경기가 잘 안 풀려 스트레스를 받은 일이 셀 수도 없이 많고, 박세리도 현역 시절은 물론, 은퇴 후에도 필드에서 실수하면 스트레스를 받고 짜증이 난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고백한 바 있다. ‘나만 겪는 특별한 현상’은 결코 아니다.

그렇다고 골프 스트레스를 가만히 내버려 둬도 된다는 건 아니다. 플레이가 잘 안 풀려서 스트레스가 생긴다면, 이후 경기가 잘 풀리는 것으로 해소되는 일도 물론 있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잘 풀리지 않고, 결국 슬럼프로 이어져 마침내 필드에서 멀어지는 일도 드물지 않다. 누구나 겪는 게 골프 스트레스지만, 그러니 그냥 놔둬도 된다는 건 아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문제가 될 정도라면, 적극 대처하는 게 좋다. 의학적으로도 스트레스를 무작정 ‘다 겪는 일이니 그냥 받아들이는 방법’은 옳지 않다고 보며, 좀 더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걸 권한다.

또 하나 기억할 점은, 모든 스트레스는 주관적인 요인이 강하다는 점이다. 필드에서 남들에게는 별일 아닌 게 나에게는 심각한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다. 그게 내가 유달리 나약하다는 뜻은 아니다. 잘못이 아닌, 차이일 뿐이다.

모든 골프 스트레스를 ‘적’으로 생각하고, 무조건 배척할 필요까지는 없다. 하지만 스트레스와 어떻게 공존할지, 필요하다면 어떻게 극복하는지는 알아두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GJ 김상현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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