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란 : KLPGA 신인왕에서 LPGA 신인왕까지
유해란 : KLPGA 신인왕에서 LPGA 신인왕까지
  • 김상현
  • 승인 2023.11.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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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란의 LPGA 신인왕 등극이 확정됐다. KLPGA 신인왕 유해란은 어떻게 LPGA 신인왕이 되었을까. 그가 지금까지 밟아온 길을 되짚어보자.

 

유해란 LPGA 신인왕 확정

 

11월 1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벨에어의 펠리컨골프클럽(파70, 6,268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안니카 드리븐(총상금 325만 달러) 대회 4라운드에서 유해란은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기록하며 5언더파 65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는 12언더파 268타, 순위는 12위였다. 그것만으로도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지만, 유해란에게는 순위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대회가 끝남과 동시에 LPGA 신인왕 등극이 확정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유해란은 이 대회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신인왕 자리를 예약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2023시즌에서 안니카 드리븐 포함 2개 대회만 남은 가운데, 유해란에 이어 신인왕 레이스에서 2위를 달리던 그레이스 김(호주)이 남은 2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해야 1위를 차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대회에서 유해란은 12위, 그레이스김은 공동 23위에 오르며 결국 유해란의 신인왕 등극이 확정되었다. KLPGA 신인왕 유해란이 LPGA 신인왕까지 차지한 순간이었다.

 

KLPGA에서 먼저 빛난 그녀

 

KLPGA 신인왕 유해란은 어떻게 LPGA 신인왕이 되었을까. 사실 유해란은 아마추어 때부터 기대주였다. KLPGA 협회장기 우승, 아마추어 대회 5관왕,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골프 여자 단체전 은메달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했고 2019년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초청선수 최초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당시 유해란은 ‘내년 목표는 KLPGA 신인왕’이라며 당돌한 포부를 밝혔고, 이 포부는 현실이 되었다.

2020년 프로에 데뷔한 유해란은 신인 중 압도적인 성적을 뽐내며 신인왕 자리를 거머쥐었다. 당시 그는 11월 마무리된 SK네트웍스·서울경제 클래식에서 공동 9위를 기록하며 신인왕 포인트 1,718점을 기록, 2위보다 734점 차로 앞서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이후 LPGA에 진출하기까지 통산 5승을 기록하는 등 KLPGA에서도 빛났다.

 

LPGA 진출

 

유해란은 국내에서 만족하지 않고, 2023년 시즌에 맞춰 LPGA 진출을 선언했고, 그 선언은 현실이 되었다. 지난해 12월 LPGA 투어 퀄리파잉 시리즈에서 29언더파 545타의 성적으로 1위를 차지하며 LPGA 직행열차에 탔다. 유해란의 기세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올해 주목해야 할 신인’ 중 한 명으로 꼽는 등 기대를 모았고, 그 기대는 옳은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LPGA에 데뷔한 유해란은 시즌 초부터 신인왕 레이스에서 앞서나갔다. 3월 열린 LPGA 투어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총상금 175만 달러)에서 공동 7위를 기록했고, 이후로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신인왕 레이스의 선두에 섰다. 10월에는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너클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총상금 230만 달러)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기록하며, 신인왕 자리를 거의 굳혔다.

대회 우승 후 그는 “시즌을 시작하기 전에 신인왕이 목표였다”, “첫 우승을 했지만, 여전히 신인왕이 가장 큰 목표”라며 신인왕을 향한 야망을 숨기지 않았고, 결국 LPGA 투어 안니카 드리븐에서 목표를 이루었다.

 

한국 선수 중 역대 14번째 LPGA 신인왕

 

 

유해란은 한국 선수로서는 역대 14번째 LPGA 신인왕이다. 1998년 박세리가 최초로 한국인 신인왕이 된 이래 1999년 김미현, 2001년 한희원, 2004년 안시현, 2006년 이선화, 2009년 신지애, 2011년 서희경, 2012년 유소연, 2015년 김세영, 2016년 전인지, 2017년 박성현, 2018년 고진영, 2019년 이정은이 신인왕 자리를 거머쥐었다.

이후 2020년에는 코로나 19로 신인왕 수상자가 없었고 2021년과 2021년에는 태국 출신 패티 타와타나낏과 아타야 티띠꾼이 신인왕을 차지했다. 그리고 올해 유해란이 다시 한번 신인왕을 차지하며 열네 번째 한국인 신인왕으로 등극했다. 또 신지애와 이정은에 이어 역대 3번째로 한국과 미국 모두에서 신인왕을 차지하는 기록도 남겼다.

유해란은 신인왕 확정 후 인터뷰에서 “나 자신이 무척 자랑스럽다”, “이 상은 모든 신인이 받고 싶어 한다. 또 많은 유명 선수가 받았던 상이기도 하다. 정말 좋다”고 말했다.

돌이켜 보면 유해란의 성공신화는 끝없는 도전정신과 이를 뒷받침해준 실력으로 쓰였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두각을 드러냈고, 또 프로 데뷔 후에도 패기를 잃지 않고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국내 무대에서 성공했음에도 만족하는 대신 보다 큰물을 꿈꿨고, LPGA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LPGA에 데뷔한 첫 번째 시즌부터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신인왕까지 차지했다.

유해란의 LPGA 신인왕 등극은 유해란 개인은 물론, 한국 골프계도 반길 수밖에 없는 소식이다. 지난 몇 년간 한국 여자 골프는 예전처럼 ‘절대 강자’의 위력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었다. 이런 가운데 유해란이 4년 만에 LPGA 신인왕을 탈환한 건 의미가 크다. 유해란이라는 대형 신인의 등장과 약진은 물론, 그의 뒤를 이어 더 많은 한국 신인이 LPGA에 도전하고, 활약하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2023년 LPGA 신인왕을 차지하며 올 시즌을 화려하게 수놓은 유해란. 데뷔 후 줄곧 도전정신과 패기를 내보였고, 결과로 보여준 그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나아가 유해란의 약진이 한국 여자 골프계의 분위기를 일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GJ 김상현 이미지 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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