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골프 약진 골프 굴기 결실 맺었나?
중국 골프 약진 골프 굴기 결실 맺었나?
  • 김상현
  • 승인 2023.08.1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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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골프 굴기는 2009년 골프가 올림픽 대회 종목으로 지정되자 중국 정부가 나서 엘리트 선수를 육성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공통 관심사 기후 위기

 

굴기(堀起)는 ‘봉우리가 우뚝 솟는 것’, 혹은 ‘세력이 왕성하게 커지는 것’을 뜻한다. 국내에서는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지원을 하는 분야에 ~굴기라는 표현을 쓰고는 한다. 축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았을 ‘축구 굴기’가 대표적이다. 

축구 굴기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골프 굴기도 있다. 중국의 골프 굴기는 2009년 골프가 올림픽 대회 종목으로 지정되자 중국 정부가 나서 엘리트 선수를 육성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중국 정부와 민간 기업의 합작으로, 중국 내 골프 인프라를 늘리고 골프 선수를 대대적으로 육성하며 중국을 골프 강국으로 만들려는 청사진이었다. 때마침 최연소 마스터스 출전 기록을 세우며 중국에 골프 신동 열풍을 불러일으킨 관톈랑, 한때 세계 랭킹 1위까지 오르며 세계 정상급 여성 선수로 활약한 펑샨샨의 활약은 골프 굴기에 기름을 부었다. 

 

중국의 골프 굴기

 

중국의 골프 굴기에 대한 보도는 2016~2017년경에 집중된다. 이 시기 언론 보도를 살펴보면, 관톈랑과 펑샨샨이라는 천재의 등장과 활약, 그들의 뒤를 잇는 수많은 ‘골프 키즈’들의 존재. 또 정부와 민간기업의 합작 하에 중국 내 대대적인 골프 인프라 확충 및 자금 지원. 대대적인 인력 수혈 등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한국에서도 중국의 골프 굴기에 적잖은 관심을 가졌다. 중국의 대대적인 인프라 확충과 자금 지원 등에 부러움을 표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에서 골프 굴기에 관한 관심이 높을 때도, 성패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다. 중국의 골프 굴기가 위협적이며, 머잖아 중국 골프가 한국을 능가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표하는 전문가도 있었지만, 여러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 중국 골프가 세계적인 수준에 오르는 건 쉽지 않다고 예측한 전문가도 있었다. 

한동안은 후자, 즉 가까운 미래에 중국 골프가 세계적인 수준에 오르는 건 쉽지 않다고 본 쪽이 옳은 듯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세계 무대에서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 준 중국 선수는 관톈랑, 펑샨샨, 린시위, 리하오퉁 등 소수에 불과했다. 또 중국 선수 중 정말 세계 최고 수준에 올랐던 선수는 냉정히 말해 펑샨샨 한 명뿐이다. 펑샨샨 같은 정상급 선수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국가도 많지만, 중국의 막대한 자금력과 인적 자원을 고려하면 아쉬운 결과였다.

중국의 골프 굴기가 뒤늦게 꽃을 피운 것일까, 최근 중국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특히 최근 여자 골프에서 중국의 약진은 놀랍다.

 

중국 골프의 약진

 

올 상반기 LPGA의 가장 눈에 띄는 이슈 중 하나가 중국 선수의 약진이다. 그 선두에 있는 건 인뤄닝(중국)이다. 작년 LPGA에 데뷔한 인뤄닝은 작년 9월 다나 오픈에서 공동 4위를 기록하며 일찍부터 주목받았다. 그리고 올해 그는 자신의 재능을 만개했다. 4월 열린 디오 임플란트 LA오픈에서 자신의 생애 첫 번째이자, 펑샨샨에 이어 중국 선수로서는 생애 두 번째 LPGA 우승을 차지했다. 또 한 명의 중국 출신의 월드 스타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6월, 인뤄닝은 다시 한번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것도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6월 기준 LPGA 2승에 상금랭킹 1위를 기록하는 등 올해 LPGA에서 가장 활약이 돋보이는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인뤄닝 혼자만 잘 나가는 것이라면, 골프 굴기의 성공이 아니라 천재 한 명의 활약이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인뤄닝 외에도 최근 두각을 드러내는 중국 선수는 여럿 있다.

4월 열린 LPGA 롯데 챔피언십에서는 류위(중국)의 활약이 돋보였다. 당시 류위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8타를 줄이며 공동 1위에 올라 연장전까지 가는 괴력을 발휘했다. 비록 연장전에서 그레이스 킴(호주)에게 밀리기는 했지만, 인뤄닝이 디오 임플란트 LA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불과 2주 만에 또 다른 중국 선수가 우승 후보에까지 오른 건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LPGA 투어 10년 차인 고참 린시위도 눈길을 끈다. 린시위는 2013년 유럽 여자투어에서 2승을 기록했고, 2014년 LPGA 투어에 진출해 10년째 활약 중이다. 작년에 준우승 세 번을 했고, 올해도 세 번 우승 경쟁을 펼쳤지만, 아직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다. 올해야말로 ‘우승의 한’을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국 성장세 이어갈까

 

지난 5월에 열린 LPGA 국가대항전인 한화플러스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도 중국은 린시위, 인뤄닝, 류위, 류뤼신 앞세워 영국을 꺾는 등, 만만찮은 역량을 보여주었다. 또 한국 무대에서도 성장하는 중국 골프의 면면을 엿볼 수 있다. 6월 열린 KLPGA 투어 BC카드 한경 레이디스컵에서는 리슈잉이 한때 단독 선두에까지 올랐다가 최종 공동 6위를 기록하는 등 선전했다. 

사실 수많은 전문가가 중국 골프가 결국은 크게 성장하리라 예상했다. ‘골프 굴기’ 정책의 성패와는 별개로, 수많은 중국 꿈나무들이 국내외에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기에 머잖아 그들이 크게 두각을 나타내리라 전망한 것이다.

올해 LPGA에서 중국의 상승세를 보면, 확실히 우연의 일치는 아닌 듯하다.

물론 골프 굴기가 성공했다고 확언할 수는 없다. 어떤 스포츠 종목이든 정부에서 대대적으로 밀어준다고 꼭 성공하는 건 아니다. 중구 축구는 골프보다 더 많은 지원과 관심을 받았지만, 그렇다고 중국 축구가 지원받은 만큼 성장했느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골프 굴기도 마찬가지다. 예전보다 중국 골프가 성장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올해 LPGA에서의 중국 강세가 계속 이어질지, 나아가 머잖아 중국이 골프 강국이 될 것이라고 섣불리 말하기는 어렵다.

과연 중국은 골프 굴기에 힘입어 명실상부한 골프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까? 대답은 시간이 알려 줄 것이다.

 

 

GJ 김상현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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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종원 2023-08-13 14:25:28
힘들다 봅니다 다른 국가 선수들도 마찬가지이구요 왜냐하면 틀별한 기술을 기초부터 배우지 못하며 옛날방식을 주입식으로 시간만 들여 하는 골프 입니다.lpga,pga 13년 경험으로 본 의견 입니다. 지금은 어떤선수가 우승해도 특별하지않고 물반 고기반 비슷한 수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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