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스템이 도입되면 절약형 골프 가능할까?
인공지능 시스템이 도입되면 절약형 골프 가능할까?
  • 박한호
  • 승인 2023.12.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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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시스템 운영으로 골프장 운영비용이 절약된 만큼 골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배려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골프장에 인공지능을 갖춘 시스템이 도입되면 골프 비용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디지털화 되어가는 세상

 

지난주 지방을 다녀오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렀다. 시골에서 온 듯한 노부부가 식당 입구에 설치된 키오스크(Kiosk) 앞에서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으로 서 있었다. 

곁눈질로 살펴보니 식사 주문을 하려는데 조작 방법을 잘 몰라 당황해하고 있는 것 같았다. 조심스레 주문할 수 있도록 도와드렸다. 필자도 적지 않은 나이기에 처음 키오스크를 사용할 때는 한참 당황스러워했고 몇 번 시행착오를 겪었다. 내 딴에는 따듯한 커피 주문한다고 했지만, 냉커피가 나온 적도 있었고, 햄버거 세트를 주문하려 한참 헤매다 기다리는 뒷사람의 눈치가 보여 그냥 단품을 주문하기도 했었다. 

오랜만에 탔던 지하철 개찰구에서 카드를 왼쪽에 대고 오른쪽 문으로 들어가려다 문이 안 열려 한참 실랑이 끝에 역무원 도움으로 들어간 일도 있었다. 디지털 세대가 아닌 나이 든 사람들에겐 가끔 당황스러운 일들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사회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무인 판매, 셀프 시대

 

테이블에 설치된 키오스크로 주문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동네 음식점들도 많이 늘었다. 셀프 주유소가 대세로 자리 잡은 지 오래고 무인 판매점 또한 자주 눈에 뜨인다. 자그마한 시골 식당에서도 홀을 왔다 갔다 하는 서빙 로봇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사회 곳곳에서 사람 손을 빌리지 않고 기계로 이루어지는 분야가 많아졌다. 

특히 서비스 업종에서는 사람 구하기 어렵고 인건비도 많이 올라 자구책으로 더 앞서 도입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이런 시스템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기계화가 되어 좋은 점도 있지만, 주문과 결제할 때 다정하게 눈을 맞추며 ‘어서 오세요. 안녕히 가세요. 감사합니다. 잘 먹었습니다’며 인사를 나누는 정겨움은 사라져 삭막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이니 점차 적응이 될 것으로 본다. 

처음 셀프 주유소가 등장했을 때 차에서 내려 직접 주유하는 것이 불편해 일부 운전자들은 주유원들이 있는 주유소를 찾아가기도 했다. 하지만 그곳의 기름값이 훨씬 비싸다보니 점차 셀프 주유소로 차를 돌리고 이제는 보편화 된 문화로 자리 잡게 되었다. 

 

골프장의 디지털화

 

키오스크 시스템은 골프장에도 널리 도입되었다. 프런트 직원들의 상냥한 인사를 받으며 입장하다가 이제는 기계 앞에서 손가락 터치로 등록을 하도록 바뀌었다. 일부 골프장에서는 홈페이지에 동반자를 사전 등록하면 이런 키오스크를 거치지 않아도 미리 옷장 번호를 배정해 주고 티오프 시간이 가까워지면 스타트 광장에 몇 번 카트가 배정되었다고 카카오톡으로 알려주기도 한다. 

라운드가 끝나고 요금 결제를 키오스크로 하는 곳도 많아졌다. 야간 라운드는 대부분 내장 등록을 하며 그린피와 카트비를 키오스크로 사전 결제하도록 운영해 프런트 직원들이 늦은 시간까지 근무하지 않아도 된다. 근무환경이나 복지 면에서 환영할 일이고 인건비를 줄일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기업이 변화하는 환경에 따라 운영 시스템을 갖추고 그 덕에 경비를 줄여 수익을 높이고자 하는 것은 바람직하고 긍정적이다. 

몇 년 전 주 52시간 근로제가 도입되며 대부분 골프장은 추가로 부담되는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다며 그린피를 인상한 적이 있었다. 당시 사회 전반에 근로시간 단축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었기에 대부분 골퍼도 이해하고 받아들였다. 하지만 최근 키오스크 운영으로 전보다 인건비가 적게 들어 혹시나 그때 인상한 그린피를 다시 인하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보았지만 그건 역시 순진한 생각이었던 것 같다.

GPS MAP을 갖춘 승용카트와 개인 거리측정기를 갖고 라운드를 하는 요즘엔 캐디의 역할도 전보다 많이 줄었다. 그동안 캐디들은 주로 코스 설명과 거리 안내를 하는 역할이 컸었는데 상세한 코스 공략도가 나오는 GPS와 거리측정기가 널리 도입된 지금은 클럽 전달과 볼을 닦아주는 일의 비중이 더 크다. 

신입 캐디들은 몇 개월 동안 코스 공략과 거리측정에 대한 교육을 받고 라운드에 투입되었었지만 이런 장비들 덕에 일주일 만에 실 라운드에 투입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캐디가 부족해 그럴 수 있지만, 경험에서 얻은 노하우에 의존해 골퍼들의 플레이를 돕던 역할에서 벗어났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캐디피는 엄청 올랐다. 골프장은 키오스크 시스템 운영으로 인건비가 줄고, 캐디는 GPS와 거리측정기 덕에 하는 일이 줄었으니 그 비용을 좀 인하해도 되련만 거꾸로 계속 인상하고 있으니 납득하기 어렵다.

 

인공지능 골프 시대에 대한 단상

 

사회 곳곳 많은 부분에서 자동화와 스마트화가 되어가는 것은 시대의 흐름이다. 그런 운영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인건비를 절약해 경쟁력을 갖추고 업무의 효율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의도일 것이다. 그렇게 확보한 경쟁력으로 고객들에게 더욱 많은 혜택을 준다면 정말 바람직한 변화일 것이다. 하지만 그 변화로 얻는 이익을 사업주 주머니를 채우는 수단으로 활용한다면 그것은 고객에 대한 기만일 수도 있다. 지난 몇 년간 이런저런 이유로 하늘 높이 인상한 그린피도 스마트 시스템 운영으로 절약된 만큼 골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배려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덕분에 머지않은 미래에 키오스크시스템을 거치지 않고도 많은 것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한 종류인 대규모 언어모델 (LLM, Large Langugae Model) 덕분에 지금과 같은 복잡한 터치 없이도 인공지능과의 대화를 통해서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고 인간처럼 말을 잘 알아듣고 또 알아듣기 쉽게 설명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골프장에 인공지능을 갖춘 시스템이 도입되면 사람의 품이 거의 들지 않는 업무 운영체계를 갖출 수 있다. 라운드를 하며 캐디가 없어도 코스에서 남은 거리와 공략법을 조언하고, 골퍼들 개개인의 플레이를 분석해 최적의 클럽을 권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 시스템이 주어진 자연 여건을 골퍼들 개개인의 판단과 의지로 극복하며 코스를 공략하는 골프의 참맛을 못 느끼게 해 재미가 덜 할 것 같은 우려가 든다. 하지만 골프의 참맛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이로 인해 절약되는 비용의 혜택을 그대로 누릴 수만 있다면 감내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얼마나 골프 비용이 부담스러우면 이런 상상으로 미래의 인공지능 골프 시대를 바라보고 있겠는가?

 

 

GJ 박한호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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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해라 2023-12-24 22:37:06
니 월급이나 줄이는건 어때? 기새도 ai가 쓰면 되지 니가 왜쓰냐? 머리가 둔하면 그만 살고 가는것도 지구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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