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골프용품 전쟁
편의점 골프용품 전쟁
  • 김상현
  • 승인 2023.10.10 17: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편의점에서 골프용품을 사거나 빌린다는 건 10년 전까지만 해도 일반적인 일은 아니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골프와 편의점의 만남은 언제 시작되었고,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편의점에서 골프용품을 사거나 빌린다는 건 10년 전까지만 해도 일반적인 일은 아니었다. 규모도 크고, 말 그대로 없는 게 없는 대형 마트나 천원 마트라면 모를까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취급하는 물건에도 한계가 있는 편의점은 골프용품 구매나 렌탈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적어도 예전에는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편의점에서 골프용품을 사고, 심지어 자판기로도 구매할 수 있게 되었고, 렌탈까지 가능해졌다. 과거보다 골프 시장이 크게 성장했고, 이에 편의점 업계도 골프에 관심을 두고 러브콜을 보냈고, 그 결과도 좋아 편의점 업계가 앞다퉈 골프용품 판매나 렌탈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골프용품은 편의점에서도 깜짝 이벤트나 한철 유행을 넘어 장기적으로 취급할 만한 ‘효자 상품’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골프와 편의점의 만남, 그 시작

 

 

국내에서 처음 골프용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편의점이 어디인지, 또 언제부터 팔기 시작하였는지는 알기 어렵다. 예전부터 몇몇 편의점이 실험적으로, 혹은 입지상 골프용품을 판매하는 일은 예전부터 있었기 때문이다. ‘골린이 열풍’은 고사하고 골프를 ‘대중 스포츠’ 라 부르기도 쉽지 않았던 2000년대 중반에도 몇몇 편의점은 골프용품을 팔았다. 다만 모든 편의점 업계가, 혹은 특정 편의점 프랜차이즈가 적극 골프용품 판매에 뛰어든 건 아니다. 이때는 국제공항에 입점한 편의점이 해외 골프여행객을 위해 몇몇 골프용품을 파는 정도에 그쳤다. 말 그대로 몇몇 매장에 한정된 케이스였다.

 

골프용품 판매에 가장 먼저 뛰어든 GS25

 

몇몇 케이스를 넘어 업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골프용품 판매에 뛰어든 건 최근의 일이다. 2020년, GS25가 볼빅과 업무 협약을 맺고 GS25에 볼빅의 주요 골프용품을 업계 단독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결정은 당시 ‘업계 최초’로 불렸다. 

GS25는 골프용품 판매에 뛰어든 2020년 그해에 골프용품 전용 매대를 전국 매장에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볼빅과 함께 GS25 전용 골프용품을 개발하며, 골프장 인근의 거점 점포를 중심으로 골프용품 융복합점을 확대해 나가기로 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후 GS25는 예정대로 GS25, 슈퍼마켓 GS THE FRESH에서 골프공, 골프장갑, 리그넘 티 등 골프 전용 매대를 운영했고,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이에 힘입어 같은 해 11월에는 역시 편의점 업계 최초로 볼빅과 손잡고 골프공, 골프의류, 골프 캐디백 등 골프 관련 용품 10여 종, 250개 상품을 판매하는 복합 매장도 열었다. 이렇게 GS25가 편의점 업계 최초로 골프용품 판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좋은 성과를 거두며 타 업체도 뒤질세라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골프용품 대여 서비스로 추격 나선 CU

 

GS25 다음으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인 곳은  CU다. CU는 2022년 1월부터 11개 카테고리 300여 상품을 빌려주는 ‘픽앤픽 대여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 서비스에서 취급하는 상품 중 골프용품도 있었다. 

당시 CU가 발표한 ‘인기 대여상품 리스트’에 따르면, 보이스캐디 거리측정기와 테일러메이드 드라이버가 ‘스포츠용품’으로 분류되었고, 대여 비중이 17.7%를 차지해 ‘스마트기기’, ‘미용기기’ 카데고리에 힘입어 3위를 차지했다. 편의점에서 골프용품을 대여하는 건 그때까지만 해도 낯선 개념이었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현실성 있는 사업 아이템이었고, 나아가 상당한 인기를 끌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금도 CU의 픽앤픽 서비스에서는 여전히 골프용품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스마트 기기’, ‘PC/노트북’, ‘콘서트’ 등과 함께 ‘골프’로 독립적인 항목을 부여받았다. 그만큼 골프용품 대여의 비중이 크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골프용품 전쟁 합류한 세븐일레븐

 

GS25가 먼저 시작하고, CU가 뒤따른 가운데 세븐일레븐도 ‘편의점 골프용품 전쟁’에 합류했다. 

올해 8월, 세븐일레븐은 편의점 골프용품 브랜드 ‘엑스페론’과 손잡고 세븐일레븐 점포에 무인 골프 판매 자판기를 설치하기로 했다. 최근 골프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음에 착안하여, 골프공과 장갑, 볼 마커 등의 용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서비스 도입을 결정한 것이다.

사실 세븐일레븐은 2020년부터 골프장, 휴게소 인근의 100여 개 점포에서 로스트볼 등 골프용품을 판매해왔다. 

지난해 세븐일레븐의 골프용품 관련 매출은 전년 대비 200% 올랐다. 또 2021년부터는 명절선물세트로 골프공, 드라이버 커버, 아이언세트 등 골프용품을 기획 한정 상품으로 팔며 눈길을 끌었다. 이런 가운데, 더욱 적극적인 친골프 행보에 나선 것이다.

세븐일레븐은 도심에서도 손쉽게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골프장 인근, 수도권 지역 내 대형 스크린골프장 인근, 그리고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 경기, 인천 중심가 등 총 10개 점포에 골프용품 자판기를 설치했다. 

이 자판기에서는 15가지 골프 관련 상품을 시중가 대비 평균 25%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해당 매장의 소비자 반응과 매출 추이를 지켜본 후 운영 점포 수도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GJ 김상현 이미지 GettyImages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