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지는 K-스크린골프의 기세
이어지는 K-스크린골프의 기세
  • 김상현
  • 승인 2023.08.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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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의 종주국을 꼽으라면, 영국 혹은 미국을 꼽을 수 있다. 영국(스코틀랜드)에서 현대 골프가 탄생했고, 20세기 이후 미국이 주도권을 넘겨받아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점점 골프계에 영향력을 넓히는 국가가 여럿 있지만, 앞으로 수십 년은 감히 골프 종주국 자리를 넘볼 수는 없을 것이다.

 

스크린골프 종주국은 ‘한국’

 

골프의 종주국이 영국이나 미국이라면, 스크린골프의 종주국은 한국이다. 스크린골프를 처음 만들지는 않았지만, 스크린골프를 발전시켜 마침내 거대 산업으로 발돋움시킨 곳은 한국이기 때문이다. 세계 그 어떤 나라도 한국만큼 스크린골프가 발전하거나, 널리 즐기고 있진 않다.

스크린골프 종주국인 한국에서 스크린골프 인기는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통계도 이를 입증한다. 스크린골프 업계 1위 골프존과 2위 프렌즈스크린(카카오)의 앱 사용자와 가맹점 숫자, 그리고 누적 회원 수 등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골프존과 프렌즈스크린을 합친 국내 점유율이 80% 이상임을 고려하면, 국내 스크린골프 업계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 돋보이는 건 일반 골프는 정체기임에도, 스크린골프는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2023년 현재 국내 골프 업계는 ‘하락세’는 아니지만, 정체기다. 몇 년간 코로나 호황을 누리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서 좀처럼 코로나 호황 수준만큼의 상승세는 이어나가지 못하고 있다. 물론 한껏 성장한 수치가 유지되고 있어 섣불리 위기를 논할 정도는 아니지만, 상승세가 꺾였다는 건 분명하다. 이런데도 스크린골프는 현상 유지를 넘어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골프를 넘어 파크골프까지

 

이에 타 업계도 스크린 골프를 주목하고 있다. 한 예로 7월 NH농협손해보험은 스크린골프장에서 홀인원 시 축하비용을 보장하는 모바일 전용 상품인 ‘스크린골프장 홀인원보험’을 출시했다. 누구보다 해당 업계의 분위기에 민감한 보험사에서 스크린골프의 인기에 주목하여 관련 상품을 새로이 출시하였다는 점에서 건 그 의미가 적다고 할 수 없다.

이처럼 스크린골프의 인기가 이어지며, 그 범위도 더욱 넓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스크린 ‘골프’를 넘어 스크린 ‘파크골프’까지 점점 인기를 얻고 있다. 사실 스크린 파크골프는 올해 갑자기 튀어나온 신제품은 아니다. 2016년에도 관련 보도가 나올 만큼 상품이 기술이 개발되고 또 시중에서 선보인 지는 오래되었다.

하지만 스크린 파크골프가 언론에서 주목받고, 인기를 누리기 시작한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여전히 높은 스크린골프의 인기와 최근 무섭게 상승세를 틴 파크골프의 인기에 힘입어 두 종목을 결합한 스크린 파크골프도 점점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스크린 파크골프도 일반 스크린골프처럼 스크린을 통해 가상 세계를 구현하여 파크골프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다. 단지 경기 규정과 장비, 스크린에 묘사된 필드의 풍경이 일반 골프가 아닌 파크 골프를 따른다. 무엇보다 스크린골프처럼 날씨나 환경을 불문하고 일정한 퀄리티의 파크 골프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최근에는 실제 파크골프장의 코스와 지형 등을 그대로 구현하고, 각종 편의기능도 갖춘 스크린 파크골프 시스템이 속속 등장하며 더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스크린골프 종주국답게, 국내에서의 스크린골프의 기세는 여전하다. 또한, K-POP, K-드라마처럼 해외를 향한 ‘K-스크린골프’도 기세등등하다.

 

해외에서도 커지는 영향력

 

실제로 해외를 대상으로 한 K-스크린골프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발표된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골프존 매출은 1,87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5% 늘었고, 특히 해외 매출이 지난해보다 59% 늘었다. 골프존은 일본과 중국, 베트남 등 80여 곳의 국가에 900여 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미국에서의 확장세가 두드러진다. 이러한 확장세에 힘입어, 올해부터 골프존은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 즉 시설에서 놀기만 하는 게 아니라 식음료를 곁들이며 즐기는 미국의 여가 문화에 맞춘 새로운 스크린골프 시스템을 선보였다. ‘골프존 소셜’이라는 이름으로 뉴욕에서 영업하고 있는 이 매장은 현지에서 큰 호평을 받고 있다. 2023년 8월 현재, 구글 리뷰가 100개가 넘는 가운데 평점이 ‘5점 만점’을 기록 중이며 ‘스크린골프 시설도 훌륭하고, 식음료도 훌륭하며 이 모든 것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분위기에 만족했다’라는 현지인들의 호평도 가득하다.

 

국내에서의 인기도 여전하고, 해외에서도 기세를 높이는 K-스크린골프. 골프의 종주국은 영국 아니면 미국이지만, 스크린골프 종주국은 한국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종주국 혹은 리더 자리는 공짜로 지킬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떤 분야든 돈이 되면 경쟁자가 생기기 마련이다.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앞서는 나라라고, 현재 업계에서 1, 2위를 다투는 업체라고 방심하고 정체되면 순식간에 뒤처질 수 있다. 특히 스크린골프는 IT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어 그만큼 발전 속도도 빠르고, 기술 발전 및 트렌드의 영향을 크다. 몇몇 혁신으로 금방 뛰어오를 수도 있고, 반대로 한 번 지체되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가라앉을 수도 있다.

 

지금 한국의 스크린골프 종주국 지위는 공짜로 얻은 게 아니다. 수많은 업체와 인재들이 혹은 협력하고, 혹은 경쟁하며 얻어낸 전리품이다. K-스크린골프가 미래에도 세계 스크린골프 시장을 선도하려면 앞으로도 꾸준한 업계의 노력과 분발이 필요함을 잊지 말아야겠다.

 

 

GJ 김상현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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