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에 부는 드론 열풍
골프장에 부는 드론 열풍
  • 김상현
  • 승인 2022.12.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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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자체만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이 많고, IT 기술이 발전하며 드론 역시 더 똑똑해지면서 골프장에서도 드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대세가 된 드론

 

본래 ‘드론’은 무인기 전체를 통칭하는 표현이지만 지금은 주로 멀티콥터, 곧 3개 이상의 모터와 프로펠러, 로터 등으로 비행하는 비행체를 일컫는다. 드론이 대세가 되기 전에도 무인 비행체는 존재했지만, 드론이 등장하면서 무인 비행체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어떤 비행체보다 쉽게 다룰 수 있고, 범용성도 높아 다재다능하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드론 열풍은 일시적인 열풍이 아니라, 사회적인 현상이다. 드론 자체만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이 많고, IT 기술이 발전하며 드론 역시 더 똑똑해지고,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골프장에서도 드론을 적극 도입하는 이유다.

드론의 가장 큰 장점은 ‘쉽게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것’ 이다. 오직 그것만으로도 시설 관리 등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고, 특히 골프장처럼 크고 넓은 시설에서는 장점이 극대화된다. 하늘에서 손쉽게 골프장을 살피며, 이런저런 문제를 파악하고 손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골프장 드론 도입의 시작

 

이런 장점에 주목한 국내 골프장에서도 수년 전부터 드론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2015년 부산 기장군 아시아드컨트리클럽은 골프코스 관리에 드론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면적이 150만㎡에 달하고 산림이 울창한 골프장에 드론을 투입해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위치를 촬영하고, 골프장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받은 것이다. 지금보다 드론 기술이 떨어지는 시기였지만, 쉽게 하늘을 날 수 있고, 공중에서 쉽게 촬영할 수 있다는 장점에 주목한 골프장이 있었던 것이다. 

 

드론 활용한 코스 관리

 

그렇다면 현재 골프장의 드론 활용은 어디까지 왔을까. 최근 사례 몇 가지를 살펴보자.

올해 10월 골프존카운티는 드론을 활용한 골프 코스관리에 나섰음을 발표했다. 지난 4월부터 천안을 시작으로 드론을 통해 잔디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한 데 이어, 마침내 드론을 이용해 골프 코스관리까지 하는 수준에 이른 것이다. 나아가 사람이 조종하지 않아도 스스로 골프장을 특수 카메라로 촬영하며, 잔디 상태를 시각화하여 전문가에게 보여줄 수 있다. 또 접근이 어려운 사각지대까지 신속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7월에는 데이터 플랫폼 전문 기업인 메이사와 골프장 및 레저산업분야에 특화된 IT솔루션 업체인 그린잇이 함께 드론을 활용한 골프장 스마트 관리 효율화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메이사에서 보유한 드론 자동 경로 비행 시스템과 3D 매핑 기술, 그리고 그린잇이 보유한 통합 골프장 관리 솔루션을 합쳐 골프장 잔디 생장 관리와 코스 유지보수 자동화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즉, 특정 골프장이 아닌, 골프계 전반에 걸친 ‘드론 관리’가 가능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한컴 계열사인 한컴인스페이스도 이 분야에서 주목받는 업체로 꼽힌다. 한컴인스페이스는 작년 드론 데이터 분석 기업 UFO에스트로넛과 함께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드론을 이용한 골프장 코스 관리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사람보다 빠르고, 넓게 볼 수 있는 드론의 강점을 극대화하여, 잔디나 벙커 상태를 파악하고, 관리할 곳을 알려주는 데 크게 강점이 있으며, 데이터 분석 및 시각화에도 강점을 보인다.

 

드론 이용한 골프장 배달

 

이처럼 수많은 업체가 드론을 이용한 골프장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골프장에서 도입하고 있다. 골프장 드론 열풍이 ‘골프장 관리’ 쪽에 집중된 것으로 보이지만, 그 외의 분야에 대한 연구와 도전도 계속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드론을 이용한 골프장 배달은 해외에서는 이론이 아니라 이미 현실이다. 

2016년 일본의 전자상거래 기업 라쿠텐은 자사에서 20% 이상 주식을 취득하며 투자한 드론 회사와 함께 '소라 라쿠(Sora Raku)'라는 이름의 골프장 배달 서비스를 런칭한 바 있다. 필드에서 경기하는 골퍼들이 스마트폰으로 물건을 주문하면, 드론이 고객이 주문한 골프 장비나 식음료까지 배달해 주는 서비스였다. 비록 소라 라쿠는 ‘반짝 관심’에 그쳤지만, 골프장에서 드론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20년에는 마이클 조던이 자신이 세운 더그로브23 골프장이 드론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며 눈길을 끌었다. 경기 도중 식음료를 즐기기 어렵고, 주문을 해도 멀리 떨어진 클럽하우스에서 뒤늦게 배달이 오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드론 배달 서비스는 이용객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미국 골프 전문매체인 골프위크가 이를 보도하며 ‘드론이 새로운 문화가 될 수 있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가까운 시일 내 골프장 드론 배달이 대세가 되거나, 대대적으로 시행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이지만, 미래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드론 열풍과 골프장의 미래

 

드론이 널리 쓰이기 전에도 하늘을 나는 물건은 많았다. 하지만 드론이 대중화되며 누구나 손쉽게 비행체를 하늘에 띄울 수 있게 되었고, 그저 하늘을 날거나 카메라로 찍는 것 이상의 일들을 쉽게 할 수 있게 되었다. 드론 기술이 발전하며 비행이나 촬영, 배달은 물론 농약 방제, 유인 드론, AI를 활용한 무인 운영 등까지 실현되고 있다. 그만큼 골프장에서의 드론 활용도 늘 것으로 보인다.

사실 골프장에서의 드론 활용은 그저 ‘드론을 많이 띄운다’라고 단편적으로 볼 일은 아니다.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기계와 인공지능의 비중이 높아지는 가운데, 골프장 역시 그러한 대세를 충실히 따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이미 골프장에서 어떤 형태로든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건 대세가 되었고, 땅에서는 로봇 캐디를, 하늘에서는 드론을 도입하는 골프장도 늘고 있다. 골프장의 드론 열풍은 사람의 비중은 줄고, 기계와 인공지능의 비중이 늘어나는 미래 골프장의 한 단면이리라.

 

 

GJ 김상현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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