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야간 라운드의 명암
늘어나는 야간 라운드의 명암
  • 김상현
  • 승인 2023.07.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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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낮에 즐기는 스포츠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야간 라운드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많은 골프장이 주간은 물론 야간에도 운영하고 있으며,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골프는 낮에 즐기는 스포츠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골프 잡지 표지만 봐도 알 수 있다. 대낮의 골프장 풍경이나 낮에 골프를 치는 사람의 이미지를 담은 표지는 많지만, 야간 골프장이나 밤에 골프 치는 사람의 이미지를 담은 표지는 찾기 어렵다. 또한, 아마추어와 프로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골프대회가 낮에 열린다는 점 역시 일반적으로 골프는 낮에 즐기는 스포츠로 받아들여진다는 증거다.

하지만 야간 라운드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금껏 주간에만 운영하던 골프장이 야간 운영을 시작했다는 건 이제 특별한 뉴스도 아니다. 그만큼 많은 골프장이 주간은 물론 야간에도 운영하고 있으며, 점점 그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야간 영업 골프장의 증가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서 최근 발간한 레저백서 2023에 따르면 야간에 영업하는 골프장이 136개소, 18홀 이상 전체 402개소의 33.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 곳 중 한 곳은 야간에도 운영하는 것이다. 대중형 골프장은 249개소 중 38.2%인 95개소, 회원제 골프장은 전체 153개소 중 26.8%인 41개소가 야간 영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살피면 먼저 수도권에는 49개소로 가장 많은 야간 영업소가 있었고 대구·경북권에 24개, 부산·울산·경남권에는 23개소 순이었다. 하지만 관광객이 많이 찾는 제주도는 야간 영업 골프장이 1개소에 불과했고, 전북 역시 1개소에 그쳤다.

이처럼 야간에 영업하는 골프장이 늘어나는 건, 이를 선호하는 이용객이 많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특수로 골프 수요가 늘어난 데다, 야간 그린피가 주간보다 저렴해 경제적이고 햇빛과 더위를 피할 수 있다는 점도 선호 요인이다. 특히 올여름에는 폭염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어 주간보다 시원한 야간 라운드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회원제보다, 대중제 골프장 위주로 야간 영업이 확대되는 건 대중제는 수익성을 위해 야간 영업을 선호하지만, 회원제는 잔디 훼손, 인력관리 등을 이유로 야간 영업을 꺼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골프장 야간 영업 모범 사례

 

야간 영업의 모범 사례 중 하나인 강원도 횡성의 벨라스톤CC의 사례를 살펴보자. 이곳은 4월부터 11월 중순까지 야간 마샬캐디제(일반 캐디보다 적은 업무를 하는 대신 캐디피도 적게 받는 제도)를 시행하면서 작년 2만여 명의 이용객이 찾았고, 매출액도 24억원에 달했다. 6월 토요일의 그린피는 주간 최고 21만 9천원이지만, 야간에는 12만 9천원으로 그린피가 크게 낮아지며, 마샬캐디나 노캐디로 이용할 수 있어 저렴하다.

경기도 안성에 있는 다른 골프장도 야간 영업의 모범 사례다. 이 골프장은 6월의 토요일 2부 그린피가 최고 28만원에 달하지만, 야간에는 17만원이면 골프를 즐길 수 있다. 또한, 노캐디이기에 캐디피도 들지 않아 이용료가 주간과 비교하면 13만원 정도 더 저렴해진다. 

이러한 현상에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야간 골프는 여름에 시원하게 경기할 수 있고,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골프장과 골퍼 모두에게 환영받고 있다”고 말했다.

 

야간 운영으로 인한 문제

 

골프장에는 더 많은 수익을, 이용객에게는 저렴한 비용 등을 무기 삼아 점점 늘어나는 야간 골프장 운영. 하지만 야간 골프장 운영으로 말미암은 문제도 있다.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건 바로 빛이다. 야간 운영을 하려면 골프장에 조명을 밝혀야 하는데, 이 조명이 ‘빛 공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골프장 빛 공해는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야간 영업을 중단한 골프장도 있다.

인천공항 활주로 인근에 있는 A 골프장은 이 때문에 야간 영업을 중단했다. 인천공항 국제업무지역(IBC-I) 에 조성돼 영업 중인 이 골프장은 18홀 중 14개 홀은 국제업무지역에, 나머지 4개 홀(3~6홀)은 제3, 4 활주로 인근에 있다. 그런데 이 골프장의 야간 영업이 문제가 되어 결국 감사원의 감사 대상이 되었다. 

감사원은 A 골프장이 제출한 준공보고서가 허위로 작성되었다는 점. 그리고 야간 골프장 영업을 위해 설치한 조명이 항공등화로 오인될 수 있거나, 항공등화의 인식을 방해하는 등화, 곧 ‘유사등화’로 여겨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A 골프장의 야간 영업은 중단되었고, A 골프장은 야간 영업을 재개하기 위해 처음부터 다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골프장 야간 조명 때문에 야간 영업이 중단된 건 다소 극단적인 사례지만, 이외에도 골프장 야간 조명이 논란이 된 일은 적지 않다. 이유도 다양하다. 

빛 공해로 농경지 작물의 생태에 지장 받는다거나, 해충이 더 번식한다거나, 가축이 스트레스를 받는다거나, 인근 주민의 수면에 방해를 받는다는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 

때문에 골프장 빛 공해를 막기 위한 조명기술의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빛 공해에 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어 골프장 빛 공해 문제도 빨리 개선하거나 해결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업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편견과의 작별

 

국내 골프장 세 곳 중 한 곳이 야간 영업을 하고, 또 골퍼의 야간 라운드를 향한 관심과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제 ‘골프는 꼭 낮에 즐겨야 한다’는 편견과도 작별할 때가 된 것 같다. 하지만 ‘골프장 빛 공해’ 등 골프장 야간 운영으로 말미암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 또한 기억할 필요가 있다. 

야간 골프가 낮에 즐기는 골프 못지 않은 새로운 골프 문화로 자리 잡으려면, 야간 운영의 장점은 더 살리고 단점을 꾸준히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GJ 김상현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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