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정조준한 한국 골프, ‘노 골드’ 부진 씻나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정조준한 한국 골프, ‘노 골드’ 부진 씻나
  • 김상현
  • 승인 2023.09.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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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코앞에 다가온 가운데 골프 종목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그리고 다른 나라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지난 대회에서 ‘노 골드’의 수모를 당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는 금메달 사냥을 다짐하고 있지만, 언제나 그렇듯 금메달을 향한 길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10년 가까이 이어진 부진

 

지난 대회인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는 골프 종목에서 프로는 출전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아시아 각국의 아마추어 대결로 펼쳐졌지만, 이번 대회부터는 프로 선수도 출전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대회는 프로와 아마추어 모두가 참여하는 각축전으로 펼쳐진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10년 가까이 이어진 아시안 게임 부진을 씻는다는 각오다.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에서는 박결이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 하나를 따는 데 그쳤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20년 만에 ‘노 골드’를 기록하며, 아시아 최강을 자임하는 한국 골프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단체 금메달을 딴 후 금메달만 13개, 은메달과 동메달도 각각 13개, 9개씩 딴 것을 떠올리면, 금메달 하나나 ‘노 골드’는 분명 아쉬운 성적이다. 특히 2006년과 2010년 대회에서 남녀 개인전에 단체전까지 전 종목 금메달을 차지한 것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그럼 9월 28일부터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서호 국제 골프 코스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지난번 ‘노 골드’의 굴욕을 씻을 수 있을까?

 

금메달 가능성이 높은 남자 골프

 

남자 골프는 금메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한국의 전력이 다른 나라를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한국 남자 골프 대표 선수는 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임성재와 김시우, 그리고 아마추어 조우영과 장유빈이다. PGA에서 활약 중이고, 투어 우승 경력까지 있는 임성재와 김시우, 아마추어 자격으로 KPGA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한 조우영과 장유빈의 실력과 경험은 다른 나라보다 한 수 위로 평가된다.

물론 방심은 금물이다. 유로피언 투어 우승 경험이 있는 인도의 아니르반 라히리와 슈반카르 샤르마, KPGA 신한동해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적 있는 태국의 파차라 콩왓마이, 아시안 투어 2승 경력을 가진 방글라데시의 시디커 라만 등이 금메달 경쟁자로 꼽힌다. 중국의 우아순, 홍콩의 다이치 고 등도 무시할 수 없는 ‘다크호스’다. 하지만 선수의 이름값과 실력, 경험은 한국이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 남자 출전 선수 중 현재 PGA에서 뛰고 있는 선수는 한국의 임성재와 김시우 뿐이며, 아마추어 조우영과 장유빈도 KPGA 우승 경력이 있다. 또 아시안게임은 금메달만 병역 혜택을 주기에, 아직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남자 선수에게는 그만큼 금메달에 대한 동기 부여도 클 수밖에 없다.

여자 골프는 금메달 경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대회 여자 골프 종목에서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은 세계 랭킹 1위 인뤄닝을 필두로 세계 12위 린시위, 올해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준우승을 기록한 류위가 출전한다. 최근 세계랭킹 1위까지 기록하며 올해 여자골프계에서 가장 핫한 선수로 자리매김한 인뤄닝. 그리고 LPGA에서 오랫동안 활약 중인 린시위와 류위라는 막강한 선수진이다. 여기에 홈 코스 이점까지 겸한 중국은 여자 골프의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중국과 더불어 최근 LPGA에서 아시안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태국은 아타야 티띠꾼, 에리야 쭈타누깐 등 이름값 높은 선수는 출전하지 않고 2019년까지 LPGA투어에서 뛴 P.K. 콩크라판과 아마추어 선수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얕볼 순 없지만, 이름값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LPGA에서 활약하는 젠베이윈을 앞세운 대만, 역시 LPGA에서 활약 중인 아디디 아쇼크를 내세운 인도도 다크호스로 꼽힌다.

한국에서는 고교생 아마추어인 임지유, 유현조, 김민솔이 대표로 출전한다. 세 명 모두 아마추어지만, KLPGA에서 호성적을 내는 등 한국 여자골프의 기대주들이다. 김민솔은 OK금융그룹 오픈 공동 5위를 기록했고, 유현조는 KB금융 스타챔피언십 공동 14위, 임지유는 KG 레이디스 오픈 공동 15위의 성적을 냈다. 인뤄닝, 린시위 등 현재 LPGA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과 비교하면 이름값과 경험은 떨어지지만, 신인의 패기를 앞세운 ‘업셋’을 기대해 볼 만 하다.

 

종합하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골프는 개인전과 단체전 모두 금메달 가능성이 크다. 우아순이라는 다크호스를 보유하고 홈 코스 이점도 무시할 수 없는 중국, 유러피언 투어 우승자들이 출전하는 인도 등도 얕볼 수 없지만, 객관적으로 한국의 전력이 타국보다 확연히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여자 골프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고 홈 코스 이점까지 갖춘 중국이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업셋’이 자주 일어나는 국제대회 특성상 한국도 충분히 금메달을 노릴 수 있다.

물론 선수가 국제 대회에 출전하는 것만으로, 그리고 국제 대회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도 박수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한국 골프가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에서는 금메달 1개에 그치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의 ‘노 골드’에 그친 게 크게 아쉬운 결과였다는 것도 사실이다.

국가대표가 최선을 다했다면 결과가 어떻든 그를 비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무쪼록 결과가 좋기를 바라는 건 선수 본인과 국가대표를 응원하는 팬들의 공통된 바람이다.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골프는 물론 모든 종목에서 대한민국의 선전을 기대한다.

 

 

GJ 김상현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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