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설이냐 환경이냐, 대구 파크골프장 논란
증설이냐 환경이냐, 대구 파크골프장 논란
  • 김상현
  • 승인 2023.03.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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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파크골프의 메카로 꼽히는 대구에서 파크골프장 증설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쪽에선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더 많은 파크골프장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는 반면, 반대쪽에선 주로 환경 파괴를 이유로 골프장 추가 건립에 반대하고 있다.

 

파크골프장 증설을 주장하는 입장

 

먼저 대구의 파크골프장 증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측의 입장을 살펴보자. 사실 파크골프의 인기가 치솟으며 파크골프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 파크골프장 증설을 요구하는 건 전국적인 현상이다.

한국 파크골프의 메카라 불릴 만큼 많은 파크골프장이 있는 대구도 예외는 아니다. 대구파크골프협회 김광기 회장이 한 언론과 진행한 인터뷰에 따르면 현재 대구의 파크골프 클럽은 630개에 달하며, 동호인을 포함하면 4만명 이상이 파크골프를 열렬히 즐긴다고 한다. 김 회장은 이런 가운데, 파크골프장의 공급이 수요에 비해 부족하기에 파크골프장 증설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김 회장은 현재 대구에는 25개의 파크골프장이 있지만 513홀 규모의 파크골프장 중 36홀은 2곳에 불과하다는 점. 그중 공인구장은 없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종합하면 김 회장은 파크골프장 증설이야말로 현재 대구 파크골프장이 겪고 있는 ‘예약난’, ‘지나친 이용인원’, ‘노쇼’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본 것이다.

실제로 파크골프장 증설을 주장하는 측 대부분이 ‘수요에 비해 부족한 공급’을 이유로 파크골프장 증설을 주장한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러한 주장에 호응하듯, 내년까지 82억 5,000만원을 투입해 금호강 둔치에 총 6개소 108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확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홍 시장은 “파크골프는 어르신에게 새로운 생활체육으로 각광 받는 스포츠로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파크골프장 증설을 노인복지시설 확충 측면에서 접근해 추진하겠다”고 언급하면서 파크골프장 증설 계획을 밝혔다.

 

파크골프장 증설을 반대하는 입장

 

한편 파크골프장 증설 반대 의견은 주로 환경단체에서 나오고 있다. 올해 2월, 대구환경운동연합 등으로 구성된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는 대구시가 발표한 금호강 파크골프장 증설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금호강에 이미 많은 파크골프장이 있는 상황에서 추가 증설 계획이 발표된 것을 강경 비판했다. 이들은 “탐욕의 길이 아닌 공존의 길로 가달라. 개발에 목메는 시대는 지났다”,“굳이 파크골프장 증설을 하겠다면 한 곳 정도만 추가해달라. 현명한 결단을 기다리겠다”고 언급하면서 대구 파크골프장 증설 계획을 비판했다.

정의당 대구시당도 2월 1일 “파크골프장 얼마나 더 지어야 직성이 풀리겠는가.” “파크골프장 추가 증설 계획과 이로 인한 금호강 난개발에 반대한다”, “금호강 둔치마저 개발되면 삵, 수달, 고라니, 너구리 등 수많은 야생동물이 서식처를 잃게 된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기후위기는 책에만, 뉴스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삶 바로 앞에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등의 발언으로 반대에 동참했다.

 

이슈가 된 대구 금호강변 파크골프장 건설

 

이런 가운데, 3월에는 대구 사수동 금호강변에서 짓고 있는 파크골프장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해당 지역에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1급인 수달, 멸종위기종 2급인 삵, 야행성 동물인 너구리 등이 포착된 것이다. 또한, 고라니 발자국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환경단체는 이 일대가 야생동물들의 서식처인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결국, 대구지방환경청이 나서 북구청에 대책을 요구했고, 이에 북구청이 야생생물 보호 대책을 제출해 국립 생태원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파크골프장 건설은 중단된 상태다.

환경 단체에서는 문제의 파크골프장 공사를 완전히 취소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는 않다. 대신 공사 규모를 30% 줄이고, 수달과 삵을 위한 서식처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단체의 주장에 대해 대구 북구청은 친환경 공사를 위해 대구환경청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핵심

 

종합하면 현재 대구 파크골프장 증설 논란은 더 많은 공급을 원하는 여론이 크고 이에 지자체가 호응하는 상황에서, 환경단체와 일부 야당 정치권이 이를 반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누가 옳고 누구는 그르다고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려운 문제다. 양쪽의 의견 모두 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파크골프장의 수요가 부족하다는 건 대구뿐만이 아니라 전국적인 문제이며, 최근 파크골프장에 예약제나 부킹이 도입되고 있는 것 역시 공급 부족에서 말미암은 현상으로 해석되고 있다. 즉, 이용자 입장에서 파크골프장 증설을 요구하는 건 정당한 요구이며, 상업성보다는 생활 스포츠와 복지, 특히 노년층의 복지 개념으로 접근되는 파크골프장 증설 요구에 지자체가 호응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반대로 파크골프장 건설 과정에서 다소 환경 파괴가 일어나는 건 피할 수 있으니만큼, 환경 파괴를 우려하며 증설 계획을 축소하거나 취소하라고 요구하는 환경단체나 일부 야당의 의견 또한 잘못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특히 문제의 지역이 하천이나 야생동물 서식지라면 더더욱 보호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데 설득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결국, 대구 파크골프장 논란은 옳고 그름이 뚜렷하게 나뉘는 문제가 아니니만큼, 논란이 쉽게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직 지역 파크골프장 협회나 지자체에서 파크골프장 증설 규모를 줄이거나, 혹은 취소할 방침을 세웠다는 이야기는 없다. 따라서 환경단체의 반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옳고 그름이 아닌 타협과 합의가 필요한 이 문제에서, 양측의 입장을 잘 조율한 현명한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GJ 김상현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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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ㅂ 2023-03-11 00:44:43
홍준표 뽑은 내 손꾸락 을 짤라야지 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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