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LPGA 투어 파운더스컵 연장전 끝 우승 'LPGA 통산 15승'
고진영, LPGA 투어 파운더스컵 연장전 끝 우승 'LPGA 통산 15승'
  • 김상현
  • 승인 2023.05.1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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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코그니전트 파운더스 컵(총상금 300만 달러)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이민지(호주)를 꺾고 LPGA 통산 15승을 달성했다.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클리프턴의 어퍼 몬클레어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고진영은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치며 5언더파 67타,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했다. 마지막 라운드의 분전으로 고진영은 선두 이민지와 동타를 이뤄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 갔고, 접전 끝에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유독 뒷심에 강한 고진영의 진가가 다시 한 번 드러난 라운드였다. 3라운드에서 이민지에 4타 뒤진 공동 4위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 그는 차근차근 타수를 줄이며 선두 추격에 나섰다. 3번, 4번 홀 연속 버디로 초반부터 기세를 올렸고, 7번 홀에서도 다시 한 번 버디를 치며 날개를 달았다. 이어 12번 홀에서 다시 한 번 버디를, 마지막 18번 홀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이민지와 공동 선두를 이뤄 승부는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이후 연장전에서 이민지가 보기를, 고진영은 침착하게 파를 기록하며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 짓고 LPGA 통산 15승과 파운더스 컵 3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2015년 김효주, 2016년 김세영, 2018년 박인비, 그리고 3회 우승의 고진영까지 파운더스 컵의 ‘태극 낭자의 강세’ 전통도 이어졌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 고진영은 전날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임성재를 언급하며 눈길을 끌었다. 임성재도 대회 초반부터 선두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무서운 뒷심으로 결국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고진영은 “임성재가 한국 대회에서 5타 차를 극복하고 우승하는 것을 보며 영감을 얻었다”, “내 경기를 잘하면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고, 집중한 덕분에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최초로 파운더스컵 3회 우승을 차지한 데 “내가 세 번 우승을 하면서 다 다른 코스였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최선을 다 했고, 지난 싱가포르 대회 이후에 또 다시 우승하고 싶었고, 정말 열심히 했는데 오늘 이렇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돼서 너무 좋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작년 손목 부상으로 최악의 슬럼프를 겪었던 고진영은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 이어 다시 한 번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우승하지 못한 대회에서도 뛰어난 경기력과 무서운 뒷심을 선보이며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고진영의 분전과 함께 한국 여자 골프계에 다시 한 번 ‘홀수 해의 마법’이 돌아올 지도 관심사다. 고진영 등 한국 여자 골프 선수들은 연도 끝자리가 홀수인 해에 유독 강했고, 덕분에 ‘홀수 해의 마법’이라고 불렸다. 고진영도 2019년 4승, 2021년에는 5승을 기록하며 홀수 해의 마법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사이 여자 골프계가 절대 강자가 없는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든 가운데, 한국 여자 골프의 ‘홀수 해의 마법’도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비록 2021년에는 고진영 등이 분전하고, 그 해 한국 선수들이 LPGA 통산 200승을 달성하는 등 분전했지만, 작년부터 한국 여자 골프 위기설이 크게 고개를 들었다. 예전에는 상상하기 어렵던 ‘한국 선수 LPGA 18연속 무승 기록’ 등, 전반적으로 한국 여자 골프의 위용이 예전만 못한 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올해 한국 여자골프도 여자 골프 국가대항전인 한화 라이프플러스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충격의 예선 탈락을 당하는 등, 전성기만큼 압도적인 위용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돌아온 여왕 고진영이 본인은 물론 한국 여자 골프에 다시 한 번 ‘홀수 해의 마법’을 불러들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신예 유해란도 큰 관심을 끌었다. 유해란은 3라운드에서 선두와 3타 차 공동 2위에 오르며, 한때 고진영보다도 더 우승에 가까웠다. 하지만 마지막 라운드에서 1타를 잃으며, 4위로 대회를 마쳤다. 마지막에 다소 흔들리기는 했지만, 나쁜 결과는 아니었다. 톱10에 오른 12명의 선수 중 마지막 라운드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한 선수가 7명에 달할 만큼, 어려운 라운드였기 때문이다. 또 이번 경기로 단독 4위를 기록하며, 올 시즌 최고의 성적을 내었고, 올 시즌 데뷔 후 6개 대회에 출전하여 세 번이나 톱10에 오를 만큼 전반적으로 준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뒷심 부족’이라는 아쉬움이 지적되고 있지만, 한국 여자 골프의 기대주로서 미래가 기대된다.

 

파운더스컵을 마친 후 유해란은 “차근차근 한 단계씩 올라가고 있다. 앞으로 많은 대회에서 더 좋은 모습, 한 단계 더 올라간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적응하고 있는 기간에 좋은 플레이를 많이 보여드리고 있는 것 같아서 충분히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2년 연속 대회 우승을 노린 이민지는 전반 더블 보기, 후반 보기 등으로 주춤하며 한때 선두 자리에서 내려올 뻔했지만, 15번 홀에서 버디를 성공하며 2년 연속 우승의 코앞까지 갔다. 하지만 16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고진영의 추격을 허용했고, 연장전에서 덜미를 잡히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 선수로는 최혜진이 3언더파 285타로 공동 13위에 올라 고진영, 유해란 다음 가는 순위에 올랐다. 김세영과 안나린은 1언더파 287타로 공동 21위, 김아림은 이븐파 288타로 공동 25위에 자리했다. 신지은은 3오버파 291타로 공동 42위에 머물렀다.

 

 

GJ 김상현 이미지 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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