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골프장 내장객 감소… 골프장 업계 위기 찾아오나
전국 골프장 내장객 감소… 골프장 업계 위기 찾아오나
  • 김상현
  • 승인 2023.09.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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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부터 국내 골프장 업계의 하락세가 관측되고 있다. 이에 업계의 침체, 나아가 위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내 골프장 업계 침체에 대한 우려

 

국내 골프장 업계가 코로나 호황을 누릴 때도,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꾸준히 나왔다. ‘위기가 반드시 찾아올 것이다’라고 단언하긴 어려웠지만,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는 적지 않았다. 지나치게 높아진 골프장 비용이 결국 업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는 꾸준히 나왔고, 작년 즈음부터 국내 골프장 성장세가 둔화하고 해외여행 제한이 조금씩 풀리며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는 등의 악재도 등장했다.

다만 올해 초까지만 해도 한국 골프장 업계 위기가 시작되거나,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단언하기는 어려웠다. 코로나 호황 시기만큼의 성장세는 기록하지 못해도, 뚜렷한 하락세가 관측된 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 골프장 업계의 하락세가 관측되고 있다. 이에 업계의 침체, 나아가 위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상반기 골프장 운영실적 분석

 

9월 4일 사단법인 한국골프장경영협회(회장 박창열)가 발표한 ‘2023 상반기 운영실적 현황’에 따르면 국내 골프장 내장객은 전년 대비 6.7%가 줄어들었다. 이 조사는 전국 골프장의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운영실적과 올해 실적을 비교 분석한 결과며, 7월 28일부터 8월 10일까지 2주간 전국에서 운영 중인 18홀 이상 정규 골프장을 대상으로 했다. 총 127개 사가 조사에 응했으며, 유효자료를 제출한 100개 사를 표본으로 통계를 냈다.

자세히 살펴보면, 먼저 국내 골프장 내장객은 지난해 상반기 552만 1천 839명에서 올해 같은 기간 514만 9천 197명으로 줄었다. 비율로 따지면 6.7%가 감소했다. 매출액과 입장 수입 역시 5.2%와 5.8%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4.5%, 23.9% 줄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먼저 제주 지역의 순이익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114.8% 줄어 가장 큰 하락세를 기록했다. 충청 지역은 내장객 수와 매출액, 입장 수입, 영업이익 등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았다. 경기와 호남 지역은 내장객 수와 매출액은 많이 줄지 않았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크게 줄어들었다.

운영 방식으로 따지면 회원제, 대중제, 혼용 운영까지 세 방식 모두 내장객 수가 각각 6.9%, 6.1%, 7.8%로 감소했다. 즉 전반적으로 감소했지만, 세 방식 차이에 큰 차이는 없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회원제는 32.9%, 대중제 19.5%가 감소하며 운영 방식에 따라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종합하면 전국 각지의 골프장 이용객, 매출액, 입장 수입, 이익 등이 모두 줄어들었고, 지역별, 운영 방식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기록했으며 특히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크게 줄었다고 할 수 있다.

 

고개 드는 국내 골프장업계 위기론

 

이러한 결과에 대해 한국골프장경영협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중 오른 골프장 이용료 등의 이유로 이용객들이 외국 원정 골프로 많이 빠져나갔고, 국내 경기 침체와 맞물려 운영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부진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 골프장을 대변하는 단체 중 하나인 한국골프장경영협회의 공식 자료에서도 이러한 결과가 나온 만큼, 국내 골프장 업계 위기론이 점점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이미 위기가 찾아왔다고, 혹은 100% 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하락세가 이어지면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는 건 비관론이 아니라 현실적인 의견이다.

골프장 내장객과 영업이익 및 매출액 감소 외에도, 현재 국내 골프계에는 여러 이상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작년까지 성장세를 이어나갔고 과열 경쟁으로 ‘레드 오션’을 우려하던 골프웨어 업계는 올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에 이어 올해 상반기 매출도 기대에 못 미치면서 재고량도 크게 늘었다. 미디어패션쇼에 따르면 지난 7월 주요 골프웨어 브랜드의 매출 신장률이 전반적으로 두 자릿수 하락세를 기록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였으며 1~7월 누계 매출 신장률도 하락세를 기록했다. 또한, 코로나 시대에 자취를 감춘 ‘무기명 골프회원권’ 거래도 최근 재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모로 논란 덩어리라 팔기보다 소각하는 경우가 많던 무기명 회원권이 다시 시장에 등장한 것은 몇몇 골프장이 하락세 속에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골프 전체 하락세 ‘No’

 

하지만 국내 골프장 업계의 하락세가 ‘골프 전체의 하락세’를 뜻하는 건 아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도 지적하였듯, 국내 골프장 내장객과 매출이 줄 때, 해외골프 매출은 폭증했다. 여행사 노랑풍선의 올해 상반기 해외 골프투어 상품 예약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0% 증가했고, 교원투어의 여행이지는 상반기 해외 골프패키지 송출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0% 폭증했다. 골프라는 스포츠가 외면당하는 게 아니라, 국내 골프장이 점점 외면당하고 있는 셈이다.

돌이켜 보면 코로나 호황이 한창일 때도, 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당장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지나치게 오르는 이용료에 그에 따르지 못하는 서비스 품질 등으로 고객들의 불만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고, 코로나 봉쇄가 끝나는 순간 국내 골프장은 외면당한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의견이 그저 비관론이 아닌, 현실이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것 같다.

엄밀히 말하면 골프 인기가 떨어졌다기보다는, 국내 골프장 업계와 그와 관련된 업계들이 하락세를 겪고 있는 것이다. 이 현상의 가장 큰 이유가, 국내 골프장 업계의 ‘업보’라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물론 코로나 호황의 끝, 해외여행 자유화, 그리고 불경기도 국내 골프장 업계 하락세의 큰 원인일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호황 동안 줄기차게 제기된 국내 골프장의 각종 문제가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도 주된 이유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국내 골프장이 해야 할 일도 분명하다. 오래전부터 언급되고, 여전히 해결되고 있지 못한 각종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예정된 위기를 피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지도 모른다.

 

 

GJ 김상현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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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15년차 2023-10-01 21:06:02
일본가는 비행기 가격이 비싸더라도 라운딩후 10만원미만으로 결재하고픈 마음이 굴뚝같네요.
국내 라운딩 비용은 샐러리맨이 감당할 수준이 아니예요. 국내 골프장 운영자님들 정신차려야 할듯요.

골퍼 2023-10-01 08:09:55
골프장 이용료 인상의 부당함에 대해 떼쓰기라고 막말하던 골프장경영자들아, 너희들이 어려울 때 골퍼들은 외면할 거다. 시장의 복수가 시작된단다.

골린이 2023-09-20 11:04:40
그린피+카트비+캐디피+식음료+기타경비 = 약 30만원
저도 골프 좋아하지만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입니다.
올 봄에 일본 골프장 알아보니 점심제공에 그린피가 6만5천원 정도 하더군요.

최마크 2023-09-15 08:44:59
한겨울에도 15만원이상 받던 골프장들
정신 차리기를 기대한다

맥크니 2023-09-14 11:06:15
카트비좀 제발 낮춰라
본전뽑고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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