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인기로 되돌아본 장애인과 골프
우영우 인기로 되돌아본 장애인과 골프
  • 나도혜
  • 승인 2022.10.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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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인기를 통해 재조명된 장애인의 고충이 골프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드라마와 현실은 어떻게 다를까?

 

드라마와 현실 사이의 간극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의 인기는 가히 열풍에 가까웠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주인공이 대한민국의 대형 로펌에서 어려운 사건들을 척척 해결하며 승승장구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쾌감을 선사했다. 

하지만 드라마의 인기와 현실은 사뭇 달랐다. 실제로 우영우가 큰 인기를 끌며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자 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그간 겪어온 불편들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장애인과 그의 가족들이 겪어온 현실은 드라마와 너무도 달라서 글을 읽는 사람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최근 우영우 인기를 통해 재조명된 장애인의 고충이 골프와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실제로 장애인들은 골프를 어떻게 즐기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고 드라마와 다른 현실에 대해 되돌아보자.

 

장애인을 위한 최고의 스포츠 ‘골프’

 

골프는 장애인들에게 최고의 생활 스포츠중 하나이다. 어찌보면 장애가 없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생활에 활력을 주는 것이 바로 장애인들이 즐기는 골프이다. 

장애인의 경우 아무래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생활 스포츠에 제약이 따르기 마련인데 평소 안전하게 밖을 돌아다니는 것이 어려운 이들 장애인들에게 있어 골프장의 페어웨이는 마음 놓고 실컷 걸어다니며 바람을 쐬거나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대중화가 독이 된 장애인 골프

 

일반적으로 골프는 4인 1조로 즐기는 스포츠이지만 장애인들이 안전하게 골프를 즐기기 위해서는 서포터가 필요하다. 때문에 장애인 골퍼 2명과 서포터 2명이 동행해 경기를 진행할 경우 서포터들에게는 그린피가 부과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 골프의 인기가 뜨거워지면서 서포터들도 그린피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장애인 골퍼들의 비용 부담이 훨씬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장애인 골퍼의 라운드는 일반인보다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부킹 자체가 어려운 상황도 이어지고 있다. 골프의 대중화로 인해 장애인들의 몇 안되는 취미생활을 영유하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 된 것이다.

게다가 이마저도 거동이 자유로운 장애인들에게나 해당되는 고충이다. 거동이 어려워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의 경우 잔디 훼손을 이유로 골프장 출입 자체가 거부되는 상황이 많기 때문이다. 휠체어 출입이 허용되는 골프장이라고 하더라도 전용 카트 등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현실적으로 장애인들이 골프를 즐기기 위해서 극복해야 할 난관이 너무나도 많다.

이는 대회에 참가하는 프로급 장애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일반 휠체어가 아닌 장애인 전동 스쿠터를 구비해야 하는데, 이 금액이 200~500만원을 호가하기 때문에 비용적인 부담이 크고, 이마저도 각기 다른 체형에 대한 고려가 부족해 많은 불편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부담이 적은 ‘파크골프’

 

골프와 함께 파크골프도 장애인체전 및 생활체육 분야에서 빠지지 않는 종목이다. 여러개의 클럽을 사용하는 골프와 달리 파크골프는 장비에 대한 부담과 비용에 대한 부담이 적고 이동거리도 적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파크골프 동호회에서 파크골프를 즐기는 장애인의 경우 초기에는 지체장애인들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 역시 동호회 등을 통해 꾸준히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다. 지난 2018년만 하더라도 파크골프 장애인 동호회는 88개였지만 2022년에는 그 숫자가 121개까지 증가했으며, 시각·청각 장애인의 비중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현재 양평과 구미 등지에서 각각 장애인을 위한 파크골프장이 운영되고 있고, 각종 장애를 딛고 파크골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유명 골퍼들도 존재한다.

 

증가하는 파크골프 수요와 상반된 현실

 

지난 2017년부터 2021년에 이르기까지 파크골프 이용객은 무려 4배가 증가했으나 파크골프장은 그에 한참 못 미치는 2배 가량 증가했다. 파크골프의 인기는 우리 사회에서 노령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 장애인들이 파크골프를 즐길 수 있는 인프라는 한참 부족한 상황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터무니없이 부족한 현재 상황 속에서도 장애인 전용 파크 골프장은 훨씬 더 소수인데다가, 파크골프의 인기가 거세지자 장애인 전용 골프장에도 일반인 출입이 허용되면서 장애인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분명 장애인을 위해 만들어진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몰려든 인파로 붐비는 순간에는 되려 일반인들의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우영우 신드롬으로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지금이야말로 그동안 소외되어 있었던 장애인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기관과 사회 전반의 관심이 필요한 순간이다.

 

 

GJ 나도혜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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