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공 비거리 규제, 모두가 NO 할 때 혼자서 YES를 외친 남자
골프공 비거리 규제, 모두가 NO 할 때 혼자서 YES를 외친 남자
  • 나도혜
  • 승인 2023.03.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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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골프 업계에서 골프공 비거리 규제 강화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세계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R&A와 USGA는 골프공에 따른 비거리 규제를 대폭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에 대한 반응은 좋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엘리트 골퍼들은 자신의 플레이 특성에 맞는 골프공 사용에 익숙해져 있는 만큼 결과가 보장되지 않는 변화에 두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설령 이에 찬성한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의견을 표현했다가 반대 의견을 가진 이들에게 타겟이 될 수 있어 몸을 사리는 분위기도 있었다.

 

골프공 비거리 규제 모두가 NO 할 때 혼자서 YES를 외친 남자

 

그런데 골프공 비거리 규제 소식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을 밝힌 선수가 나타났으니, 바로 로리 매킬로이이다. 로리 매킬로이는 지난 2007년 PGA 입회 이후 지금까지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선수이다. 로리 매킬로이는 175cm의 작은 체구가 무색할 정도로 뛰어난 샷 비거리가 강점이다.

PGA 투어에서 여러번 우승을 하고 지금까지도 세계랭킹 상위권에 있는 뛰어난 실력과 작은 체구에 비해 뛰어난 샷 비거리를 가진 선수가 골프공 비거리 규제에 찬성한다니, 그동안 이를 반대해왔던 사람들이 단번에 무안해지는 상황이 됐다.

로리 매킬로이가 골프공 비거리 규제에 찬성하는 이유는 동일한 조건에서 경기를 치름으로써 선수들 간의 실력을 더욱 변별력있게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23일(한국시간) 로리 매킬로이는 인터넷 방송인 ‘노 레잉업’을 통해 골프공 비거리 규제에 대한 찬성 의견을 밝혔다. 동료 선수들이 대부분 반대하고 있는 사안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 조치가 시행되면 최고의 실력을 가진 선수가 누구인지 분명하게 가려낼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로리 매킬로이는 평소 비거리로 주목을 받는 선수인만큼, 비거리를 좌우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제거하고 진검승부를 벌여보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실력에 대해 자신감과 확신을 가지고 있으니 이런 발언도 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 하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골프공에 따른 비거리 차이, 정말 영향이 클까

 

골프공에 따라 비거리가 차이나는 이유는 공의 스피드, 스핀, 공의 무게 및 밀도, 공의 볼 스핑 속도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공의 스피드는 공이 충돌한 후 떨어지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관련이 있다. 공이 더 빠르게 출발하면 공의 비행 거리도 더 멀어지게 되니 말이다.

스핀은 공이 회전하는 정도를 나타내는데 이는 공의 비행 거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 공이 회전할수록 공의 비행 경로가 곡선을 그리기 때문에, 스핀이 많은 공은 공중에서 더 많은 거리를 이동하게 되는 것이다.

공의 무게나 밀도는 공의 비행 거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공의 무게가 무거울수록중력의 영향으로 인해 비행 거리가 감소되고, 가벼운 공은 비행 거리가 증가될 수 있다. 물론 너무 가벼운 공은 바람의 영향을 극복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보내기 어렵기 때문에, 플레이를 하는 선수의 특성에 따라 비거리와 정확도가 높아지는 공은 모두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볼 스핑 속도 역시 공이 날아가는 방향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골퍼가 스핀을 가하는 방향에 따라 공의 비행 경로 역시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볼 스핑 속도가 높은 공은 특정한 방향으로 비행 거리를 더욱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골프공을 만들 때에는 이러한 요인들을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설계되하게 되는데, 각각의 요인이 최적화되어 골프공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이지만 이에 대한 골퍼들의 체감은 모두 다르다.

스윙의 정확도나 비거리 등 강점과 약점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골퍼들은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골프공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게 되는 것이다.

 

골프공 비거리 규제는 그간의 노력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일이다?

 

나에게 맞는 골프공을 선택하는 것 만으로도 스코어가 완전히 뒤바뀔 수 있는 만큼, 프로 선수들은 이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일 수 밖에 없다. 오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여 나에게 딱 맞는 골프공을 찾아내고 그에 맞는 훈련을 반복해왔는데, 갑작스럽게 골프공을 규제한다니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져도 이보다 황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로리 매킬로이의 말처럼 골프공 비거리 규제가 시행된다면 선수의 실력에 대해 보다 변별력있는 판단이 가능해진다는 것도 일리가 있다. ‘장인은 도구 탓을 하지 않는다’는 옛말처럼, 어떠한 조건에서도 일정한 플레이를 구사하는 선수가 진정한 엘리트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R&A와 USGA가 지난주 공동 성명을 통해 골프공 비거리 규제를 선언한 것도 이같은 관점에서다. 시속 127마일의 스윙 스피드로 타격했을 때 골프공이 비거리 312~320야드 이상 기록하지 못하겠다는 것이 R&A와 USGA의 입장이다.

그동안 R&A와 USGA는 골퍼들의 자유와 경기력 보장을 위해 골프공 비거리 제한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이로 인해 일부 선수들의 비거리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나는 현상이 관찰되자 장기적으로 골프의 발전에 있어 문제의 소지가 된다고 본 것이다.

 

골프공 비거리 규제에 대해 모두가 “NO”를 외칠 때, 평소 뛰어난 비거리로 주목받는 로리 매킬로이가 자신만만하게 “YES”를 외쳤다. 골프계에서 시행될 새로운 규칙에 대한 입장차이가 상당한만큼 이를 둘러싼 골퍼들의 의견충돌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GJ 나도혜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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