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민과 갈등 빚는 파크골프장
지역 주민과 갈등 빚는 파크골프장
  • 김상현
  • 승인 2022.10.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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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시설을 짓거나 기존 시설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의 갈등이 벌어지는 건 드문 일이 아니다. 최근 파크골프장과 지역 주민들은 무슨 이유로 충돌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해결책을 고민해보자.

 

골프장을 짓는 과정에서, 혹은 운영하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 갈등이 벌어지는 건 결코 드물지 않다. 심지어 웬만하면 한 번쯤 겪고 넘어가는 ‘통과의례’로까지 여겨질 정도이며, 결국, 지역 주민의 반대에 부딪혀 골프장 건립이 중단되거나 계획이 파기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파크골프장은 어떨까? 아무래도 파크골프장을 짓는 게 일반 골프장보다 쉬우므로 지역 주민을 설득하기도 수월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파크골프장은 일반 골프장보다 규모도 작고, 그만큼 환경도 덜 훼손시키며, 무엇보다 일반 골프와 비교하면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는 대중 스포츠로 인정받고 있어 복지 개념으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지방 선거에서 전국 각지의 지자체가 앞다퉈 파크골프장 건립이나 확충 공약을 내건 이유다.

하지만 모든 파크골프장 인근 주민들이 파크골프 건설이나 확장, 운영을 환영하는 건 아니다. 공사 과정에서 다소 환경 훼손은 피하기 어렵다는 점에 불만을 제기하기도 하며, 파크골프장 운영 과정에서 잡음이 일기도 한다. 최근 파크골프장과 지역 주민들은 무슨 이유로 충돌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경북 경산시 파크골프장 분쟁

 

먼저 작년 경북 경산시의 파크골프장에서 있었던 분쟁을 살펴보자.

작년 경산시는 대평동 남천 둔치 인근에 이미 마련된 18홀 파크골프장에 이어 두 번째로 9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하천점용 허가를 완료하는 등 절차를 밟으며 9월부터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잇따랐다. 해당 지역을 파크골프장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찾는 휴식공간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 이미 인근 파크골프장으로 말미암아 소음 및 주차 방해 등 적잖은 문제가 생기고 있는데 새로 파크골프장이 건립되면 문제가 더 커지리라는 불만 등이 적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지역 주민 일부가 파크골프장 추가 건립에 반대하는 서명을 받아 경산시에 전달했고, 경산파크골프협회도 나서 예정대로 9홀 추가 증설을 요구하는 등 주민들 간의 다툼으로까지 번졌다가 남천둔치 파크골프장 9홀 추가증설 계획은 백지화되었다. 지자체에서 계획을 결정하고, 허가까지 완료하는 등 삽을 뜨기 직전까지 갔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이기지 못하고 사업을 접은 것이다

 

울산 울주군 파크골프장 논란

 

울산 울주군의 파크골프장도 작년부터 논란이 되고 있다. 울주군 청량천에는 A 구장과 B 구장, 두 개의 파크골프장이 있는데 이 중 B 구장은 태풍으로 말미암은 훼손 및 안전 문제 등으로 사용이 중단되었고, A 구장만이 사용되고 있었다. 

그런데 작년 지자체와의 협의도 없이 B 구장 복구공사가 지역 협회 주도하에 시행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파크골프장 이용객들은 B 구장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지역 주민들은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B 구장을 계속 쓰지 못하게 하는 건 물론, A 구장의 폐쇄까지도 요구하고 있다. 거기에다 청량천 파크골프장 이용객이 인근 산책로에 불법 주차를 한다거나, 자주 물난리에 휩싸이는 등의 문제가 잇따라 지역 언론에 보도되는 상황이다.

 

창원 내서읍 파크골프장 건립 논란

 

올해에도 파크골프장 건립이나 확장, 운영을 둘러싼 논란은 여러 곳에서 불거졌다. 먼저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광려천변의 파크골프장 건립 논란을 살펴보자. 

내서읍에서는 ‘광려천 고향의 강’이라는 이름으로 교량 설치 및 하천 정비 사업을 진행했다. 그런데 올해 5월, 이 지역에 18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이 알려지며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파크골프장 건립 계획이 알려진 후 주민들은 간담회를 열어 주차난, 농약 등으로 말미암은 환경오염, 소음 등을 문제 삼고 파크골프장 건립을 반대한다는 뜻을 시에 전달했고, 반대 현수막까지 내걸었다. 시에서는 10월에 설명회를 개최하고 주민들과 의견을 교환해 신중히 사업을 진행해 나갈 방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산 파크골프장 야간 골프 논란

 

작년에 논란이 된 경산시 남천강변 파크골프장은 올해에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확장 문제가 아니라 불법 야간 골프 논란이었다. 

경산시 파크골프장은 규정상 일몰 후에는 골프를 치지 못하게 되어 있는데, 몇몇 이용객들이 규정을 무시하고 야간에 파크골프를 치면서 문제가 된 것이다. 이에 인근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시에서도 지속적인 단속과 계도는 물론 지역 파크골프협회와 협업해 단속해 나갈 뜻을 밝히기도 했다.

 

갈등 마주하기

 

파크골프는 한국 스포츠 역사에서 하나의 ‘성공 신화’를 쓴 종목이라 해도 과언이 하나다. 생활체육을 표방하며 수많은 종목이 만들어지거나 도입되고 또 사라지는 와중에 파크골프만큼 빠르게 인기를 얻으며 성장한 종목은 떠올리기 어렵다. 

파크골프 인구는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으며, 이에 지자체도 호응해 시설을 새로 짓거나 확충하고, 몇몇 지역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파크골프를 적극 활용해 지역 활성화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등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세상 모두가 파크골프를 좋아할 수는 없다. 누군가는 파크골프에 관심이 없고, 누군가는 관심이 없는 것을 넘어 ‘민폐’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리고 관심이 없는 수준을 넘어 파크골프를 싫어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면, 나아가 파크골프장이 ‘민폐’라 생각할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다면 이를 무시할 수 없다. 생활스포츠의 길을 걷고 있는 파크골프가 계속 성장하고 발전하려면 지역 주민과의 상생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 때문이다. 

전국 각지의 파크골프장 및 이용객과 지역 주민들의 갈등이 순조롭게 잘 풀려, 파크골프가 더욱 순조롭게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GJ 김상현 이미지 대한파크골프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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