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골프장 때리기… 과연 정당한 비판일까?
언론의 골프장 때리기… 과연 정당한 비판일까?
  • 김상현
  • 승인 2023.07.2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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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부른 정보만 가지고, 심지어 정보를 왜곡해 비판, 아니 비난 세례를 퍼붓는 언론의 행태는 현대 사회의 큰 문제 중 하나로 꼽힌다. 그렇다면 최근 골프장을 향한 언론의 비판은 어떨까?

 

분야를 막론하고 비판은 꼭 필요하다. ‘비판받지 않는 성역’은 그것만으로도 큰 문제다. 아무리 건전하고 바른 단체나 조직이라도 흠이 없을 수는 없고, 흠이 있다면 비판이 따르는 게 민주주의 사회다. 누구도 비판하지 못하는 성역이 존재하고, 그러한 존재가 사회 윗자리를 차지할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북한을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거짓된 이유로, 혹은 현실을 침소봉대하여 비판하는 건 옳다고 할 수 없다. 이러한 거짓 비판은 당사자를 기분 나쁘게 하는 것을 넘어, 명예를 훼손하고 부당한 피해를 줄 수 있다. 물론 언론 보도에 ‘신속성’이 중요하기에 어떤 사안이든 완전히 결론이 난 후 천천히 보도하라고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섣부른 정보만 가지고, 심지어 정보를 왜곡해 비판, 아니 비난 세례를 퍼붓는 언론의 행태는 현대 사회의 큰 문제 중 하나로 꼽힌다.

 

골프장을 향한 비판 바로보기

 

그렇다면 최근 골프장을 향한 언론의 비판은 어떨까? 예나 지금이나 언론에서 골프장을 비판하는 건 드물지 않다. 아마 골프장에 호의적인 시각을 가진 보도보다,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보도를 찾는 게 더 쉬울 것이다. 물론 잘못된 일을 비판하는 것을 문제 삼을 수는 없다.

하지만 넘쳐나는 골프장 비판 보도를 보고 있으면, 혹시 언론에서 사실을 과장하여, 혹은 가짜 뉴스로 비난하는 건 아닌 지 한 번쯤 의심이 들기 마련이다. 과연 현재 골프장을 때리는 언론들은 정당하게 비판하고 있을까? 아니면 부당하게 펜을 휘두르고 있을까?

예나 지금이나 골프장이 비판받는 가장 큰 이유는 환경 문제다. 20년 전에도, 10년 전에도, 또 최근에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최근 골프장의 환경 문제를 다룬 보도들을 살펴보면 한 가지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일반 골프장보다 파크골프장을 문제 삼는 보도가 더 많다는 것이다.

물론 일반 골프장도 여러 환경 문제로 꾸준히 비판받고 있으며, 비판적인 보도와 여론 때문에 사업이 무산되기도 한다. 최근 고양에서는 한 골프장의 증설 문제를 둘러싸고 비판이 이어진 끝에, 결국 증설 사업이 사실상 무산되기도 했다. 골프장을 비판하는 언론에서는 이 사건을 다루며 ‘승리’라는 표현을 썼지만, 업계로서는 안타까운 결말일 수밖에 없다.

 

골프장과 환경 논란

 

이처럼 일반 골프장을 향한 환경 논란과 그에 따른 비판 보도도 적지 않지만, 파크골프장을 문제 삼은 비판 보도는 일반 골프장을 능가한다. 그만큼 파크골프장이 많이 지어지거나, 지어질 예정이며 환경 파괴 역시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를 비판하는 언론이 근거 없는 비판을 펼치고 있다고는 볼 수 없다. 파크골프장이 많이 지어지고 있는 건 사실이며, 상당수가 수원지나 멸종위기종의 거주지 등에 지어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물론 생태계의 피해 없이 개발 사업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지나친 개발을 막기 위한 예방 차원에서, 혹은 이미 진행 중인 환경 파괴를 문제 삼으며 비판을 하는 것이 잘못되었다고는 할 수 없다. 물론 일리 있는 비판이라고 업계가 무작정 수용하는 것 역시 불가능하지만 말이다.

 

골프장 비용 문제

 

또한, 예나 지금이나 골프장 비용 문제도 적잖은 비판거리가 되고 있다. 환경 문제와는 달리 무료로 운영되거나 저렴한 요금을 받는 파크 골프장은 이러한 비판에서는 비교적 자유롭다. 하지만 적잖은 그린피와 이용료가 발생하는 골프장은 예나 지금이나 이 문제로 비판받는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골프장을 대상으로 한 세법개정안 시행령도 큰 변수다. 올해부터 한국 골프장은 회원제, 비회원제, 대중형 3종류로 구분되며, 요금 상한제가 적용되는 대중형 골프장은 개별소비세가 면제되지만 비회원제는 개별소비세를 내야 한다.

그런데 비회원제 골프장에 부과된 개별소비세가 고스란히 이용객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비판 보도가 적지 않다. 거기에다 개별소비세로 말미암은 인상분만큼 요금을 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추가로 비용을 더 올려 받는 곳도 있다.

비회원제 골프장은 세금이 오른 만큼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항변할 수 있겠지만, 반대로 언론이 ‘비회원제 골프장이 세금 부담을 이용객에게 고스란히 떠넘겼다’고 비판해도 할 말은 없을 것이다. 개별소비세 부담을 이용객에게 고스란히 전가한 골프장이 적지 않고, 심지어 개소세보다 추가로 비용을 올린 골프장도 있는 게 사실이므로, 이 현상을 비판하는 것 또한 잘못이라 할 수 없다.

세제 혜택을 받는 대중형 골프장도 ‘꼼수’를 쓰고 있다며 비판하는 보도가 적지 않다. 대중형 골프장으로 지정되어 세제 혜택을 받으려면 봄가을 평균 그린피를 주중 18만 8,000원, 주말 24만 7,000원 이하로 맞춰야 한다. 그런데 몇몇 골프장이 예약이 몰리는 특정 시간대에는 요금을 비싸게, 반대로 이용객이 적은 시간에는 요금을 저렴하게 받는 수법으로 평균 이용료의 액수를 맞추는 것을 비판하는 보도도 적지 않다. 이러한 운영이 ‘불법’은 아니겠지만, ‘꼼수’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골프장 비판 보도에 대한 생각

 

최근 골프장 비판 보도 중 몇몇 대표적인 사례를 살펴보았다. 안타깝게도 현재 언론에서 골프장을 이유 없이, 혹은 침소봉대하여 비난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물론 중립적이지 않은 보도도 있고, 골프장에 반대하는 쪽의 입장만 반영한 보도도 있다. 하지만 없는 사실을 만들어 내거나, 터무니없는 침소봉대식 보도는 찾기 어렵다.

물론 정당한 비판이라고, 비판받는 쪽이 모든 비판을 수용할 필요는 없다. 사실 모든 비판을 수용하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정당하거나, 근거 있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면 그러한 비판에 귀를 기울일 필요는 있다. 언론의 비판을 무시하다 ‘비판 보도’가 ‘비판 여론’이 되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될 테니까.

 

 

GJ 김상현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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