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의 오랜 숙제 폐기물
골프장의 오랜 숙제 폐기물
  • 나도혜
  • 승인 2023.07.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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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폐기물은 오래전부터 비판 거리가 되어왔다. 잊을 만하면 골프장 폐기물 문제가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골프장은 폐기물이 많이 나오는 시설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시설 규모가 크고, 운영하려면 수많은 물자가 사용되며, 이용자도 많은 골프장에 폐기물이 많이 나오는 건 사실 당연한 일이다. 골프장을 짓거나 수리할 때, 확장할 때에는 엄청난 폐기물이 쏟아지기 마련이며, 평소대로 운영할 때에도 매일같이 적잖은 폐기물이 나오는 게 일상이다.

이 때문에 골프장 폐기물은 오래전부터 비판 거리가 되어왔다.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농약 폐기물은 말할 것도 없고, 골프장 건설 및 확장 과정에서 나오는 각종 건축폐기물이나 생활폐기물도 오래전부터 언론의 비판거리가 되어왔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잊을 만하면 골프장 폐기물 문제가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골프장 폐기물의 종류

 

골프장 폐기물의 종류는 다양하다. 가장 잘 알려졌고, 또 심각한 문제로 꼽히는 건 농약 폐기물이다. 

이제 한국 골프장에서 법적으로 사용이 금지된 ‘고독성 농약’을 쓰는 일은 거의 없지만, 농약 사용량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약을 많이 사용하는 만큼 농약 폐기물도 많이 발생하는 데다, 농약 폐기물을 적절하지 못한 방식으로 폐기하는 일도 종종 일어난다. 

농약 못지않게 심각하고, 자주 문제를 일으키는 건 골프장에서 나온 잔디 폐기물, 임산 폐기물(임야에서 나온 폐기물), 토사 등이다. 이런 물건들은 대부분 유기물이라 큰 문제는 아니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이러한 폐기물도 ‘사람의 생활이나 사업 활동에 필요하지 않게 된 물질’에 속하며, 법에 따라 처리해야 할 폐기물이다. 또한, 골프장이라는 사업장에서 발생한 폐기물이므로, 사업장 폐기물에 속하고, 관련법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 게다가 골프장에서 나온 잔디폐기물 등은 유기물이어도 농약을 자주 치는 골프장 특성상 농약에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크기에 폐기 전에는 별도 보관 시설을 만들어 관리하고, 폐기할 때는 적법하게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폐기 전 폐기물을 보관할 때부터 아무렇게나 내버려 두고, 폐기마저도 불법적으로 하는 골프장이 종종 적발된다. 이는 폐기물관리법 위반이며, 폐기물에서 흘러나온 농약으로 말미암은 환경오염 우려도 크다. 골프장에서 나오는 농약 폐기물은 물론 잔디 폐기물이나 임산 폐기물 등으로 말미암은 환경오염 문제도 심각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회수되지 않은 각종 물품

 

골프장에서 쓰이는 각종 물품도 쓰고 회수되지 않으면, 폐기물이 될 수 있다. 버려진 골프공(로스트볼)이 대표적인 예다. 어떤 이유에서든 주인이 가져가지 않고 방치된 로스트볼은 어떤 상황에서는 ‘돈’이 되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폐기물’이 된다. 

사실 로스트볼은 제대로 회수하면 돈이 되기에, 웬만하면 회수하려 한다. 골프장이 자신들의 부지에 버려진 로스트볼로 적잖은 돈을 번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 때문에 로스트볼을 노리고 골프장에 불법 침입해 로스트볼을 훔쳐 달아나는 로스트볼 도둑까지 있다. 이 때문에 골프공은 웬만하면 폐기물이 되지 않을 것 같지만, 회수되지 않는 로스트볼은 고스란히 폐기물이 된다. 특히 골프장을 넘어 인근 해안이나 임야 등으로 떨어져 사람 눈에도 잘 띄지 않으니 주워가는 사람도 없고, 결국 쓰레기가 된다. 바닷속에 버려진 골프공은 미세 플라스틱을 발생시켜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할 수 있다.

 

각종 생활폐기물

 

골프장에서 나오는 각종 생활폐기물도 문제다. 수많은 이용객이 18홀을 돌면서 골프를 치고, 먹고, 마시고, 기타 용도로 사용하는 물건들은 어마어마하며, 이것들은 고스란히 폐기물로 남기 쉽다. 특히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일회용품은 사실상 100% 폐기물이 된다. 비닐로 된 론드리백, 일회용 컵, 플라스틱 티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폐기물의 양도 결코 만만치 않다. 올해 4월 환경부는 현재 규제받는 21개 일회용품 외에 많이 쓰이는 일회용품으로 컵뚜껑, 컵홀더, 물티슈, 일회용 앞치마, 비닐장갑 등과 함께 골프장 론드리백을 지목하고, 이에 대한 사용량 통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골프장 폐기물 문제의 해법

 

이러한 골프장 폐기물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먼저 불법 폐기물부터 해결해야겠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전국 모든 골프장에서 나오는 모든 폐기물을 합법적으로 처리한다 해도, 폐기물이 지나치게 많이 나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문제다. 즉, 폐기물 자체를 줄이기 위한 노력과 연구도 병행되어야 한다.

물론 당장 노력한다고 단숨에 폐기물을 줄이기는 어려운 분야도 있다. 농약 폐기물이 대표적인 예다. 매년 골프장의 농약 사용량이 늘어난다고 비판 여론이 거센데, 골프장이라고 좋아서 농약을 많이 쓰는 게 아니다. 기상이변 등 여러 악재로 농약을 많이 쳐야 잔디를 수월하게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농약을 많이 쓰고 있다. 그런데 당장 농약 사용을 줄이거나 금지하여 농약 폐기물을 줄이자는 의견은 현실적인 대안이 아니다.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찰하고, 또 연구해야 할 문제다.

하지만 당장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분야도 있다. 생활폐기물, 특히 일회용품은 줄이려면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처음에는 다소 불편하고 어색하겠지만, 골프장과 이용객이 합심하면 충분히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지금도 일회용품 줄이기를 위해 노력하거나, 적극적으로 일회용품 퇴출에 나선 골프장이나 골프 대회도 여럿 있다. 

오래전부터 꾸준히 문제가 되었고, 친환경이 화두가 된 현재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골프장 폐기물. 당장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문제는 빠르게 조치를 취하고, 그렇지 못한 문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살피고 연구하며 해결법을 찾는 것. 이것이 골프장 폐기물 문제의 정답이 아닐까.

 

 

GJ 나도혜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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