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골프 호황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한국 골프 호황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 김혜경
  • 승인 2022.10.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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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업계든 ‘영원한 호황’이나 ‘영원한 상승세’는 없다. 호황에는 끝이 있기 마련이며, 상승세가 있으면 하락세도 있는 법이다. 

골프 업계가 지금의 호황을 즐기기만 할 게 아니라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한국 골프 호황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현재 한국 골프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특히 수많은 업계를 불황, 심지어 빈사 상태로 몰고 간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오히려 호황을 누리며, ‘코로나 호황’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냈다. 

하지만 코로나 호황이 영원히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 코로나 사태도 언젠가는 끝날 것이며, 대중의 유행과 트렌드도 계속 바뀔 테니 말이다. 하지만 호황이 끝난다는 게 한국 골프가 몰락한다는 뜻은 아니다. 호황을 누리는 동안 업계의 기초체력을 튼튼히 닦고 미래를 준비하면 호황이 끝나도 탄탄한 기반 아래에서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다. 호황과 불황을 번갈아 겪으면서도 100년 넘게 전 세계를 호령하고 있는 영국과 미국 골프계처럼 말이다. 이것이 한국 골프계가 지금의 호황을 헛되이 보내지 말아야 할 이유이며, 앞으로의 경기 예측에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한국 골프 호황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쉽게 대답하기는 어려운 질문이다. 머잖아 상승세가 꺾이거나, 호황이 끝날 것으로 예측하는 사람도 있지만, 아직 한국 골프의 상승세가 끝나려면 멀었다고 보는 사람도 적지 않다.

 

골프 호황이 곧 끝날 것이라 보는 시각

 

한국 골프 호황이 머잖아 끝날 것이라 보는 사람들은 최근 중고골프클럽 시장의 동향에 주목한다. 중고 클럽의 공급은 급증하는데, 반대로 수요는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중고로도 구매하기 어려웠던 해외 명품 클럽들도 점점 풀리는 추세이며, 심지어 새 물건이나 다름없는 미개봉품이 정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팔리기도 한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인기 브랜드의 클럽은 중고품이라도 웃돈을 줘야 구매할 수 있었음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중고든 

새 제품이든 수요가 늘면 가격이 오르고, 공급이 늘면 가격이 내려가는 법. 중고 골프클럽 가격의 하락세는 이제 골프에 입문하는 사람보다 빠져나오는 사람이 더 많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며, 이는 한국 골프 호황의 끝을 알리는 조짐이라는 해석이다.

골프에 이어 새로운 대세로 평가받는 테니스와 비교해 볼 수도 있다. 현재 테니스 중고 시장의 상승세는 최고조로 평가된다. 중고거래 앱 번개장터의 집계 결과에 따르면 4월∼7월 동안 테니스 카테고리 거래액은 이전 3개월에 비해 50.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었다. 골프용품의 거래액 증가율이 13.7%임을 고려하면 대단한 수치다. 이 때문에 중고 업계의 분위기와 수치를 근거 삼아, 지난 몇 년간 호황을 누렸던 골프의 자리를 테니스가 물려받을 수 있다는 해석까지 나온다.

 

업계의 위기감

 

최근 골프장에서 그린피를 낮추는 등, 고객 끌어들이기에 나서는 것도 이러한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국대중골프장협회가 직접 그린피 인하 운동에 나서고 이에 여러 업체가 호응해 그린피를 낮추는 등 한국 골프장이 고객 끌어들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도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위기감 때문이라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인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회당 40만원에 가까운 비용, 긴 경기 시간을 젊은 골퍼 유출의 원인으로 분석하면서, 앞으로 이용객 유치를 위해 골프장의 가격 경쟁 구도가 생겨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외에도 엔데믹 정국 속에서 해외로 눈을 돌리는 골퍼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 한국의 저출산으로 국내에서 골프를 칠 수 있는 인구는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 것이라는 점 역시 한국 골프 호황이 머잖아 끝날지 모른다는 근거로 여겨진다.

 

한국 골프는 성장 중?

 

물론 한국 골프 호황이 조만간 끝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통계를 살펴봐도 한국 골프계는 아직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만 해도 1~4월 국내 골프클럽 매출이 작년 대비 45% 성장하는 등 골프 시장은 당장 규모가 큰 것은 물론,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골프웨어, 스크린골프 등 아직 성장의 여지가 크다고 평가되는 종목도 많고, 메타버스나 가정용 골프 등 새로운 먹거리도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즉, 한국 골프 호황이 조만간 끝난다거나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하는 건 아직 섣부르다. 하지만 영원한 호황은 없다는 진리를 생각하면, 한국 골프 호황에 여러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을 마냥 무시하기는 어렵다. 

홀당 150억원이 넘는 골프장까지 등장할 만큼 지나치게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골프장 몸값,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옴에도, 패션업체들이 앞다퉈 골프웨어에 뛰어드는 현상 등을 근거로 한국 골프 시장에 거품이 끼고 있다는 지적을 마냥 무시하기는 어렵다. 

모든 비관론을 받아들이는 것도 문제지만, 근거가 뚜렷한 비관론이라면 이를 경청함으로써 현재 골프계가 가진 문제를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도 마련할 수 있을 테니까.

한국 골프 호황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가까운 시일 내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또 골프 호황이 끝난다 하여 업계가 무너지거나 크게 휘청일 가능성도 극히 낮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 골프계가 몇 년간 호황을 누리는 가운데, 최근 이런저런 문제나 이상 징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면 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 오히려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와 이상 징후, 나아가 한국 골프계를 향한 각종 비판까지 경청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젠 호황을 누리기만 할 게 아니라, 호황 속에서 본격적으로 업계의 기초체력을 키우며 미래를 대비할 때가 아닐까.

 

 

GJ 김혜경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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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2022-10-14 08:49:31
일당 25만 인생은 한국에서 골프치지 않기로해요. 호구되는것같아요

홍전기 2022-10-13 06:59:01
비싸도 너무 비싸
하루 일당 25만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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