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골프장 심장질환 사고를 대비하려면
겨울철 골프장 심장질환 사고를 대비하려면
  • 김상현
  • 승인 2023.02.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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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곳은 없다. 사람이 있는 곳에는 사고가 있기 마련이며 골프장도 예외는 아니다. 해저드에 사람이 빠지는 익사사고, 그리고 공을 잘못 쳐 사람이 다치는 타구사고 등은 잊을 만하면 발생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지금처럼 추운 계절에 특히 경계해야 할 사고가 있다. 바로 심장질환으로 말미암은 인명사고다. 많은 전문가가 추위는 ‘심장의 적’ 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으며, 특히 추운 날씨 속에서 야외활동을 하는 건 심장질환 가능성을 높이고, 그 결과도 치명적인 경우가 많다.

 

골프장 심장질환 사고는 어떻게 막거나, 피해를 줄일 수 있을까? 먼저 ‘치료’ 보다는 ‘예방’이 우선이다. 즉 평소에 건강관리를 철저히 하고, 또한 추운 날씨에 골프장을 찾으려면 방한 준비를 철저히 하며, 무리한 라운딩은 피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예방만으로 사고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한 번 건강관리를 소홀히 했다가, 심지어 건강관리에 방한 준비까지 철저히 했음에도 심장을 부여잡고 쓰러지는 사람은 있다. 사고 예방만큼, 사고 후 대처가 중요한 이유다.

 

특히 심장질환에서 시간은 곧 생명이다. 전문가들은 심근경색의 골든타임, 곧 처음 전조증상이 나타난 후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을 30분~2시간으로 본다. 즉 골프장의 누군가에게 심장질환이 생겼다면, 늦어도 2시간 안에 적절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이때문에 2020년 7월 1일부터 국내의 모든 골프장에서 심장 제세동기 설치가 의무화 되었다. 또한, 골프장의 안전·위생에 관한 매뉴얼을 작성하고, 전 직원 대상으로 반기별로 1회 이상 교육을 하는 것 또한 의무 사항이 되었다. 즉 국내의 모든 골프장은 심장질환 등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최소한의 준비는 되어 있는 상태다.

 

덕분에 골프장에서 빠른 대응을 통해 고객의 생명을 구한 ‘미담’이 종종 언론을 타고 있다. 2021년에는 보라CC 경기팀의 한 직원이 고객이 심장마비로 쓰러진 상태에서 119상황실과 통화를 하며 CPR(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또 제세동기를 사용하여 심정지 상태에 빠졌던 회원을 살렸다. 같은 해 라데나CC에서도 한 주니어 캐디가 CPR을 실시하여 심정지 상태에 빠진 회원을 살렸다.

 

이처럼 골프장에서 누군가 심장질환이 발생하였을 시, 골프장 직원이 빠르게 대응함으로써 귀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골프장 직원보다 동료나 다른 고객이 먼저 움직여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만에 하나 본인이나 혹은 동료에게 심장질환 등 응급상황이 발생할 시 대응법을 알아보자.

 

1. 가급적 빨리 응급상황임을 알린다

고객이 말하기 전에 캐디나 직원이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고 손을 쓸 수도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고객의 건강상태를 빨리 알아채지 못하고 대응이 늦어져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가 있다. 심장질환 등 응급상황에서는 시간이 곧 생명이다. 가능하면 쓰러진 다음에 대응하는 게 아니라, 쓰러지기 전 대응하는 게 좋다. 심장마비의 경우 환자의 75%가 가슴 통증, 호흡곤란, 지나친 두근거림, 어지러움, 심한 무기력감이나 피로감 등을 느낀다고 알려졌다. 뇌졸중 등 다른 응급질환 역시 평소와 다른 전조증상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전조증상이 느껴지는 상황에서 무시하거나 더 나빠지기를 기다리는 건 최악의 대처다. 어떤 이유에서든 몸 상태가 심상치 않은 것 같다면, 일단 라운드를 중단하고 주위 사람과 직원에게 알려야 한다. 본인이 아닌 동료가 전조증상을 느낄 때도 가급적 빨리 주변에 상황을 알리고 대응해야 한다.

 

2. CPR(심폐소생술)은 어떻게

환자가 쓰러졌다면, 먼저 양어깨를 두드리며 말을 걸고, 눈과 귀의 반응을 살펴 심정지 및 무호흡 여부를 확인한다. 이때 반응과 호흡이 있다면 심정지는 아니지만, 반응과 호흡이 없다면 심정지 상태일 가능성이 크므로 CPR을 시행해야 한다. 우선 CPR에 앞서 주변 사람에게 119신고를 부탁해야 한다. 도움을 청할 대상을 지목하지 않고 요청하기만 하면 상대도 당황하여 제대로 행동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상대를 정확히 지칭하여 119신고를 요청해야 한다. 또한, 골프장마다 갖추고 있을 제세동기도 함께 요청한다. 이후 환자의 가슴 중앙에 깍지낀 두 손으로 몸과 수직이 되도록 압박한다. 압박은 5cm 이상 깊이로, 1분에 100 ~ 120회 이상의 속도로 압박해야 한다. 입을 맞대고 하는 인공호흡은 전문 교육을 받지 않은 일반인이 시행하면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가슴 압박만 하는 게 낫다.

 

3. 제세동기 사용법

제세동기가 준비되면 전원을 켠 후, 패드를 환자의 몸에 정확히 부착한다. 하나는 오른쪽 빗장뼈 바로 아래에, 또 하나는 왼쪽 젖꼭지 옆 겨드랑이에 부착해야 한다. 이후 제세동기에서 환자 상태를 분석한 후, 기계를 쓰는 게 아니라 CPR을 계속하라는 지시가 나올 수도 있고, 쇼크 버튼을 누르라는 지시가 나올 수도 있다. 기계의 지시를 따라 행동해야 하며, 제세동을 시행한 후 CPR도 계속 시행해야 한다. 이후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2분마다 제세동과 CPR을 반복 수행한다. 글만으로 이 과정을 이해하기 어렵다면 질병관리청이 유튜브 등에서 제공하는 ‘올바른 심폐소생술과 제세동기 사용법’ 영상을 참조하자.

 

어떤 사고든 수습보다 예방이 우선되어야 하며, 그럼에도 사고가 터졌다면 가급적 조기진화에 힘써야 한다. 추운 계절 빈번히 일어나는 심장질환 사고도 마찬가지다. 물론 골프장 사고를 예방하고, 또 수습할 책임은 골프장에 있다. 하지만 골프장뿐만이 아니라 골프장을 이용하는 이용객들도 기본적인 예방 및 대응책을 알고 긴급 사태에서 실행에 옮긴다면, 그만큼 사고를 막거나 사고 후 대응 역시 수월해질 것이다. 추운 겨울 심장질환은 누구나 겪을 수 있으니만큼, 대응책을 잘 기억해두자.

 

 

GJ 김상현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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