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골프 발전과 독과점의 그림자
스크린골프 발전과 독과점의 그림자
  • 나도혜
  • 승인 2024.01.1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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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골프의 성장세가 가파른 가운데 그 이면에서 자리한 문제점이 하나둘 노출되면서 지속 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특히, 독과점의 폐해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스크린골프의 성장과 폐해

 

스크린골프장은 과거 상업 지역을 벗어나 주택가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고 스마트폰 지도 앱 검색에서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이제 골프백을 메고 스크린골프장을 찾는 풍경이 더는 이상하지 않다. 

늘어나는 스크린골프 인구는 관련 시장규모를 키우고 관련 기업의 크기도 키웠다. 스크린골프관련 기업은 당당히 주식 시장에 상장되어 있고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사업의 영역도 크게 확장되고 있고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에서도 한국 기업의 스크린골프장을 만날 수 있는 세상이다.  

이렇게 호황기를 보내고 있는 스크린골프지만, 그 이면에서 자리한 문제점이 하나둘 노출되면서 지속 성장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 특히, 선도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생기는 독과점의 폐해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본사 갑질 문제

 

현재 우리나라 스크린골프 시장은 3개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스크린골프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선발 주자라는 상징성에 기술적 우위,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신규 사업자의 진입이 극히 힘들어진 스크린골프의 시장 상황이다. 

이는 시장의 안정화를 가져올 수 있지만,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 개선에 소극적일 수 있고 업계의 담합 우려도 상존한다. 또한, 가맹점 체제로 운영되는 사업장에서는 본사의 갑질 등 기존 프랜차이즈 업계의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기도 하다. 

우선, 가맹점 운영과 관련한 본사의 갑질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되고 있었다. 각종 시설과 관련해 본사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고 본사의 지침에 따른 리모델링이 이루어진다. 그 과정에서 비용은 각 가맹 사업자가 부담하는 게 현실이다. 

문제는 그 부담이 과도하게 발생할 수 있는 점이다. 또한, 스크린골프는 소프트웨어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수다. 가맹점주들이 이를 자체적으로 할 수 없다. 스크린골프 본사가 서비스 업그레이드 명목으로 비용 부담을 요구하면 이를 따를 수밖에 없다. 

또한, 그에 맞는 스크린 교체 등에도 응하지 않을 수 없다. 스크린골프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최신 버전을 원하는 것이 보통이고 그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방문객 감소를 피할 수 없다. 이에 가맹점주들은 본사의 이런저런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 

 

스크린골프장의 난립 문제

 

지역의 상권 등을 고려하지 않은 스크린골프장의 난립 문제도 있다. 가맹점주들의 이익 등을 고려하면 상권 내 스크린골프장 수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게 상식이지만, 같은 브랜드의 스크린골프장이 한 지역에 공존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가맹점주 간 불필요한 경쟁을 불어올 수 있고 수익에도 영향을 준다. 

하지만 본사는 이에 대한 대책에는 소극적이다. 요청대로 스크린골프장을 여는 것에만 중점을 둘 뿐이다. 또한, 유망한 상권에는 직영점 체제를 유지하고 개인 가맹점 입점을 제한하는 일종의 갑질도 문제다. 이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대표적 갑질이다. 

스크린골프는 기존 산업과 다른 창조경제의 성공사례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잘못된 관행과 부조리를 답습하는 건 새로운 산업으로서의 의미를 퇴색하게 하는 일이다. 

 

가격 담합 문제

 

대 고객 서비스 면에서도 독과점 구조는 가격 담합 등으로 서비스 질을 낮출 우려가 있다. 실제 일부 지역의 스크린골프장들의 가격 담합 문제가 나오기도 했다. 이 또한, 독과점이 불러온 부작용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독과점 구조는 업체 간 경쟁 이전에 시장 나눠 먹기로 변질될 우려가 상존한다. 신규 사업자의 진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수익이 보장된다면 경쟁보다는 현상 유지가 기존 사업자에게는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이는 스크린골프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일이다. 경쟁이 없으면 서비스가 발전할 수 없고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스크린골프는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한하다. 이미 스크린골프 자체의 골프의 한 부분으로 문화로 자리를 잡았고 고정 고객들이 확보되어 있다. 골프장을 찾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과 더 나은 접근성과 이용의 편리함은 큰 장점이다. 골프 초보자들도 쉽게 골프와 접할 수 있다는 점도 기존 골프와는 다른 차별성이 있다. 

이는 회식 후, 가족과 지인 단위로 스크린골프장을 부담 없이 찾을 수 있게 하고 있고 새로운 여가 선용의 수단으로 스크린골프를 자리 잡게 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 저변 확대는 스크린골프의 새로운 수익 창출을 가능하게 한다. 스크린골프장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 전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지명도 높은 선수들이 다수 참가하는 스크린골프 대회가 늘어가는 것도 큰 호재가 되고 있다. 

 

업계를 향한 경고

 

스크린골프 업계 스스로가 독과점의 달콤함만을 추구한다면 지금의 호황은 금세 사라질 수 있다. 스크린골프는 새로움이 큰 무기이고 새로운 트렌드에 부합하는 참신함이 성장의 큰 동력이었다. 

하지만 기존 산업과는 다르다는 장점이 희석된다면 스크린골프도 언제든 고인물이 될 수 있다. 특히, 스크린골프의 고객 중 상당수가 젊은 층이라는 점은 유행에 따라 그 열기가 쉽게 식을 수 있는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다. 스크린골프만의 차별성이 퇴색된다면 유행의 변화 속에 스크린골프가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 

한편으로 차별화된 서비스와 자본력을 앞세운 새로운 사업자의 등장으로 기존 독과점 체제가 붕괴될 수도 있다. 이미 대기업들의 스크린골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중요 거점에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한 유통 대기업이 적극 시장에 참여한다면 판도 변화는 불가피하다. 

이미 관련 기업이 프리미엄 서비스를 내세워 시장에 진입한 상황이다. 여기에 한국 스크린골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외국계 기업의 진출 가능성도 있다. 즉, 스크린골프 업계가 지금의 독과점 구조에 안주한다면 소비자들의 보다 나은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유연한 경쟁을 원하는 목소리도 커질 수 있다. 

이에 지금의 독과점 구조는 결코 긍정적이라 할 수 없다. 그 정당성을 인정받으려 하다면 신산업에 걸맞은 지속적인 혁신과 차별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GJ 나도혜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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