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산업 호황 지속의 위협 요소
골프 산업 호황 지속의 위협 요소
  • 나도혜
  • 승인 2023.11.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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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시작된 골프의 호황은 엔데믹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지만, 곳곳에서 이상 징후가 보이고 있으며, 이미 호황기의 정점을 지났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골프 산업 호황을 위협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코로나19가 기회가 된 골프

 

프로 스포츠에서 코로나 팬데믹은 수익의 급격한 감소와 함께 존립 기반마저 흔드는 위협이 됐다. 팬데믹 기간 동안 프로 스포츠는 관중들이 없는 관중석이 텅 빈 경기장에서의 경기,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임해야 하는 등 이전과 달라진 환경을 견뎌내야 하기도 했다. 

하지만 프로 스포츠에 암흑기를 초래한 코로나 팬데믹이 또 다른 발전의 기회가 된 스포츠도 있었고, 골프가 대표적이다. 골프는 넓은 경기장 환경상 자연스럽게 거리두기가 가능했고, 몸과 몸이 부딪히는 격렬함이 덜한 탓에 마스크를 쓰고 하는 플레이도 부담이 덜했다. 

골프는 스포츠 활동에 제약이 생긴 이들의 관심을 이끌었다. 팬데믹 이전까지 골프는 경기를 즐기는 이들보다 보는 이들의 비중이 아주 높은 스포츠였지만, 경기를 즐기는 인구의 급격한 증가가 나타났다. 

골프 인구의 증가는 관련 업계와 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중에 골프장의 매출과 수익은 더 크게 늘어났고, 골프 장비나 골프웨어의 매출도 덩달아 증가했다. 이와 함께 골프 관련 영상 등 콘텐츠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수익원이 됐다. 

스포츠 방송의 제작에 있어 큰 제약이 발생한 상황에서 골프는 부담이 덜한 소재였고 이는 경기 중계방송은 물론이고 다양한 골프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어지게 했다. 또한, 그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고 골프를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게 했다. 이런 인지도의 상승은 더 많은 골프 인구의 유입이라는 순기능으로 작용했다. 

 

엔데믹으로 달라진 환경

 

이렇게 만들어진 골프의 호황기는 팬데믹이 지난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지만, 곳곳에서 이상 징후가 보이고 있다. 이미 호황기의 정점을 지났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유는 주변 환경변화가 크다. 우선, 팬데믹이 끝나면서 사람들의 외부 활동이 자유로워졌고 팬데믹 기간 막혔던 다양한 레저 활동이나 여행 수요가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여가 선용의 선택지가 늘었다는 점은 골프에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이제 사람들은 대안 차원에서 골프를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 그동안 하지 못했던 해외여행을 즐길 수 있고 다른 레저활동도 가능하다. 특히, 해외여행의 증가는 해외 골프여행의 증가로 연결되며 골프장 인구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변화하는 흐름에 골프 업계는 긴밀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우선, 해묵은 문제인 골프장 그린피가 이용요금과 관련한 이슈를 정리하지 못했다. 소비자들의 불만은 크지만, 골프장 업계는 현실적 문제, 불가피성으로 대응할 뿐이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지불하는 비용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골프장 업계의 대안은 명확하게 나오지 않고 있다. 

여전히 골프장 예약자는 넘쳐나고 있고 지금의 비용을 지불할 소비자들이 많다는 입장일 수 있지만, 최근 어느 산업이든 소비자들의 반응은 매우 빠르고 즉각적이다. 만족하지 못한다면 바로 대안을 찾는다. 해외 골프여행의 급속한 증가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서비스나 제품을 생산하는 공급자와 소비자의 관계는 결코 자연의 법칙이나 관성이 작용하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매우 냉정하다. 

 

골프 관련 콘텐츠의 가치 하락

 

여기에 넘치는 골프 관련 콘텐츠에 대한 가치 하락도 고려할 문제다. 최근 골프 관련 콘텐츠의 수는 방송 등에서 크게 줄었다. 특히, 예능에서 골프의 비중 감소가 두드러진다. 출연자들의 한계와 비슷한 형식에 시청자들은 점점 골프 예능을 외면하고 있다. 

골프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는 소비자들은 전문적 영역의 방송 콘텐츠에 관심을 가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골프 소비자들에게 골프 예능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 이는 골프의 콘텐츠 가치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방송의 세계는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면 빠르게 태세 전환을 하는 게 일상적이다. 여전히 수요가 많은 여행 콘텐츠가 다양한 형식으로 만들어지는 것과 최근 골프 콘텐츠의 상황은 분명 크게 비교된다. 

 

경기 침체도 악재

 

이와 함께 나아지지 않은 경기 상황은 골프업계에 큰 악재가 되고 있다. 골프는 그동안 가시적인 대중화 과정을 거쳤고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고 하지만,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는 게 사실이다. 골프의 주 소비자는 중산층 이상의 경제력을 갖춘 이들이다. 이들은 가치 소비 성향이 강하고 자신의 만족을 위해 지갑을 기꺼이 열기도 하지만,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한다. 

경기가 계속 침체하고 실질 소득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골프 소비자들의 이탈 가능성은 그만큼 커진다. 최근 급속히 유입됐던 젊은 골프 인구는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그중 일부는 스크린골프로 방향을 돌릴 수 있고 다른 레저나 취미로 방향을 전환할 수도 있다. 다른 스포츠에 비해 경기 상황에 민감한 골프에는 지금의 경제 상황이 긍정적이라 할 수 없다. 

이런 상황 변화에 골프업계의 대응은 기민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느낌이다.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성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비용대비 충분한 효과를 느끼게 할 수 있는 특화된 서비스 제공에 대한 고민도 커 보이지 않는다. 

어느 산업이나 호황기 속에 불황의 그림자가 함께 하고 있고, 변화의 주기는 매우 빠르게 다가온다. 단적으로 외식 프랜차이즈의 유행이 급격히 변화하는 것으로 보면 알 수 있다. 골프업계는 최근의 상황은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으며,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GJ 나도혜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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