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 고도의 산업화
골프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 고도의 산업화
  • 김태연
  • 승인 2023.11.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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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경기장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수익 외에도 용품과 의류, 미디어 콘텐츠 등 수익원이 다변화됐고, 돈이 되는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골프가 골프 산업이라는 말을 할 만큼의 시스템과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지는 아직 의문이다.

 

산업과 스포츠

 

사전적 의미로 인간의 생활을 경제적으로 보다 풍요롭게 하기 위해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활동을 산업이라 한다. 과거에는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업, 공장 등에서 물건을 만들어내는 제조업의 개념이 강했지만, 이제는 서비스업이 산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경제발전과 급속히 늘어난 인구,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흐름 속에서 다양한 직업군이 만들어졌고 필요에 의해 산업의 영역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는 초기 여가 선용과 오락의 수단이었던 스포츠를 산업의 영역으로 이끌었다. 

스포츠의 대중화는 관련 인구의 증가로 이어졌고 많은 사람이 모인다는 건 수익 창출의 가능성을 높이는 일이었다. 인기 스포츠 경기에는 많은 관중이 기꺼이 입장료를 내고 경기장에서 관람을 하고 그 자체만으로도 큰 수익 창출이 가능했다. 점점 스포츠가 대중화와 함께 보편성을 확보하면서 수익 창출의 기회는 더 늘었다. 

프로스포츠의 등장은 스포츠를 단순히 취미가 아닌 직업으로 하는 선수를 등장하게 했고 정기적으로 경기를 하고 챔피언을 가리는 리그를 운영하고 했다. 늘어난 경기 수는 그만큼의 수익으로 이어졌고 관중 수익 외에 경기장에서의 먹거리, 즐길 거리 제공으로 부수 수익을 늘렸다. 미디어의 발전은 스포츠 중계로 스포츠의 저변을 넓히고 또 다른 수익원을 만들었다. 

이렇게 발전에 발전을 거듭한 프로스포츠 시장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막대한 자본이 이 시장에 들어오고 있고 그에 상응하는 수익을 얻고 있다. 스포츠 스타는 엄청난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다. 이는 스포츠의 산업화를 촉진하도록 했다. 

골프 역시 마찬가지다. 골프는 귀족들과 상류층의 스포츠, 신사들의 스포츠 이미지가 강했고 대중과 거리가 멀었고, 스포츠의 중요한 목적인 경쟁보다는 사교의 수단으로 특정 계층의 우월감을 보여주는 수단이었다. 하지만 골프는 경제 발전의 과정에서 일반 시민들의 소득 증대와 여가 확대와 함께 점점 대중이 할 수 있는 스포츠로 발전했다. 여전히 보다 여유 있는 이들의 스포츠라는 이미지가 남아있지만, 중산층 이상이라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접근성이 향상됐다.

 

세계적인 현상이 된 골프 대중화

 

골프의 대중화와 저변 확대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됐다. 서구 선진국에서는 골프의 특별함과 대중성이 공존하고 있다. 최고급 시설을 자랑하는 프리미엄 골프장도 있지만, 자신의 거주지 주변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고 누구나 라운드가 가능한 대중 골프장이 보편화됐다. 

우리나라도 최근 골프 대중화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골프 인구의 증가가 눈에 띄고 있고 그에 따른 인프라도 크게 늘었다. 골프장은 수요의 증가와 함께 그 수가 늘어나고 있고 보다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는 대중제 골프장이 대세가 됐다. 

한정된 토지와 건설 여건, 사계절의 뚜렷한 한국의 기후적 특성을 극복할 수 있는 실내 골프장인 스크린골프장은 골프의 한계를 넘어 또 다른 선택지가 됐다. 이는 골프 인구의 저변을 넓히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또한, 다른 스포츠에서는 볼 수 없는 골프만의 차별성은 미디어 콘텐츠로서의 가치를 높였고 다양한 골프 콘텐츠가 방송과 SNS, 인터넷 포털 등에서 쉼 없이 스트리밍 되고 있다. 그 속에서 골프 선수가 대중적인 인지도를 스타가 되고 있기도 하다. 

 

한국 골프 산업의 과제

 

골프는 경기장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수익 창출 외에 그에 부수되는 골프용품과 패션, 미디어 콘텐츠 등 수익원이 다변화됐고, 한 마디로 돈이 되는 산업으로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골프가 골프 산업이라는 말을 할 만큼의 시스템과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지는 아직 의문이다. 골프가 지금의 호황을 유지하고 지속 수익 창출의 가능한 안정된 산업으로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골프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그 규모가 크고 부가가치가 큰 산업적 특성이 있다. 당장 골프장 건설을 하는 데 있어 골프장은 도시계획에 준하는 준비 절차가 필요하다. 복잡한 인허가 과정을 거쳐야 하고 보통의 스포츠에서 보기 드문 환경 영향 평가를 거쳐야 한다. 그만큼 골프장의 규모가 크게 그에 상응해 주변에 주는 영향력이 크다 할 수 있다. 건설 역시 설계에서부터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어느 한 지역의 도시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데는 상당한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고, 여기저기 신경 써야 할 부분도 많다. 골프장은 그런 복잡다단한 과정을 거쳐야 건설될 수 있고, 그에 맞는 전문성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골프장만을 위한 전문가가 충분하다고 할 수 없다. 코스 설계의 상당 부분은 외국에 의존하는 게 현실이고, 골프장 운영과 관리에 있어서도 골프장만을 위한 전문 인력을 제대로 갖춘 골프장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다행히 여러 대학에서 골프 관련 학과가 만들어지고 그 속에서 전문 인력들이 양성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골프업계에서 이런 대학들과 연계해 골프 관련 전문 인력을 현장의 수요에 맞게 교육하고 이를 취업 등과 연계하는 시스템까지 마련된다면 골프 산업의 내실을 다지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외에도 현저히 떨어지는 골프용품과 패션 브랜드의 국산화율을 높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한국 골프 산업의 발전 과정에서 외국 브랜드가 달콤한 열매를 다 따가는 현실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수익을 창출하는 노력이 구체화되고 적극적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으며, 그에 상응하는 홍보, 마케팅 인력의 확보 또한 필수적이다. 

더 중요한 건 골프 산업 전반의 그림을 그리고 각 이해관계를 조정할 수 있는 전문적인 경영자들의 존재다.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골프 산업이지만, 그 가능성을 구체화하고 실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전문가들의 부재는 분명 아쉬움이 있다. 

아직까지는 골프 산업에 속한 이들이 골프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에만 매몰돼 있고 더 먼 미래에 대한 고민은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이는 물건을 만들어 팔아서 돈을 버는 것을 중요시하는 1차원적 사고 그 이상이 아니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나 유행도 그에 맞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수익에만 집착해서는 산업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에 걸맞은 대응을 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의 존재와 산업을 보다 고도화해야 할 이유다.

 

 

GJ 김태연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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