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에게 인기 끌기 시작한 골프웨어
10대에게 인기 끌기 시작한 골프웨어
  • 김태연
  • 승인 2022.12.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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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린이 열풍과 함께 골프를 즐기는 연령대가 젊어지며 골프웨어도 젊어졌고, 이제 20대를 넘어 10대까지 골프웨어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노스페이스의 추억

 

2010년경 본인이 중고등학교에 다녔거나 자녀가 중고등학교에 다닌 부모라면 ‘노스페이스 열풍’을 기억할 것이다. 당시 노스페이스는 그저 유명한 아웃도어 브랜드 중 하나가 아니었다. 전국 모든 중고등학생의 선망의 대상, 나아가 필수품으로까지 불렸다. 노스페이스 열풍이 전국을 강타하며 그로 말미암은 각종 사회 문제까지 발생했고, 이를 우려하는 언론 보도가 줄을 이을 정도였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노스페이스가 대한민국 10대들을 대상으로 한 ‘역대급 히트상품’ 중 하나였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패션업계 10대 파워

 

노스페이스처럼 사회적 현상까지 일으킨 초대박 상품은 드물지만, 패션업계에서 10대 파워는 무시할 수 없다. 초등학생은 문자 그대로 어린이라 치더라도, 중학생부터는 성인 의류 시장과도 겹치는 부분이 있다. 스트리트 패션처럼 실제로 청소년과 성인을 아우르는 ‘1020 세대’를 주 타깃으로 삼은 업계도 있다.

 

골프웨어에 눈 돌린 10대

 

그렇다면 골프웨어 업계에서는 10대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과거에는 골프웨어에서 10대의 비중은 높지 않았다. 골프를 즐기는 평균 연령대가 높다 보니 골프웨어 또한 고연령층을 주 타깃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불과 십수 년 전만 해도 골프를 즐기는 주 연령대는 4~50대였고, 골프웨어 또한 그 연령대를 기준으로 만들어졌다. 10대 청소년의 시각에서 젊어야 30대, 많으면 4~50대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골프웨어를 좋아했을 리 없다. 하지만 골린이 열풍과 함께 골프를 즐기는 연령대가 젊어지며 골프웨어도 젊어졌고, 이제 20대를 넘어 10대까지 골프웨어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10월 중고거래 앱 번개장터에서 이러한 현상을 잘 보여주는 발표를 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골프 카테고리의 거래액을 집계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119% 성장했으며, 그중에서도 골프의류의 중고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골프의류를 거래하는 고객 중 가장 높은 거래액 성장세를 보인 연령대는 다름 아닌 10대 남성이었다. 번개장터의 연령별 골프의류 거래액 신장률에 따르면 10대 남성의 골프의류 거래액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59%로 급증했다. 2위인 60대도 181%였고 40대(152%), 50대(119%), 20대(117%), 30대(82%)가 뒤를 이었음을 고려하면 말 그대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여성 골프의류 역시 전체 연령대 중 10대의 거래액 신장률이 149%를 기록하며 60대(121%), 20대(108%), 40대(67%), 50대(62%), 30대(60%) 등 타 연령대를 뛰어넘는 성장세를 보여주었다. 골프에 관한 관심이 점점 커지면서 일상복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골프의류가 젊은 세대, 특히 10대 층에 큰 관심을 끌고 있다고 해석되는 대목이다.

 

아이돌을 향한 골프웨어 업계의 러브콜

 

골프웨어 업계도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행동에 나섰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많고 관심도 끌기 쉬운 아이돌 그룹 멤버를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파리게이츠’ 모델로 트와이스를 기용한 크리스에프앤씨가 좋은 예다. 파리게이츠의 트와이스 기용은 큰 성공을 거두었고, 2~30대는 물론 10대에게도 브랜드를 널리 알렸다. 또한, 고스피어는 아이즈원의 장원영을 모델로 내세웠고, 멤버 전원이 10대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 뉴진스는 영국 명품 브랜드 비비안웨스트우드의 골프웨어를 입고 직접 무대에 서기도 하는 등, 골프웨어 업계의 아이돌을 향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골프웨어 10대 필수템 될까

 

이러한 시장의 움직임에 과거 아웃도어가 10대들의 필수템이 되었듯, 이젠 골프웨어가 10대 필수템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골프웨어는 필드뿐만이 아니라 일상복으로 충분히 소화할 수 있으며, 갈수록 패셔너블해지고 있어 패션템으로서의 가치 또한 충분하기 때문이다. 또한, 브랜드에 따라 다양한 종류와 이미지의 제품들이 있어 다양한 10대의 취향을 반영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한 예로 올해 번개장터에서 거래된 남성 골프의류 1위를 차지한 건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였고, 여성 골프의류 1위를 차지한 건 캐주얼한 감성의 프레피룩(미국 고등학교 학생들의 교복 스타일을 본뜬 패션)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파리게이츠였다. 

현재 사회적으로 골프가 유행하고 있는 데다 일상복으로도 입을 수 있고, 다양한 취향까지 커버할 수 있으니 20대에 이어 10대까지 골프웨어에 눈을 돌리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셈이다. 이 현상은 골프웨어 업계는 물론, 골프계 전체에서 대단히 긍정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골프계도 기대할 점이 많다. 물론 골프웨어를 좋아하는 청소년이 골프까지 좋아하리라는 법은 없다. 사실 골프웨어에 관심이 있는 10대 상당수가 골프라는 스포츠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눈에 보이는 패션이 마음에 들어서 접근할 것이다. 하지만 골프웨어에 대한 관심을 골프에 관한 관심으로 돌릴 수 있다면, 수많은 ‘미래의 골린이’를 얻을 수 있다.

MZ세대를 넘어 10대에게도 인기몰이를 시작한 골프웨어. 과연 골프웨어는 제2의 노스페이스가 될 수 있을까? 꼭 노스페이스 같은 ‘역대급 히트상품’까지는 아니더라도, MZ세대를 넘어 10대까지 골프웨어의 고객층으로 만들 수 있다면 그 순기능은 절대 작지 않을 것이다.

 

 

GJ 김태연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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