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사건·사고로 추락하는 골프 이미지
연이은 사건·사고로 추락하는 골프 이미지
  • 김태연
  • 승인 2023.03.11 12: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사회면을 장식하고 있는 각종 사건·사고들로 인해 대중들 사이에서 골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고착화 될 위기에 처했다.

 

현재 정치권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인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태국 현지에서 검거된 장소가 골프장이었다는 점은 물론, 성추문 논란의 주인공인 해인사 스님들이 원정골프를 위해 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는 뉴스까지… 이쯤되면 골프는 각종 추문 전용 스포츠로 전락한 게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8개월간의 해외 도피 끝에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잡힌 장소

 

‘쌍방울 그룹 비리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무려 8개월만의 해외 도피생활을 이어온 끝에 체포됐다. 그가 체포된 곳은 태국 빠툼타니에 위치한 골프장으로 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과 함께였던 것으로 알려져 더욱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김성태 전 회장은 8개월간의 도피기간동안 ‘황제 도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호화로운 생활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태 전 회장은 체포되었던 태국을 거점으로 인근 국가를 오가며 도피생활을 이어갔는데, 해당 기간 동안 쌍방울 임직원을 통해 이른바 ‘텐프로’ 룸살롱 여성 종업원을 자신이 머무르고 있는 곳으로 부르고 수고비를 집하는 등 오만하고 방탄한 생활을 이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도피 생활동안 이어진 과감한 행동들은 김성태 전 회장이 검찰에게 절대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며, 집중 수사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았을 텐데도 버젓이 양 회장과 라운드를 즐겼다는 사실 역시 대중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자숙해도 모자랄 해인사 스님들이 태국 여행에서 찾은 곳

 

주지스님의 성 추문부터 승려들 간의 몸싸움 논란에 이르기까지 가십이 끊이지 않았던 경남 합천 소재 해인사 소속 승려 두 명이 겨울 수행 기간 동안 태국에서 골프 여행을 즐긴 사실이 밝혀졌다. JTBC와 불교닷컴 등의 보도에 의하면 해인사 소속 승려 두 명은 지난해 12월 태국 치앙마이에 위치한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즐기기 위해 원정 골프 여행을 떠났다. 한국과 달리 치앙마이는 무더운 날씨를 기록하고 있는 탓에 라운드 도중 캐디가 문제의 승려들에게 직접 선크림을 발라주는 모습 역시 포착됐다.

물론 스님들에게 골프나 해외여행이 금지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러 논란들로 인해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만큼 자숙이 필요한 기간일뿐더러, 불교에서 승려들은 음력 10월 15일부터 이듬해 1월 15일까지 바깥 활동을 삼가고 수행에 매진해야 하는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한가롭게 원정 골프를 떠났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불교계를 포함한 대중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두 승려의 원정 골프가 논란이 되는 이유는 또 있다. 불과 2년 전에도 여름 수행 기간 동안 골프를 쳤다는 사실이 밝혀져 비판을 받은 주인공이 바로 두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논란이 되자 태국 원정 골프를 떠났던 문제의 승려는 “(골프를) 자제해야 하고 죄송한 일이다”라면서도 “치앙마이에서 골프만 친게 아니라 성지순례도 하고 왔다”며 변명을 늘어놓았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가 접대에 이용한 장소

 

화천대유의 대주주이자 전 머니투데이 기자 김만배가 언론사 간부는 물론 수십 명의 기자들과 금전 거래를 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김 씨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접대를 한 것으로 알려진 장소는 다름아닌 골프장인데, 라운드 중에 적게는 백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에 이르는 금액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만배 씨에게 골프장에서 접대를 받고 금품을 수수한 기자들의 명단이 공개될 경우 이와 관련된 언론사들은 일제히 패닉에 빠질 수 있다. 투명하고 공정한 보도를 통해 사회를 비춰야 할 언론인들이 골프 접대를 받고 금품을 수수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된 국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논란이 제기된 이후 이에 대처하는 언론사의 자세 역시 문제이다. 김만배 씨에게 골프 접대와 함께 뇌물을 받은 것으로 추측되고 있는 언론사들 가운데 지난 1월 7일 사과문을 게시한 한겨레를 제외한 어떤 곳에서도 해당 논란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사회적인 이슈를 취재하고 정확한 사실에 기반한 뉴스를 송출해야 하는 언론사에서 자신들의 잘못을 덮기 위해 침묵으로 일관하는 모습은 대중들로 하여금 실망감을 넘어 배신감까지 들게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각종 사건·사고에서 ‘골프’가 빠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이유들로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만든 사연들 속에서 ‘골프장’이 단골 소재로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골프장이 지닌 특성 때문이다. 넓은 부지를 필요로 하는 골프장의 경우 도심 한복판이 아닌 교외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만큼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기에 적절한 장소라고 생각하기 쉽다. 

게다가 골프는 18홀을 기준으로 4시간 이상 소요되는 스포츠인 만큼 동반자들끼리 오랜 시간동안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데, 심지어 캐디를 제외하고는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들을 사람도 없으니 이보다 더 좋은 장소가 또 어디 있으랴.

코로나19 기간 동안 국내 골프장에서 사용된 금액을 분석해본 결과 법인카드 사용액이 무려 2조원에 육박한다는 사실 역시 골프장을 여전히 접대 문화로 인식하고 있는 사회적 폐단이 남아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골프가 대중들에게 건전한 스포츠로 인식되기 위해서는 골프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GJ 김태연 이미지 GettyImages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땡초킬러 2023-04-09 17:52:34
런던 가는데 땡초 10명이 비지니스 타고 가더라.. 조폭도 아닌데 고기를 얼마나 쳐 드셨으면 다 100키로 넘어 보이더라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