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골프 유료화 논란… 유료화만이 답일까
파크골프 유료화 논란… 유료화만이 답일까
  • 나도혜
  • 승인 2023.02.0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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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비 조달’과 ‘수요 조절’이라는 명분 하에 파크골프 유료화 논란이 수시로 불거지고 있다. 유료화만이 답일까.

 

파크골프의 목적과 현실

 

파크골프는 일반 골프에서 파생된 종목이지만, 규칙, 장비, 타겟층 등 수많은 차이점이 있으며, 파크골프만의 특징도 많다. 즉, 파크골프는 골프와는 분리된 하나의 독립된 종목으로 보는 게 옳다. 무엇보다 일반 골프와 파크골프는 추구하는 목적도 크게 다르다.

파크골프는 특히 공익성, 곧 생활 스포츠와 복지의 한 형태로서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1980년대 일본에서 파크골프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부터 목적은 ‘공원에서 더 많은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였다. 태생부터 파크골프는 비상업적인 종목이었고, 지금도 초심을 잘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상업성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다. 단적으로 말해, 파크골프라는 종목을 운영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파크골프장 건설 및 유지비용만 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한 예로 최근 국내에서 손꼽히는 규모로 조성될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은 남해의 성산파크골프장 조성에는 순공사비만 112억원, 토지보상비와 설계비 등까지 합치면 총 238억여 원이 들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성산파크골프장은 72홀 규모에 각종 지원 시설까지 함께 들어설 예정이라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투자가 이루어진 케이스지만, 파크골프라는 종목을 운영하려면 결코 만만찮은 돈과 인력이 필요함을 잘 보여준 예이다.

 

파크골프 유료화 논란

 

이 때문에 파크골프 유료화 논란이 수시로 불거지고 있다. 물론 파크골프 운영에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이유만으로 유료화 논란이 불거지는 건 아니다. 시설을 무료로 운영하다 발생하는 혼란을 막기 위한 목적도 있다. 실제로 현재 무료로 운영되는 파크골프장, 그중에서도 ‘목 좋은’ 골프장은 어김없이 지나친 수요로 몸살을 앓고 있다. 거기에다 몇몇 파크골프장에서 특정 단체가 시설을 ‘사유화’하는 현상 역시 무료 운영이 한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운영비 조달’과 ‘수요 조절’이라는 명분 하에 파크골프 유료화 움직임이 꾸준히 나오는 이유다.

 

구미 파크골프장 사례

 

하지만 파크골프 시설을 유료로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자주 나옴에도, 정작 유료화는 신통치 않다. 몇몇 사례를 살펴보자.

2022년 2월 구미시는 그때껏 무료로 운영하던 시내 파크골프장 7곳을 유료화하기로 했다. 본래는 무료로 운영되던 파크골프장을 유료로 돌리려 한 건, 특정 단체에서 비회원들의 파크골프장 이용을 방해하고 회비를 수령하는 등 여러 잡음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즉, 유료화를 통해 돈을 벌 목적보다는 질서 유지의 목적이 더 큰 정책이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유료화 정책은 지지부진하다. 본래라면 2022년 하반기부터 유료로 운용할 계획이었지만, 해가 바뀐 지금까지도 유료화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유료화를 하는 데 필요한 하천점용허가를 못 받았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노인 복지 차원에서 만들어진 시설에 국비까지 투입된 파크골프장을 유료화하는 데 대한 반발의 목소리도 꾸준히 나오는 것도 유료화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대구 파크골프장 사례

 

‘파크골프의 메카’로 꼽히는 대구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있다. 이유는 구미와 비슷하다. 그동안 파크골프장이 무료로 운영되었지만, 그 때문에 협회의 전횡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면서 유료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하지만 대구 파크골프장 유료화 정책은 시작도 하기 전에 좌초된 것으로 보인다. 1월 11일 홍준표 대구시장은 간부회의에서 파크골프장 유료화 논란에 대해, “최근 파크골프를 즐기는 어르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므로 노인복지의 일환인 파크골프장을 유료화해서는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지자체의 수장인 시장이 직접 파크골프장 유료화에 반대한다고 공언한 이상, 대구 파크골프장 유료화 정책은 돛을 올리기도 전에 좌초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이외의 지역에서도 파크골프장 유료화는 종종 나오는 이슈이지만, 아직 유료화 정책을 밀어붙인 곳은 찾기 힘들다.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예약제

 

파크골프장 유료화가 지지부진하다면, 다른 대책은 없을까? 최근 ‘예약제’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구시는 1월 3일부터 동구 불로파크골프장에 온라인 예약시스템을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예약은 대구시 파크골프예약시스템에서 회원 가입을 한 후 진행할 수 있으며, PC는 물론 모바일로도 예약할 수 있다. 고령층이 많은 파크골프 특성상 PC나 모바일 접근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현장 예약과 전화 예약도 받는다. 대구시는 불로파크골프장을 시작으로 2023년 하반기에는 강변파크골프장, 비산파크골프장, 이후 순차적으로 대구시 내 전 구장에서 예약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또한, 예약 시스템을 파크골프에도 ‘부킹’이 도입된 것이다. 아직 도입 초기라 성패를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아직은 부작용보다는 긍정적인 작용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스마트폰을 쓸 줄 모르는 고객들이 불편을 겪거나, ‘노쇼’ 등이 발생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크골프장 유료화 정책이 가까운 시일 내 대세가 되거나, 급격히 상업화가 진행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아직 파크골프는 생활스포츠이자 복지 개념으로 접근되고 있고, 관련 정책을 주도하는 지자체의 시각도 같기 때문이다. 무리해서 파크골프장을 유료화하는 것 보다, 부킹 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지금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면 그것이 최선일 것이다. 파크골프는 출발부터 비상업적인 스포츠였고, 또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생활 스포츠임을 어필하며 지금까지 성공해 왔으니 말이다.

 

 

GJ 나도혜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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