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골프장 난개발에 쏟아지는 우려
파크골프장 난개발에 쏟아지는 우려
  • 전은미
  • 승인 2023.07.0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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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 강변마다 파크골프장 개장이 시작되자 환경단체들은 “파크골프장 난개발로 인해 주변 지역들은 생태계 파괴와 환경오염, 홍수 피해 등에 노출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갈수록 거세지는 파크골프 열풍

 

18홀 기준 4시간 이상 경기를 진행해야 하는 골프와 달리, 파크골프는 1시간 반 남짓이면 경기를 마칠 수 있기 때문에 중장년층 사이에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린피나 캐디피, 카트비 등 고가의 골프장 이용료와 골프클럽 구매 비용에 부담을 느끼던 이들도 파크골프를 통해 비용 부담 없이 골프의 매력을 즐길 수 있게 됐다. 

파크골프와 비슷한 게이트볼 이용 시설이 전국 곳곳에 마련되어 있기는 했지만, 게이트볼은 ‘고령층들이 즐기는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파크골프는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MZ세대 사이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만큼, 그 인기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파크골프와 지역경제 활성화

 

고가의 골프장 이용료 부담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파크골프의 매력으로 인해 지역경제가 덩달아 활성화되는 순기능 역시 포착되고 있다. 그동안 산천어축제로 알려졌던 강원도 화천군은 지난 2021년 7월 북한강변에 ‘산천어 파크골프장’을 개장하면서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고령층 사이에서 불고 있는 파크골프 붐을 타고 화천을 찾는 관광객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돈 오천원이면 북한강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면서 골프의 매력까지 느낄 수 있는 화천의 산천어 파크골프장은 오픈 이후 입소문을 타며 방문객 숫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개장 이후 1년 반 동안 누적 방문객 수가 5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가 치솟자 산천어 파크골프장은 현재 54홀까지 규모를 키웠다.

파크골프장 이용을 위해 화천을 찾은 골퍼들이 인근 식당이나 관광지 등을 방문하면서, 자연스럽게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까지 이어지는 순기능이 포착된 것이다.

 

지자체가 파크골프장 조성을 추진하는 이유

 

일반 골프장과 달리 파크골프장 개발은 지자체가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용자가 대부분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고령층인 만큼 파크골프장 관련 공약을 얼마나 잘 이행하느냐에 따라 선거철 표심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일부 지자체장들 사이에서 파크골프장이 전형적인 선심성 사업으로 악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환경 파괴에 대한 우려

 

전국 각지에서 파크골프장이 성공적으로 운영되자 너도나도 파크골프장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한마디로 종합적인 계획 없이 난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지자체에서는 시민들의 표심을 얻을 수 있어 좋고, 인근 상인들 역시 관광객이 증가하는 만큼 상권 활성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니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문제는 파크골프장을 짓기 위해서는 면적이 넓고 주변 경관이 뛰어나면서 매입이 수월한 부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는 부지는 대부분 기존에 공원으로 이용되던 곳이나 강변 등이었다. 여기에 파크골프장을 마구잡이로 개장하면서 이로 인한 환경 파괴, 홍수 피해 우려가 급증했다. 

전국의 광역시 가운데 파크골프장이 가장 많은 곳인 대구 내에 운영 중인 파크골프장은 총 28곳인데, 그중 절반인 14곳이 금호강변에 몰려있다. 아무리 저농약으로 시설을 관리한다고 해도 농약 사용으로 인한 수질 오염을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이 환경단체들의 공통적인 입장이다.

대구 북구에서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조성에 돌입한 금호강변 인근 신규 파크골프장 사업은 금호강 둔치 부지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수달과 삵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에 대구지방환경청은 해당 지자체를 통해 자연 생태환경 보완 조사를 요청했고, 대구환경운동연합 등은 금호강변 인근에 신규 파크골프장 건설 계획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게다가 도심 속 공원이나 녹지는 인간뿐만 아니라 주변 생태계 환경 보전에도 큰 역할을 하는 만큼 인간의 입장에서 마구잡이로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는 것은 커다란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더 크게, 더 많이’ 외치는 파크골프장

 

9개 홀의 파크골프장 조성을 위해서는 축구장보다 더 넓은 부지가 필요하다. 이는 일반 골프장에 비하면 훨씬 적은 면적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문제는 파크골프장의 확산 속도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파크골프장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54홀 수준의 초대형 파크골프장 역시 그 숫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파크골프장 난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전국 각지의 강변은 주변 지역에 식수를 공급하거나 장마철에 홍수 피해를 막아주고, 생태계 보호에 일조하는 등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다는 파크골프의 매력에 취해 마구잡이 식으로 생태계 파괴가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하는 순간이다.

 

 

GJ 전은미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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