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존 7년 특허전쟁에서 최종 승소
골프존 7년 특허전쟁에서 최종 승소
  • 김상현
  • 승인 2023.04.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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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골프 점유율 1위 골프존과 2위인 카카오VX, 3위인 SGM 간에 벌어진 특허전쟁이 골프존의 최종 승소로 끝났다. 7년 동안 이어진 특허전쟁이 골프존의 최종 승소로 막을 내리면서, 골프존의 우위가 다시 한번 입증되었다는 평가다.

 

특허전쟁의 시작

 

골프존과 카카오VX, SGM의 특허전쟁은 2016년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골프존은 카카오VX와 SGM이 자사가 보유한 ‘비거리 감소율에 대한 보정을 제공하는 가상 골프 시뮬레이션 장치 및 방법’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비거리 감소율에 대한 보정을 제공하는 가상 골프시뮬레이션 장치 및 방법’은 골프장의 지형 종류에 따라 골프샷의 비거리를 차이 나게 하고, 스크린골프의 타격 매트 환경 및 골프 시뮬레이션 코스에서의 환경까지 함께 계산하고 보정해 라운드 결과에 반영하는 기술이다. 골프존은 카카오VX와 SGM의 ‘매트 조건 등을 고려해 비거리를 계산하는 기술’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카카오VX와 SGM은 ‘매트 조건 등을 고려해 비거리를 계산하는 기술’을 썼다고 꼭 골프존의 특허를 침해한 건 아니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1심과 2심

 

카카오VX와 SGM은 골프존이 보유한 특허에 대한 등록 무효소송을 따로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특허 등록 무효 소송은 1심과 2심 모두 골프존이 승소하고, 대법원에서 상고를 기각하며 골프존의 승소로 끝났다.

특허 무효 소송과 별개로 진행된 특허침해 소송에서, 1심은 골프존의 손을 들어주었다. 1심 재판부는 카카오VX와 SGM이 골프존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보았고, 이에 특허침해 제품과 관련한 생산설비 등을 전량 회수 및 폐기하는 건 물론, 골프존이 입은 피해 배상도 명령했다.

2심에서는 골프존이 패소했다. 2심 재판부는 카카오VX 프로그램은 페어웨이 매트에서 타격할 때만 지형 조건과 매트 조건을 고려해 비거리를 조정한다는 점, 또 트러블 매트에서 타격할 때는 지형 조건에 따른 비거리 조정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골프존 기술과 다르다고 보았다. SGM의 프로그램도 트러블 매트에서는 지형과 관계없이 이미 정해진 기본 볼 속도 감소율만 적용하고 있기에 역시 골프존의 특허를 침해하는 건 아니라고 보았다. 골프존의 특허 기술의 적용 범위를 좁게 해석한 것이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2심을 뒤집고 다시 한번 골프존의 손을 들어 주었다. 2심에서 골프존의 ‘지형조건과 매트 조건을 동시에 고려해 비거리를 조정하는 기술’의 범위를 좁게 인정해 골프존의 손을 들어주지 않은 것과는 달리, 대법원은 적용 범위를 넓게 해석했다.

특히 골프존의 특허가 비거리를 조정할 때의 지형조건만 고려한 게 아니라 지형 조건과 매트 조건이라는 두 요소를 함께 고려했다는 점에서 기술적 의의가 있다고 판단했고, ‘지형조건과 매트조건을 함께 고려해 비거리를 조정하는 방식’을 쓴 것만으로도 골프존의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카카오VX와 SGM이 골프존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취지로 2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으로 돌려보냈다.

 

특허법원의 판결

 

대법원이 골프존의 손을 들어주며 사실상 골프존의 승소가 거의 확실해진 가운데 4월 12일. 특허법원은 예상대로 다시 한번 골프존의 손을 들어주었다. 즉, 카카오VX와 SGM에 특허침해에 관련된 스크린골프 제품을 모두 폐기하고 지연손해금을 포함한 배상금을 골프존에 지급하라고 명령한 것이다. 양측이 골프존에 지급해야 할 배상금은 카카오VX는 19억 2,000만원, SGM은 14억 6,000만원이다.

특허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피고가 장기간 특허권을 침해했음에도, 일관되게 침해 사실을 부인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피고는 골프존의 특허 기술을 모방한 제품을 생산·사용·판매 등을 해선 안 되며 피고의 본점, 지점, 사무소, 영업소, 공장 및 창고에 보관 중인 완제품과 관련 제품을 모두 폐기하라고 명령했다.

재판 후 장철호 골프존 CTO는 “지속적인 R&D 투자를 통해 스크린골프를 포함한 골프 관련 핵심 기술들을 선보이며 550여 개 이상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도 선제적으로 골퍼에게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고 자사 기술 가치를 보호·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골프존의 완승

 

이렇게 7년간 이어진 특허전쟁의 최종 승자는 골프존이 되었다. 사실 2020년 특허 무효소송에서 대법원이 골프존 손을 들어주고, 2021년 특허침해 소송에서도 대법원이 골프존의 손을 들어주었기에 파기환송심에서 골프존의 승소는 거의 확실했다. 이미 법리적으로 골프존의 특허가 인정되는 건 물론 특허침해 사실까지 결론이 난 것으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예상대로 파기환송심에서 특허법원이 다시 한번 골프존의 손을 들어주고, 배상 및 특허침해 제품 폐기를 명령하면서 특허전쟁은 골프존의 완승으로 끝났다.

이 사건의 여파가 어느 정도일지에 대한 예측은 엇갈린다. 법적으로 완패한 카카오나 SGM가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지만, 문제가 된 ‘비거리 감소율에 대한 보정을 제공하는 가상 골프 시뮬레이션 장치 및 방법’ 기술을 카카오나 SGM이 더 이상 쓰이지 않기 때문에 여파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분명한 것은 특허전쟁의 승자는 골프존이며, 골프존의 기술적 우위가 다시 한번 증명되었다는 사실이다.

IT 기술에 기반을 둔 스크린골프에서 기술력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기술을 둘러싼 분쟁이 법적 분쟁이 되고, 7년간의 장기전으로 이어진 이번 ‘7년 특허전쟁’은 업계에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 기술은 독자적으로, 혹은 합법적으로 획득하고 사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GJ 김상현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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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K 2023-05-05 08:44:57
골프존은 가격 낮추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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