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골프장 예약 시스템 도입 논란
파크골프장 예약 시스템 도입 논란
  • 김상현
  • 승인 2023.04.0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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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 시스템은 대부분의 분야에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공연예술이나 극장처럼 예약 시스템이 없으면 제대로 돌아가기 어려운 분야도 적지 않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어느 날 갑자기 골프장 부킹이 전면 금지되거나 사라진다면 업계에 대혼란이 발생할 건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런데 이 당연하다면 당연하고, 나아가 꼭 필요한 것으로 여겨지는 예약 시스템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는 분야가 있다. 바로 파크골프다. 
일반 골프나 스크린골프에는 예약(부킹)이라는 개념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유독 파크골프의 경우 예약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이며, 또 어떻게 풀어야 할까.

 

파크골프와 예약

 

사실 파크골프에 예약 혹은 부킹이라는 개념은 상대적으로 미비했다. 물론 예약이라는 개념이 없지는 않았다. 특히 경쟁률이 높은 인기 파크골프장이나, 특정 클럽이 소유한 시설에서 외부인이 이용하려면 어떤 형태로든 예약해야 했다. 물론 일반 골프장처럼 체계적이고 전면적인 부킹 시스템이 도입된 수준은 아니었고, ‘출생연도 홀짝제’나 ‘클럽별 요일제’ 등 일반 골프장에서 도입했다간 큰 논란이 될 법한 시스템이 운영되기도 했다. 
하지만 파크골프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며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해졌고, 이에 예약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자 그에 반발하는 여론도 수면에 떠오르며 논란 또한 커졌다. 실제로 파크골프 예약 제도, 그리고 그로 말미암은 논란 등이 본격적으로 언론을 탄 건 2022년경부터다.
파크골프에 예약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무엇보다 수요보다 시설 공급이 부족하기에 체계적인 예약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대기자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주먹구구식이 아니라 더욱 체계적인 사전예약 시스템, 곧 부킹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논리다. 사실 이런 예약 제도는 이미 어느 정도 현장에 도입된 상태다. 

 

예약 문화에 적응 중인 대구 지역 사례

 

파크골프의 메카로 꼽히는 대구의 경우, 2022년 초 부킹제 도입을 밝히고 이후 2023년 초 동구 불로 파크골프장에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도입했으며, 예정대로라면 2023년 하반기에는 강변 파크골프장과 비산 파크골프장, 이후 순차적으로 대구시 내 전 구장에서 예약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다만 고연령층이 많은 파크골프 특성상, 이용자들이 사전예약 시스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할 것을 우려해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예약뿐만이 아니라 현장 및 전화 예약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고, 덕분에 이용객 상당수가 새 예약 시스템에 적응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런 사례만 보면, 파크골프에도 골프처럼 부킹 시스템이 무사히 도입되고, 또 잘 녹아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예약 시행 후 홍역 치른 고양 A 파크골프장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일도 있었다. 2022년 11월 2일, 고양의 A 파크골프장은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이날은 A 파크골프장이 온라인 예약제를 시행한 첫날이었는데, 이용객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시위까지 벌어져 결국 운영이 중단되는 사태에까지 이른 것이다. 
고양시의 파크골프클럽은 70~90대가 주류일 만큼 노년층이 집중적으로 파크골프장을 이용하는 가운데, 이러한 노년층에게 온라인 예약제는 사실상 시설 이용을 제한하는 조치라는 것, 그리고 이용시간과 금액을 변동한 것 등이 반발을 산 이유였다. 
이에 A 파크골프장을 운영하는 고양도시관리공사는 파크골프장을 이용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오랫동안 줄을 서는 등 불편해하는 이용객이 많다는 점. 온라인예약은 정원의 50%로 한정 지었다는 점. 이용시간과 금액을 변경한 것은 관리를 좀 더 철저히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고양의 A 파크골프장처럼 파크골프 예약 시스템 문제로 이용객들이 대대적으로 반발하고, 시위로까지 번진 건 드문 사례다. 하지만 파크골프 예약 시스템을 둘러싼 논란은 고양 이외의 지역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예약 시스템 도입 Yes or No

 

파크골프 예약 시스템 도입에 반대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고양의 A 파크골프장처럼 고연령층이 온라인 및 모바일 예약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반대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또한, ‘노쇼’도 문제로 꼽힌다. 
시범 운영 중인 대구 동구 불로 파크골프장이 좋은 예다. 현재 시스템으로는 예약자가 통보 없이 예약 시간에 구장에 나타나지 않을 시 다른 사람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수도 없고, 노쇼에 대한 페널티 역시 전무하다. 
대구시 파크골프협회가 전체 예약 건 중 노쇼 비율이 20~30%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음에도, 노쇼에 대한 대응책은 미비한 상황이다. 또 예약 시스템 하에서는 이용객들이 빈자리 찾기에 급급해 같은 클럽 회원끼리 라운드를 돌기 쉽지 않다는 점 역시 불만을 사고 있다. 현재 파크골프가 동호회 및 클럽 위주로 돌아가고 있음을 고려하면, 이 또한 타당한 불만이라 할 수 있다.
파크골프에 예약 시스템이 도입되는 건 멈출 수 없는 대세로 보인다. 대세 생활 스포츠로서 자리매김한 파크골프를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는 건 이미 한계에 달한 듯 보이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전보다 체계적인 예약 시스템이 차근차근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파크골프 예약 시스템 도입이 대세라도, 그 때문에 생기는 이용객의 불편을 방치하는 건 옳지 않다. 먼저 파크골프에 예약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를 이용객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또 주 이용층인 노년층도 예약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배려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파크골프장, 그리고 이용객 모두가 윈-윈 하는 길일 테니까 말이다.

 

 

GJ 김상현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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