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빌런 : 시도 때도 없이 골프채를 휘두르는 사람들
골프 빌런 : 시도 때도 없이 골프채를 휘두르는 사람들
  • 전은미
  • 승인 2023.09.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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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못하고 골프채를 휘둘러 ‘빌런(villain)’이라는 소리를 듣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매너있는 골퍼가 되기 위해 경계해야 하는 행동은 무엇인지, 실제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솔방울로 칩샷을

 

최근 공원이나 산에 가보면 골프채를 들고 스윙 연습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초보 골퍼들은 골프 실력을 빠르게 향상시키기 위해서 반복적으로 기본기 연습에 매진해야 하는데, 지속적으로 잔디나 시설을 관리하는 골프장이 아닌 공원이나 산에서 스윙 연습을 반복한다면 땅이 파이게 될 수 밖에 없다. 

공원이나 등산로는 불특정 다수를 위해 개방된 공간인 만큼, 사람이나 반려동물 등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평탄화 작업이 되어있는 길이다. 그런 곳에서 스윙 연습을 한답시고 골프채를 반복적으로 휘둘러 땅이 파여 있다면 애꿎은 사람이 넘어져서 큰 부상을 입을 수도 있는 일이다.

게다가 골프채는 길이가 길고 단단한 물건이기 때문에, 아무리 인적이 드문 곳에서 스윙 연습을 한다고 하더라도 길을 지나다니는 사람이 부상을 입을 위험이 있다. 산책을 위해 공원이나 등산로를 찾았다가 골프채를 휘두르고 있는 사람을 만나 길을 돌아가야 한다면 이처럼 불편하고 불쾌한 일도 없을 것이다.

심지어 길거리에 떨어진 솔방울을 칩샷 삼아 스윙 연습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스스로는 풀스윙을 하는 것도 아니니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길을 걷다가 날아온 솔방울에 맞아 부상을 입게 된다면, 정말이지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를 것이다.

공원이나 등산로는 명백한 공공시설로 24시간 수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공용 공간이다. ‘나 하나쯤이야’, ‘지나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는데’ 같은 안일한 생각으로 스윙 연습을 했다가 남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부상까지 입힐 수 있다. 

 

아파트 지하 주차장 파손까지

 

최근 유명 커뮤니티인 ‘보배드림’에는 모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골프채를 휘두르는 한 남성의 사진이 게시되며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문제의 남성은 주차장 벽에 골프채 3개를 나란히 세워둔 채 골프 스윙을 연습하고 있었다.

보배드림을 통해 문제를 제기한 A 씨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반복적으로 바닥을 치는 소리가 나길래 가봤더니 어떤 남자가 골프 스윙을 연습하고 있었다”, “폼을 보니 초보였다”, “초보이다보니 지하 주차장 바닥을 강하게 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복적인 스윙 연습으로 지하 주차장 바닥이 손상될 우려가 있다고 느낀 A 씨는 문제의 남성에게 다가가 “여기서 이렇게 골프 스윙 연습을 하면서 지하 주차장 바닥을 치지 마라”고 이야기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지하 주차장 골프 빌런은 아무런 대꾸도 없이 그저 스윙 연습에 몰두할 뿐이었다.

아파트 주차장은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공유하는 공용 공간이자, 명백한 사유시설에 해당한다. 게다가 차량과 주민들이 수시로 이동하는 공간에서 골프채를 휘두르는 행위는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행동이었다.

 

길거리 골프 빌런 때문에 실명 위험까지

 

최근 한 카페에는 길거리에서 골프 연습을 한 빌런 때문에 지인이 실명 위기까지 처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길거리에서 골프 연습을 하던 사람이 휘두르는 골프채에 눈가를 맞아 대수술을 했고, 간신히 실명 위기는 피했지만 앞으로 6개월가량 재활 기간이 필요하다는 사연이었다.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믿기지 않는 일이 현실에서 벌어진 것이다.

천운으로 피해자가 실명은 피했다지만, 재활 기간 동안 발생하는 정신적•물질적 피해보상이며, 재활 이후 시력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기라도 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해지는 순간이다.

 

골퍼 얼굴에 먹칠하는 빌런들

 

일부 초보 골퍼들의 무매너 행동이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공유되면서, 골퍼들을 향한 대중들의 시선이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빌런’ 짓을 하는 사람들은 몇몇에 지나지 않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대중들로서는 ‘골프=무개념 스포츠’라고 각인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골프는 골프장에서

 

골프에 푹 빠져 연습에 매진하는 것도 좋지만, ‘빌런’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매너를 갖춘 골퍼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나의 자유는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보장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GJ 전은미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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