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골프여행객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엔저시대를 맞아 일본 골프장이 주목받고 있다. 일본 골프장은 거리상 이점과 상대적으로 우수한 인프라와 서비스 등이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해외 골프여행 증가세

 

코로나 팬데믹 이후 폭발적으로 해외여행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해외여행 수요는 코로나 이전보다 더 커졌고 관련업계는 연일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해외여행의 증가는 관련 콘텐츠의 증가를 불러왔고 이는 중요한 정보 유통의 수단이 됐다. 이에 해외여행의 양상은 여행지 선택이나 방식에 있어 다양성을 보이고 있다.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하던 나라가 주목받고 여행코스도 자신만의 개성을 추구하고 있다. 특별한 테마를 정해 여행을 하기도 한다.

이 흐름 속에 해외 골프여행도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 골프 여행객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일본 골프장이 주목받고 있다. 과거에도 지금도 저렴한 비용의 동남아시아지역이 선호되긴 하지만, 일본 골프장은 거리상 이점과 상대적으로 우수한 인프라와 서비스 등의 장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 여행객이 늘어나는 이유

 

일본 여행객의 증가 이면에는 수년간 지속한 엔저현상이 있다. 최근 일본 엔화는 그 약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는 일본에서 제품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여행자들은 펜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그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 여행객 수는 일본 관광산업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을 찾는 한국인들은 여행을 즐기는 것 외에 엔저로 한층 저렴해진 일본 제품에 대한 쇼핑에도 적극적이다.

이전에는 일본 문화에 대한 동경과 선진국 일본에 대한 경외심이 일본 여행에 크게 작용했지만, 최근 흐름은 합리적 소비의 성향이 강하다. 보다 저렴한 비용에 다른 문화와 사회를 경험하고자 하는 자유여행객이 늘어나고 있고 그 여행지 중 일본이 많다는 건 의미심장 하다. 실제 일본 지방의 소도시는 한국인 여행자들의 영향력이 상당하다.

 

일본 골프여행객도 증가 중

 

이러한 추세에 따라 일본 골프 여행객 수도 상승 그래프를 지속 중이다. 골프 관련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일본 골프장이 자주 소개되면서 그 수요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물론 그 이전에 일본 골프장 방문객이 늘어나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예능 프로그램은 시대 흐름이나 유행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 골프장은 앞서 언급한 장점 외에도 우리 골프장과 비교해 저렴한 그린피와 부대 비용으로 뛰어난 가성비를 보여준다. 일본까지 가는 비행기, 공항에서 골프장으로 가는 교통비를 고려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이나 모바일 예약시스템이 갖춰진 일본 골프장도 늘어 이용의 편리함도 더해졌다. 일정을 잘 조정하면 당일치기 일본 골프장 라운드도 가능하다.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일찍 골프가 보급되고 그 문화가 발전했다. 일본은 1900년대 초반부터 골프장이 건설돼 운영된 만큼 유서 깊은 골프장이 많고, 이 또한 골프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또한 대도시 인근에 입지한 골프장이 많아 숙박과 골프장 연계가 용이하고 일본의 다양한 숙박시설은 선택의 폭을 넓게 한다. 동남아시아지역보다 안전한 치안 상황도 큰 장점이다. 이는 여성 골프 소비자에게도 일본 골프여행을 고려하게 하는 요인이다.

사실 일본은 최근 한국 선수들의 세계 무대 활약이 보편화 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이 아시아의 골프 강국으로 부상하기 전까지 아시아 골프를 주도하는 나라였다. 미국 골프 투어에서 활약하는 선수도 다수 있었다.

일본은 그에 상응하는 골프 문화가 발전했고 무엇보다 골프장의 선택지가 다양하다. 우리나라에서 골프장 예약 전쟁에 지친 골프 소비자들에게 일본은 훌륭한 대안이다. 여기에 엔저 현상 지속은 일본으로의 골프여행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일본으로 향하는 저가 항공편의 증가와 일본의 편리한 대중교통 시스템, 여행지 곳곳에 한글 안내판 등이 있는 한국인들에게 크게 이질감이 없는 분위기도 일본으로 골프여행을 하는 데 있어 긍정 요인이다.

 

국내 골프장 위협 요소

 

이런 상황은 우리 골프장업계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동남아시아지역 골프여행객들과 달리 일본으로 골프여행은 지속성을 가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장점에 엔저 현상 지속은 일본의 골프장을 우리나라 골프장의 경쟁상대로 만들고 있다.

국내 골프장은 그린피 관련 소비자들의 불만이 계속 커지고 있다. 그린피에 캐디비와 카트비를 별도로 지급해야 하는 요금체계는 공급자 우위 시장이라고 해도 과도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영 골프장 등이 있지만, 수요보다 그 수가 크게 부족하다.

골프 소비자들은 새로운 대안을 찾게 됐고 대안으로 해외 골프장을 적극 고려하고 있으며, 실제로 무거운 골프 장비를 기꺼이 들고 비행기를 타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일본은 과거 해외 골프장 선택지에서는 후순위였지만, 발전 경쟁력이 더해지면서 이제는 우선 선택지로 변모하고 있다. 실제 일본 골프장의 그린피 등 비용 수준은 우리나라 골프장들과 비교해 낮게 형성되어 있다. 서비스마다 비용이 발생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식사 등이 포함된 경우가 많으며, 노캐디 골프가 가능한 곳도 많아 오히려 더 합리적이라는 인상까지 준다.

특히, 젊은 골프 소비자들은 일본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 않고, 철저히 가성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에게 다채로운 여행을 겸할 수 있는 일본 골프장은 긴 이동과 해외로 나가야 한다는 부담을 감수할 수 있게 한다.

 

안이함에 대한 경고

 

국내 골프 시장에는 여러 불편함을 감수하고 해외로 향할 골프 소비자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안이함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소비자들의 소비성향은 해외직구가 크게 늘고 있는 등 매우 적극적으로 가성비를 추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소비의 범위가 전 세계로 확대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골프장에 있어서도 이런 흐름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하나의 거대한 둑의 붕괴는 작은 구멍에서 시작된다. 견고할 것 같은 우리 골프장 업계의 매출과 수익 역시 방심과 구태의연함에 무너질 수 있다. 그만큼 최근 소비자들은 냉정하면서도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골프장의 경쟁상대는 국내를 넘어 해외로 넓어지고 있으며, 그에 맞는 서비스 개선과 함께 변화하는 트랜드에 맞는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지금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큰 폭풍이 골프장 업계에 닥칠 수 있다.

 

 

GJ 글 나도혜 이미지 Getty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