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야생동물 에피소드
골프장 야생동물 에피소드
  • 김태연
  • 승인 2023.12.2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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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은 골퍼들만을 위한 장소가 아니고 야생동물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해외 골프장에서 생긴 야생동물 관련 에피소드를 살펴보자.

 

자연은 인간의 소유가 아니고 야생동물의 서식지이기도 하므로 라운드 중 갑작스럽게 야생동물을 마주하게 되기도 한다. 골프장 개설을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골프장이 자연을 훼손하고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파괴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자연과 인간, 동물을 공존할 수밖에 없으므로 최대한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며 라운드를 즐길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해외 골프장에서 발생했던 야생동물 관련 에피소드를 살펴보자. 

 

갈매기 습격 사건

 

1998년 미국 캘리포니아 페블비치 골프클럽에서 열린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중 17번홀에서 갑작스럽게 갈매기가 나타났다. 당시 미국 골프 선수인 스티브 로리가 티샷한 공이 그린 위로 안정적으로 안착해 버디 기회를 만든 상황이었는데, 이때 갑작스럽게 나타난 갈매기가 공을 물고 놓치고 여러 번 반복 후 결국 공을 물고 날아올랐고, 갈매기에게 뺏긴 공은 아일랜드 그린으로 조성된 홀의 연못에 빠지게 되었다. 

갈매기에 의해 연못에 빠진 공은 어떻게 처리됐을까? 골프 규칙에서 플레이어와 캐디를 제외한 나머지는 국외자이며 야생동물도 마찬가지이다. 멀쩡한 공이 날아가다 국외자에 의해 경로가 변경됐다면 공이 마지막으로 떨어진 지점에서 그대로 플레이한다. 

만약 이미 정지된 공을 움직였다면 벌타 없이 공이 원래 있던 지점에서 다시 플레이할 수 있다. 간혹 라운드 중 새가 골프공을 물고가는 상황을 볼 수 있다. 아마 골프공의 모양이 알과 비슷해 새들이 착각한 것이 아닐까.

 

악어의 공격

 

해외 뉴스를 보면 골프 라운드 중 악어의 습격을 받아 부상을 당하거나 목숨을 잃은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2016년 멕시코 휴양지 칸쿤의 골프장에서 지인들과 라운드를 즐기던 영국인 더기 톰슨은 늪지대 근처 벙커샷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때 약 3.7m 길이의 악어가 출몰해 톰슨의 오른쪽 허벅지를 공격했다. 같이 라운드를 즐기던 지인들이 골프채를 휘두르고 골프카트를 몰고 와 악어를 치며 안간힘을 써 극적으로 그를 구할 수 있었다.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진 톰슨은 약 200바늘을 꿰매야 하는 큰 상처를 입었다. 이렇게 해외에서는 악어의 갑작스러운 출몰로 위험한 상황을 겪은 골퍼들이 종종 있다. 언제 출몰할지 모르는 야생동물에 대한 대응도 준비가 되어 있어야 더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야생동물 서식지로 변신한 골프장

 

신설 골프장 증설은 여전히 환경 문제에 부딪히고 있다. 야생동물 서식지를 빼앗고 자연을 파괴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운영을 중단한 골프장을 야생동물을 위한 생태숲으로 만든 사례도 있다. 영국 숲 보호단체 우드랜드 트러스트가 잉글랜드 체셔주에 있는 폐쇄된 골프장을 생태숲으로 만들기 위해 인수했다. 

이 골프장 부지는 앞으로 50년에 걸쳐 숲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탄소 흡수량이 많은 활엽수를 주로 심어 기후 위기에 대비하며 야생동물 서식지를 마련해 생물 다양성을 보호할 계획을 전했다. 또한, 근처 오래된 숲 3개를 연결하여 녹지 공간으로 사용하며 인간과 야생동물 모두를 위한 휴식처도 계획하고 있다. 

이처럼 무조건 자연을 훼손하는 것이 아닌 골프장 부지를 다시 생태 공간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 또한 2005년 뚝섬 골프장이었던 부지를 대규모 도심 숲인 '서울숲'을 만들었다.

 

INFO 라운드 중 야생동물을 만났을 때 대처 방법
골프장에서 드물지 않게 나타나는 야생동물은 뱀이다. 뱀을 만났을 경우에는 잡거나 위협하지 말고 곧바로 캐디에게 말해야 한다. 
그럼, 캐디는 경기팀이나 코스팀에게 연락해 안전하게 처리를 해준다. 야생동식물보호법에 따라 법정 보호종인 개구리나 뱀을 이유 없이 잡을 경우 벌금형에 처하게 되니 주의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야생동물은 고라니이다. 보통 풀숲에서 나오지 않고 조용히 지나가기 때문에 신기하다고 다가가지 말고 멀리서 안전하게 잘 지나가는지 지켜보는 것이 좋다. 경기 진행에 방해가 될 수 있지만 기다려 주는 미덕을 보여주어야 한다. 
라운드 중 흔히 만나는 동물 중 또 주의해야 하는 야생동물이 있다면 바로 두더지이다. 두더지는 코스 곳곳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기 때문에 두더지를 발견하면 최대한 코스 주변에서 멀리 떨어질 수 있게 쫓아내야 한다. 1타가 소중한 라운드에서 피해 보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땅다람쥐, 두더지, 토끼가 굴을 파놓은 곳으로 공이 들어가게 될 경우 잠복 동물로 인정되어 벌타 없이 구제할 수 있다.

 

 

GJ 김태연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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