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 환경파괴의 아이러니
골프와 환경파괴의 아이러니
  • 김태연
  • 승인 2022.11.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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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건설 및 유지, 보수를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환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최근 여러 채널을 통해 제기되고 있는 문제이다. 환경 보호적인 측면에서 골프를 반대하는 사람과 지지하는 사람의 입장과 더불어 골프와 환경보호에 대해 깊은 고민을 나눠보자.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골프장 건설은 환경파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유지에 있어서도 대량의 농약과 물이 사용된다. 지구 온난화로 전 세계가 난리인 지금 골프가 취미라면서 자랑하는 유명인 및 일반인들이 좋게 보이지 않는다. 친환경적으로 즐길 수 있는 운동도 얼마든지 있다”라는 내용의 글이 업로드됐다. 해당 글은 수많은 사람의 공감과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환경보호와 골프의 상관관계에 대해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실제로 골프장 건설 및 유지, 보수를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환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최근 여러 채널을 통해 제기되고 있는 문제이다. 

 

골프는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시키는 주범이다?

 

골프장을 짓기 위해서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을 개발하는 과정이 필연적이다. 게다가 골프장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매우 넓은 규모의 부지가 필요하며, 이를 유지하는 과정 역시 다량의 농약 및 물이 사용되기에 환경친화적인 사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총 5년간 신설된 26곳의 골프장을 조사한 결과, 환경영향평가 협의 미이행 판정을 받은 곳은 무려 17곳이나 됐다. 65.3%의 신설 골프장이 기본적인 평가 기준에 못 미치는 상태로 운영되고 있었던 것인데, 오수처리시설 협의 기준 초과, 사후 환경 영향조사결과 미시행 및 미통보, 법정보호종(금개구리) 보전방안 미제시, 침사지 용량 부족, 가배수로 및 사면덮개 미설치, 미소서식지 조성 미이행 등 위반 규정도 가지각색이었다.

놀라운 사실은 환경보호를 위한 기본적인 약속조차 지키지 않은 상태임에도 버젓이 영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인서울27골프클럽의 경우 당초 골프장 면적의 4분의 1 규모에 달하는 인공녹지를 조성해주기로 했지만 실제로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또한, 오픈 이후 지역 농민들의 요구로 배수로 공사를 진행하던 중에 멸종위기종 2급에 해당하는 금개구리 서식지가 발견되어 한강유역 환경청이 공사중지 명령을 내리고 보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지만 업체는 배수로 공사를 강행했다. 이에 해당 골프장은 환경청으로부터 고발을 당하는 사태를 맞이하기도 했다. 인서울27골프클럽 측은 착공 허가의 전제가 되었던 협의 내용조차 지키지 않았음에도 수많은 이용객이 예약 전쟁을 벌이는 인기 클럽으로 운영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의 가속화로 인한 자연재해로 인해 전 세계가 고통받고 있다. 이미 지구 곳곳의 환경은 심각하게 파괴되었고, 이로 인한 기후변화의 영향은 환경파괴를 일삼았던 인간들에게 돌아오고 있다. 

골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예로부터 지금까지 ‘부의 상징’이라는 것이 주된 키워드였지만, 최근에는 ‘환경파괴’와 관련한 측면으로 변화하고 있다. 골프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환경보전에 대한 고민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인간이 살아감에 있어 환경파괴는 불가피한 측면이다

 

환경보호를 이유로 골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입장에 반기를 드는 사람들도 있다. 파도에 몸을 맡기는 서핑이나 실외 런닝, 실제 산에서의 암벽등반 등을 제외하면 시설을 마련하기 위해 에너지를 사용하거나 관련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마찬가지로 자연이 훼손된다는 것이다. 

물론 환경보호를 위해 골프를 반대한다는 사람들의 입장은 일반적인 스포츠 시설에 비해 골프장의 환경 훼손 정도가 매우 심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골프를 야외 골프장이 아닌 스크린골프장에서 즐긴다면 이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일까? 누구도 이 문제에 대해서 명쾌하게 답을 내릴 수는 없을 것이다.

애초에 인간은 지구를 오염시키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가 돼버렸다. 우리는 종일 전기를 사용하고, 수질을 오염시키고,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등 자연을 파괴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건물을 짓고, 도로를 정비하고, 자동차를 운전하는 행위 역시 자연을 파괴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인간이 문명을 이루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환경파괴는 불가피하게 이루어져 왔다. 때문에 환경 보호적인 측면으로 골프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반기를 드는 이들은 논리의 모순을 지적한다. “환경보호를 주장하는 환경운동가들이 연설을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사용하는 어마어마한 화석연료 역시 환경을 파괴하는 것이며, 지구상에 존재하는 인류 가운데 진정으로 환경에 일조하고 있는 이들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주된 주장이다.

 

골프장의 환경오염, 이용객이 아닌 기업에서 고민해야 하는 문제라는 주장

 

한편 골프장과 환경파괴의 상관관계는 개인이 아닌 기업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골프장을 건설하고 운영하며 환경을 파괴하는 주체는 기업인만큼 이용객에게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근본적인 잘못은 골프장을 건설하고 이로 인해 수익을 얻고 있는 기업 측에 있는데, 이용객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꽂히는 것은 모순적인 측면이 있다. 

또한,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골프가 비난받고 있지만 실제로 수영장이나 동계스포츠 종목 역시 엄청난 물 낭비와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주범인 것은 마찬가지이다. 심지어 맨몸으로 자연을 거닌다는 등산 역시 등산로를 조성하기 위해 산을 깎고 개발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일부 등산객들은 산에서 무단으로 취사를 하거나 쓰레기를 버리는 등 환경오염에 일조하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물론 실제로 골프장을 짓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환경파괴가 이루어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잔디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물과 농약의 양 또한 어마어마하다. 때문에 몇몇 국가에서는 이와 관련된 규제를 시작하려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GJ 김태연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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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2024-04-20 07:44:29
골프와 타 스포츠를 비교하며 환경파괴를 운운하는 것은 어폐가 큽니다. 골프는 많은 양의 산소를 배출하는 수목을 다 깍아 만들기 때문입니다. 또한 잔디 관리에 많은 농약이 투입됩니다. 그리고 극히 일부 소수의 상류층을 위한 스포츠로써 공공성도 낮은 스포츠입니다. 지금까지는 자연환경의 위기감이 없는 시대에 살았으나 이제는 다릅니다. 인류와 공동체를 위해 골프장 운영 방식을 전면적으로 재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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