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캐디난 해외 수급으로 해결될까
골프장 캐디난 해외 수급으로 해결될까
  • 김상현
  • 승인 2023.02.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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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캐디난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모를 정책이 시행을 앞두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방문취업 동포의 고용허용 업종 확대정책이다. 이 정책은 골프장 캐디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캐디난’은 한국 골프장의 고질병 중 하나다. 언제나 캐디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고,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이런저런 방법을 동원하지만, 그 방법 때문에 새로운 문제가 생기는 악순환이 벌어질 정도다. 

 

캐디 수급 문제 근본적인 해결 방법 없나?

 

사실 캐디난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두 가지뿐이다. 하나는 실력 있는 캐디의 공급을 늘리는 것, 또 하나는 캐디 수요를 일시적으로 낮추는 게 아니라, 영구적으로 낮추는 것이다. 

쉬운 방법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단히 어려운 방법이다. 실력 있는 캐디 공급을 늘리는 것이나 영구히 캐디 수요를 낮추는 게 쉬운 일이었다면, 캐디난이 한국 골프장의 고질병으로 여겨지지도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방문취업 동포 고용허용 업종 확대정책의 시행

 

이런 가운데 최근 캐디난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모를 정책이 시행을 앞두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방문취업 동포의 고용허용 업종 확대정책이다. 지난 11월 15일 고용노동부는 “방문취업 동포 고용 허용 업종 결정 방식을 제외 업종 외에는 모두 허용하는 방식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여기에서 말하는 방문취업 동포는 중국과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출신의 만 18세 이상 외국 국적 동포를 의미한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방문취업 동포(H-2 비자)들이 가질 수 있는 직업의 폭이 대폭 확대되고, 그중 골프장 캐디도 포함된다는 것이다.

 

해외 동포의 캐디 근무

 

이전에는 해외 동포가 국내에서 캐디로 근무하는 건 불법이었다. 2022년초에도 포천의 한 골프장이 조선족 재외동포를 캐디로 불법 고용한 사실이 적발돼 곤경을 치른 바 있고, 거슬러 올라가 2004년에는 위조여권으로 입국한 조선족 재외동포가 군(軍) 골프장 캐디로 근무하다 북한 정보원이라는 의혹을 받고 심문을 당하는 어이없는 해프닝도 있었다. 

하지만 2023년부터는 해외 동포 캐디가 합법적으로 골프장에서 근무하는 광경을 찾아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H-2 비자를 소지한 방문취업 동포에 한해 이전보다 취업문이 훨씬 넓어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방문취업 동포는 제조업, 건설업, 농축산어업과 서비스업의 일부 업종에만 근무할 수 있었고, 이외의 직종에 취업하는 건 그 자체로 불법이었다. 

이러한 법에 허용된 일부 직종만 취업 가능한 일명 ‘포지티브 방식’이 아닌, 제외업종을 정한 후 그 외의 업종 모두에 취업을 허용하는 일명 ‘네거티브 방식’으로 변경하는 게 고용허용 업종 확대정책의 핵심이다. 

현재 정부에서 밝힌 방문취업 동포의 취업 제한 종목은 내국인 일자리의 보호 필요성이 큰 정보서비스업, 교육 서비스업, 금융업 등이다. 캐디는 이에 속하지 않고, 따라서 앞으로 H-2 비자만 소지하고 있으면 골프장 취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인력 수급을 진지하게 고려할 만큼, 캐디난이 심각하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캐디 종사자 수는 약 3만 6천명으로 1년 전보다 4천 600여 명 늘었지만, 아직도 5천명 안팎이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의 추산이기 때문이다. 또한, 2010년에 10만원이던 팀당 캐디피가 2014년 12만원, 지난해 13만원, 올해는 14∼15만원으로 올랐는데 이 또한 캐디 부족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는 분석이며, 골프장 업계에서도 캐디가 부족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 사태 이후 골프 인구가 크게 늘면서 캐디 공급 부족은 더욱 심각해졌다.

 

국내 골프장 캐디난의 해결책 될까?

 

이런 상황에서, 해외 동포가 캐디난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서천범 소장은 “이번 조치로 캐디 부족 현상이 크게 완화되겠지만, 지난해 1인당 연간 수입이 4천 350만원 정도로 추정되는 기존 국내 캐디들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캐디 부족 현상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국내 캐디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 것이다.

반면에 이번 정부 정책이 캐디난 해소에 도움이 될지 확신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일정 수준의 실력을 갖춘 캐디 공급이 늘어날지 의문을 표하는 시각이 있다. 좋은 캐디가 되려면 고객과의 의사소통도 원활해야 하고, 코스를 읽는 능력과 볼 확인, 클럽 전달, 경기 진행 조율 능력도 필요하다. 즉, 한국어를 잘해야 하고, 골프도 잘 알아야 한다. 하지만 해외 동포들은 한국인보다 한국어 소통 능력이 떨어지는 편이며, 골프에 대한 지식도 부족한 경우가 많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보완될 수 있는 문제이지만, 시간이 지나도 실력 있는 해외 동포 캐디가 원활히 공급될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캐디피 문제 역시 해결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캐디 공급이 원활해지고 캐디난이 해소된다고, 이미 오른 캐디피가 저절로 낮아지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나아가 캐디 공급이 늘어나면 그만큼 캐디 선택제나 노캐디 골프장이 줄어들고, 고객 입장에서는 강제로 캐디가 있는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돌게 되어 결과적으로 더 큰 비용 부담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하지만 2023년 내년부터 시행될 방문취업 동포의 고용 허용 업종 확대정책. 이 정책이 한국 골프장의 고질병인 캐디난 문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커 보인다. 시행 당일부터 캐디 공급이 눈에 띄게 늘어나리라 기대하긴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캐디 공급은 확실히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실력을 갖춘 캐디의 공급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느냐, 그리고 과도하게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 캐디피 등에도 영향을 미치느냐이다. 이번 정책이 캐디난 해소는 물론, 골프장을 찾는 골퍼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한 때다.

 

 

GJ 김상현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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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2023-02-15 08:42:19
해외캐디 띨띨해서 안된다, 그러느니 노캐디가 답이지.

고나현 2023-02-10 17:11:37
해결책이 노캐디 운영이다
바보들아

정다영 2023-02-10 14:33:20
노캐디강력하게희망 함
중간중간 남은거리안내 표지판및 공량방법등 표지판으로 자세하게 각홀마다 표기해놓으면 요즘 너무비싼그린피에 캐디피라도절감할수있다면 베리굿 입니다 ㆍ노캐디운영강력추천합니다

이재훈 2023-02-10 13:03:56
노캐디 플레이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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