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왜 거기서 나와? 다양한 업계에 녹아든 골프용품들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다양한 업계에 녹아든 골프용품들
  • 전은미
  • 승인 2024.02.1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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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매장에서만 구매가 가능했던 골프웨어와 골프용품. 하지만 최근 들어서 의외의 장소에서 골프용품을 판매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생활 전반에 자리 잡은 골프 브랜드의 이색 마케팅 전략과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알아보자.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골프웨어를 포함한 골프용품은 전문 매장에서만 구매가 가능했다. 골프가 많은 이들에게 대중화되기 전이라 그 수요가 적었던 탓에 대부분의 브랜드가 전형적인 마케팅 전략만을 펼쳐왔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의외의 장소에서 골프용품을 판매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과거와는 확연하게 달라진 골프 브랜드 마케팅 전략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 역시 긍정적이다. 

 

MZ세대 쇼핑몰에서 골프용품까지

 

소위 ‘스트릿 패션’의 성지라 불리는 무신사는 대한민국에서 현존하는 온라인 편집샵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무신사는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이름의 온라인 커뮤니티로 시작해 지금의 형태로 성장했다. 

온라인 편집샵을 표방한 브랜드를 만들어 의도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성장세는 더욱 가파랐다. 패션에 대한 관심이 많은 젊은 층들이 모인 커뮤니티답게 패션 커머스 사업체로 진화하는데 압도적인 장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신발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커뮤니티에서 출발한 무신사는 신발부터 가방, 모자 등 잡화류는 물론 각종 브랜드의 의류들을 판매하면서 MZ세대를 대표하는 쇼핑몰로 자리 잡았다. 

대학생이 되고 난 뒤 어떻게 옷을 입어야 할지 고민이라면 무신사 판매 랭킹 1위부터 구매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무신사의 영향력은 압도적이었다.

놀라운 점은 MZ세대를 대표하는 쇼핑몰인 무신사에서 골프 전문관을 오픈해 괄목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신사 하면 떠오르는 10~20대들의 패션 트렌드에서 벗어나 보다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전문관 전략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실제로 무신사 골프 전문관의 지난해 4분기 거래액은 전년도 동기에 비해 150%가량 성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더불어 기존에 무신사를 이용하지 않았던 신규 유저들의 유입 역시 대폭 증가했다. 2023년도 무신사 이용자의 수는 2022년에 비해 무려 4배 이상 늘어났는데, 여기에는 골프 등 전문관 전략이 큰 몫을 했다.

의류뿐만 아니라 생활용품부터 전자제품, 뷰티, 캠핑용품 등을 판매하는 온라인 셀렉트샵 ‘29CM’ 역시 트렌디한 골프웨어를 찾는 MZ세대들이 자주 찾는 장소가 됐다. 29CM는 스타일쉐어의 자회사로 시작했지만, 무신사 계열사로 편입된 브랜드다. 

골프를 즐기는 연령층이 낮아지면서 자연스럽게 MZ세대들의 패션 트렌드의 중심에 있는 무신사의 사업분야 역시 골프로까지 확장되었다.

 

집 앞에서 골프용품 쇼핑하는 세상

 

라면이나 삼각김밥 같은 간편 식품부터 생리대나 칫솔 같은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대형 마트나 인터넷 쇼핑몰에 비해 다소 가격은 비싸더라도 집 앞에서 간편하게 한 끼를 떼우거나 생활용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은 편의점이 가진 압도적인 매력 중 하나이다.

동네 곳곳에 자리잡고 있던 슈퍼는 대부분 자취를 감춘 지 오래고 이제 그 자리를 GS25, CU, 세븐일레븐 같은 편의점들이 대체했다.

최근 들어서는 편의점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상품들이 출시되면 인기를 끌기도 했고, 1+1 또는 2+1 세일 등을 이용하면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몰보다 저렴한 금액에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점 또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이처럼 편의점이 가지고 있는 상품성과 접근성이 크게 증대되면서 젊은 층에 비해 편의점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 않았던 중장년층들의 이용률 역시 높아졌다.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물건을 소량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간편함과 낮아진 금액대가 한몫한 것이다.

편의점 이용률이 증가하면서 골프용품 시장 역시 이같은 흐름에 합류를 시작했다. 최근 GS25는 와인을 구매하면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그려진 미니 골프백을 증정하는 상품을 출시해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굿즈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색다른 아이템에 대한 수집욕구를 자극했고, 골프나 굿즈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선물용으로 구매하기 위한 대란이 일어났다.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하거나 카트를 타고 있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새겨진 와인병부터 함께 증정되는 미니 골프백, 와인 오프너가 한 세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격 역시 4만원대로 부담 없는 수준이었다.

카카오프렌즈 미니 골프백을 받을 수 있는 와인 패키지는 출시와 동시에 매진 사태를 일으켰다. 이에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GS25 전용 어플을 통해 재고 수량을 미리 확인하고 방문하라’는 꿀팁까지 공유될 정도였다.

네 가지의 캐릭터별로 출시된 이 에디션은 각기 다른 의미를 지녔다. 라이언은 홀인원, 춘식이는 파, 튜브는 버디, 네오는 이글을 뜻하고 있어 연말연시 골프 애호가들을 위한 선물로 각광 받았다. 

 

골프와 베이커리를 동시에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골프업계 장악에 나선 카카오프렌즈골프의 사례는 또 있다. 하남에 위치한 ‘베이커리비비드 카카오프렌즈골프하남점’은 베이커리카페와 카카오프렌즈 골프용품 매장을 같은 건물에 배치하여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1층부터 3층, 그리고 루프탑 테라스 공간으로 이뤄진 베이커리비비드 카카오프렌즈골프하남점은 캐릭터가 새겨진 다양한 골프용품을 판매해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여기에 골퍼로 변신한 캐릭터의 대형 피규어 역시 매장 곳곳에 전시되어 있어 소비자들이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업로드하는 ‘자발적 바이럴 마케팅’의 효과 역시 누리고 있다.

카카오프렌즈의 이같은 행보는 귀여운 캐릭터를 접목한 스크린골프장 ‘카카오프렌즈골프’가 골퍼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와도 일맥상통한다.

 

 

GJ 전은미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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