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치고 싶은 골퍼가 되려면
같이 치고 싶은 골퍼가 되려면
  • 김상현
  • 승인 2023.08.2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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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누군가와 함께하는 단체 스포츠에 가깝고, 이 때문에 ‘같이 치고 싶은 골퍼’와 ‘같이 치기 싫은 골퍼’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나온다. 그럼 반대로, ‘함께 치고 싶은 골퍼’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군가와 함께 하는 스포츠 ‘골프’

 

‘나 홀로 골프’를 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한다. 스크린 골프장에서, 필드에서, 심지어 나 홀로 해외 골프 여행을 가서 골프를 치고 오는 사람의 경험담도 드물지 않다.

하지만 보통 골프는 나 홀로 즐기는 게 아니라, 여럿이 함께 즐긴다. 설령 홀로 골프장에 가도 캐디와 함께라면 더는 문자 그대로 ‘나 홀로’라 할 수 없다. 하물며 가장 일반적인 4인 플레이를 한다면 자신을 제외하고도 캐디와 다른 3명의 골퍼와 함께 라운드를 돌게 된다. 물론 노캐디 플레이를 할 수도 있고, 동반자가 2~3명만 함께 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정말 혼자 노캐디로 라운드를 도는 게 아닌 다음에야, 동반자가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이처럼 골프는 누군가와 함께하는 단체 스포츠에 가깝고, 이 때문에 ‘같이 치고 싶은 골퍼’와 ‘같이 치기 싫은 골퍼’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나온다. 특히 ‘함께 하기 싫은 골퍼’는 업계의 단골 이야깃거리다. 골프저널에서도 이 주제를 다룬 적이 있고, 다른 골프 언론에서도 수시로 다루고 있다.

그럼 반대로, ‘함께 치고 싶은 골퍼’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쉽지 않은 질문이다. ‘필드에서 꼴 보기 싫은 사람’은 모습은 공통적으로 여러 가지가 거론되지만, ‘필드에서 보고 싶은 사람’에 대해 물으면 얼른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열 명 중 아홉 명은 동의할 ‘함께 치고 싶은 골퍼’ 유형을 몇 가지 꼽을 수 있다.

 

매너와 룰을 잘 알고, 잘 지키는 골퍼

 

매너는 모든 단체 활동의 기본이다. 
둘 이상의 사람이 모이면 매너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다. 특히 골프는 타 스포츠보다 더 매너가 중시되며, 지켜야 할 매너도 많다. 사실 상식적으로 지켜야 할 기본적인 매너만 지켜도 ‘같이 치기 싫은 골퍼’는 면할 수 있다. 
골프장 복장 규정 잘 지키기, 골프룰 어기지 않기, 시간 약속 잘 지키기 등 말 그대로 기본만 지켜도 최악은 면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같이 치기 싫은 골퍼를 넘어, 같이 치고 싶은 골퍼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최소한의 매너를 지키는 게 아니라, 좀 더 적극 움직일 필요가 있다. 특히 골프장 좀 다닌 사람도 헷갈리는 골프룰을 잘 지키면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종종 바뀌는 골프룰도 숙지하고, 잘 지키고 필요하다면 가르쳐주며 모범이 되면 그만큼 같이 치고 싶은 골퍼에 한 걸음 가까워질 수 있다. 물론 룰을 잘 안다고, 지나치게 ‘걸어 다니는 룰북’처럼 행동하거나 핀잔을 주는 건 금물이다.

 

시간을 현명하게 쓰는 골퍼

 

PGA나 LPGA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매너나 사생활에 별다른 악평을 듣지 않는 선수임에도 ‘그와는 함께 라운드 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들을 때가 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지나치게 느린 라운드 속도가 문제일 때가 많다.

사실 ‘빨리빨리’와 ‘신중함’은 양립하기 어렵다. 내기를 했든 자기 기록을 깰 기회가 왔든 스코어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 신중해지고, 그만큼 플레이 속도는 느려지기 쉽다. 하지만 본인의 플레이가 느려진 만큼, 경기 전체가 지체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상대 선수로서는 괜히 조바심이 나고 심지어 리듬이 망가질 수도 있다. 대놓고 규칙을 어기거나 고의로 어깃장을 놓는 건 아니라도, 너무 신중한 나머지 경기를 질질 끄는 일이 반복되면 나도 모르게 ‘구력은 나쁘지 않은데 같이 치고 싶지는 않은 사람’이라는 오명을 쓸 수도 있다. 지나치게 서두르는 것도 마찬가지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자기 플레이만 서두른다면야 별문제 없겠지만, 남의 플레이는 신경도 안 쓰고 자기 플레이만 하거나 차례조차 지키지 않으며 서두르는 골퍼가 좋은 소리를 듣기는 어렵다.

최소한 동반자가 있을 땐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지나치게 신중하거나, 반대로 남에게 민폐를 끼칠 만큼 지나치게 서두르지 말자. 타인의 플레이는 지켜봐 주고, 자기 차례가 올 때까지 침착하게 기다리며, 자기 차례가 오면 지나치게 시간을 끌지 않도록 하자. 말로는 쉬워 보이지만 필드에서는 의외로 지키기 어렵고, 그럼에도 지켜야 할 부분이다.

 

외향적인 골퍼

 

모든 골퍼가 외향적인 사람인 건 아니다. 내향적인 골퍼도 얼마든지 있다. 꼭 외향적인 성격이 좋고, 내향적인 성격이 나쁜 건 아니다. 하지만 골프장에서 같이 치고 싶은 골퍼가 되려면, 본래 성격과는 별개로 어느 정도 외향적인 골퍼가 될 필요가 있다. 

프로 선수를 예로 들어 보자. 사실 TV에 비치는 수많은 프로의 진짜 성격이나 인성이 어떤지 시청자나 갤러리가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골퍼가 잘 웃고, 본인의 좋은 플레이에 기뻐하고 타 선수의 플레이에도 박수를 치며, 캐디에게도 말을 걸어주고 적극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면 우리는 그 프로에 호감을 느낄 것이다.

아마추어 골퍼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 지킬 것은 다 지킨다 해도, 지나치게 내향적인 골퍼는 인기를 끌기 어렵다. 본래 성격이 내향적이어도, 동반자와 함께 골프를 칠 때는 좀 더 외형적이 되도록 노력해 보자. ‘분위기 메이커’는 어려워도, 타인의 좋은 플레이에도 호응해 주고, 나아가 칭찬과 박수를 아끼지 말아보자. 

내향적인 사람에게는 이것만으로도 노력이 필요하며, 처음에는 다소 어색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노력하는 모습만으로도 호감을 살 수 있고, 나아가 자신이 타인의 동반자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어필할 수 있다. 그것이 쌓이고 쌓이면, 어느새 ‘같이 치고 싶은 골퍼’로 불리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GJ 김상현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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