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해야 할 골프장 불법 촬영
경계해야 할 골프장 불법 촬영
  • 나도혜
  • 승인 2023.06.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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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이 쉬워졌고, 관련 범죄가 늘고 있으며, 골프장도 예외는 아니다. 막기는 어렵지만, 최대한 막아야 하는 골프장 불법촬영 사건. 그동안 어떤 사건이 벌어졌는지 살펴보자.

 

불법 촬영 범죄 처벌 규정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에 따르면,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촬영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소위 몰카(불법촬영) 범죄의 처벌 규정이다. 또한, 몰래 타인의 신체를 촬영한 자는 물론 반포ㆍ판매ㆍ임대ㆍ제공이나 공공연하게 전시 상영 등을 한 자, 촬영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반포 행위 등을 한 자, 그리고 이러한 촬영물을 소지ㆍ구입ㆍ저장 또는 시청한 자도 처벌 대상이다.

‘몰카’라는 표현이 흔히 쓰이지만, 사실 논란이 있는 표현이다. 몰카라는 단어가 사안의 심각성을 가볍게 느끼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인권위와 기자협회에서는 ‘몰카’ 대신 ‘불법촬영’이라는 표현을 쓰도록 권하고 있다. 즉, 불법촬영(몰카) 범죄는 직접 사진이나 영상을 찍은 사람은 물론, 불법촬영의 결과물을 반포하거나 유통한 사람, 나아가 구입하거나 소지하기만 해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관련 규정이 엄격함에도, 불법촬영 사건은 끊이지 않는다. 

 

불법촬영 범죄 증가 이유

 

불법촬영 범죄가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타인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기 쉬워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필름 카메라 시절에는 카메라가 크고 무거운 탓에 그만큼 타인을 몰래 찍기가 쉽지 않았고, ‘소형 카메라’는 실제로 CIA나 KGB 등 첩보 조직의 비밀 도구로 쓰이기도 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가 찾아온 후 필름 카메라에서 디지털카메라, 디지털카메라에서 스마트폰, 스마트폰에서 스마트폰보다 훨씬 작은 디지털카메라까지 널리 쓰이고 있다. 그만큼 불법촬영이 쉬워졌고, 관련 범죄가 늘고 있으며, 골프장도 예외는 아니다.

사실 골프장 불법촬영이 타 분야에 비해 크게 유별나거나 빈번하다고는 볼 수 없다. 사회적으로 불법촬영이 만연해 있고, 범죄자들은 틈만 나면 몰래 타인의 신체를 찍을 기회를 엿보고 행동에 옮긴다. 규모가 크고, 탈의실과 샤워실 등이 있고, 신체 활동이 잦은 골프장에서 불법촬영 사건이 수시로 일어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물론 불법촬영 같은 범죄를 ‘어쩔 수 없는 일’이라 넘길 순 없다. 막기는 어렵지만, 최대한 막아야 하는 골프장 불법촬영 사건. 그동안 어떤 사건이 벌어졌는지 살펴보자.

 

스크린골프장 업주의 일탈

 

2010년에는 한 스크린골프장 업주가 자신의 가게에 카메라를 설치해 불법촬영을 했다가 적발된 사건이 있었다. 당시 피의자는 여자화장실 청소용 밀대 끝에 소형 카메라를 설치하여 수차례 여성의 하체부위를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았다. 피의자의 사무실을 압수 수색을 한 결과 컴퓨터에 저장된 동영상 파일 등이 나왔고, 결국 피의자는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골프장 직원의 일탈

 

2012년에는 자신이 일하던 골프장 여자 화장실에 침입해 휴대폰 카메라로 용변을 보는 여성을 촬영하는 등 여러 건의 불법촬영을 저지른 피의자가 검거된 사건이 있었다. 해당 피의자는 이미 불법촬영을 하다 동료 직원에게 들켜 경찰 수사를 받는 중이었음에도 계속 같은 범행을 저질렀고, 이후 증거인멸을 위해 자신의 휴대폰을 버리고 동료 휴대폰을 대신 제출했지만, 경찰이 휴대폰에서 삭제된 동영상을 복원하여 덜미가 잡혔고, 구속되었다.

2015년에는 한 골프장 직원이 잔디에 물을 주던 중 퍼팅을 앞둔 피해자에게 ‘퍼팅 자세를 교정해주겠다’며 접근한 뒤 자신의 휴대폰 카메라로 피해자의 치마 속을 촬영했다가 발각되었다. 피해자가 이 사실을 알고 항의하자 피의자는 사진을 삭제했지만, 결국 불구속 입건되었다.

이런 사례들은 명백한 불법촬영이지만, 어찌 보면 개인의 일탈이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의 일탈을 넘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된 일도 있다.

 

사회적 논란이 된 사건

 

2018년에는 한 골프장에서 정체불명의 누군가가 성관계를 한 것을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동영상이 퍼지며 큰 논란이 불거졌다. 이 사건은 단순한 불법촬영 사건을 넘어 불법유포, 찌라시, 명예훼손 등 다양한 문제로 번졌고, 문제가 된 동영상을 보고 싶다며 너도나도 출처나 동영상 파일을 찾아다니는 통에 ‘사회적 관음증’ 논란으로 번졌다. 심지어 엉뚱한 사람이 해당 영상의 당사자로 지목받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2021년에는 모 대형 골프리조트를 운영하는 기업 회장의 아들로 알려진 A 씨가 몇 년에 걸쳐 거주지 등에서 여러 여성과 성관계하는 장면을 불법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엄밀히 말하자면 ‘골프장 불법촬영’이라 부르긴 어렵지만, 골프계와 종교계 거물의 아들로 알려진 A 씨가 대규모의 불법촬영 사건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다. 

게다가 기소되기 한 달 전 출국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던 중 긴급 체포되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며 더더욱 비판받았다. 이후 피의자 A 씨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징역 1년 10개월로 감형됐다. A 씨를 도운 공범 B 씨도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되었다. 일부 피해자와 합의를 한 사정이 참작되었기 때문이다.

 

불법촬영 청정지대 만들기

 

흔히 ‘골프장 몰카’로 불리는 골프장 불법촬영 사건. 이는 말 그대로 불법이며, 피해자에게 크나큰 정신적 피해를 안겨줄 수 있는 범죄이다. 안타깝게도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며 불법촬영 기술도 나날이 정교해지고 있어 불법촬영 범죄를 뿌리 뽑는 건 대단히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골프장 불법촬영 사건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무엇보다 골프장과 이용자 모두가 불법촬영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이라도 함부로 불법촬영을 시도하는 것조차 어려울 만큼 골프장을 ‘불법촬영 청정지대’로 만드는 게 우선일 것이다.

 

 

GJ 나도혜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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