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섭 아리송 골프룰 완전 정복(3월호)
우승섭 아리송 골프룰 완전 정복(3월호)
  • 남길우
  • 승인 2016.03.0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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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송 골프룰 완전 정복

질 문

장하나가 우승한 LPGA 두 번째 대회인 코티즈 골프 챔피언십 3라운드 경기 6번 홀 그린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리디아 고가 30cm 정도의 짧은 거리의 파 퍼트를 남겨 놓고 머뭇거리는 모습이 TV화면에 비쳤습니다. 경기위원을 기다리는 것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한참 동안 머뭇거리다가 리디아 고는 홀 아웃을 하고 그린을 떠났습니다. 중계방송을 하던 해설자도 이에 대해 아무런 설명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더 궁금해집니다. 왜 리디아 고는 경기위원을 기다렸는지 그리고 그 결과는 어떻게 결말이 났는지 알고 싶습니다.

 

사진 JTBC방송 화면캡쳐

답 변

이에 대한 대답은 리디아 고의 증언(인터넷)을 통해서 알게 된 사실을 토대로 설명해 드립니다. 리디아 고가 6번 홀에서 파 퍼트를 하려고 어드레스를 했을 때 볼이 움직인 것처럼 보였답니다. 그때 리디아 고는 만일 볼이 움직였다면 리플레이스를 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그대로 치면 된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러나 이미 날은 어두워지고 그린은 젖어 있어서 볼이 움직였는지 아닌지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경기위원을 불렀고, 경기위원이 오지 않자 그대로 홀 아웃을 했답니다. 이상이 리디아 고가 머뭇거린 이유입니다.

그 후 리디아 고는…

6번 홀 그린을 떠난 리디아 고는 경기위원과 함께 이 대회의 중계방송사인 골프채널 중계석에 가서 6번 홀에서 있었던 일을 VTR을 통해 확인 할 수가 있었답니다. 그 결과 리디아 고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었고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처리되었다는 확인을 받고서야 비로소 안심할 수가 있었답니다.

왜 리디아 고는 안절부절 했을까?

리디아 고의 생각으로는 만일 어드레스를 했을 때 공이 움직인 것이 나중에라도 확인이 되면 벌점을 받아야 하고 이것을 스코어에 기재하지 않으면 경기실격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에 모든 것을 확인하기 전에는 코스를 떠날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확인하고 나니 내일의 경기도 원만하게 치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 비치기도 했습니다.

과연 리디아 고의 생각은 옳았던가?

리디아 고는 종전의 룰과 혼동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리디아 고가 걱정한 것처럼 설사 어드레스 후에 볼이 움직였다 하더라도 리디아 고에게는 아무런 책임이 없습니다. 이것이 2016. 1. 1부터 시행되는 개정된 룰의 기본입니다.(골프저널 2016. 1월호 P90 참조)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다시 한 번 설명하면

2015. 12. 31까지의 룰: R18-2b 어드레스 후에 움직인 볼

플레이어의 인플레이 볼이 어드레스한 후에 움직인 경우에는 플레이어가 그 볼을 움직인 것으로 간주되어 플레이어는 1타의 벌을 받

고 그 볼은 리플레이스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렇게 규정되어 있던 것이 2016년 개정된 룰에서는 이 조항(18-2b) 자체를 삭제해서 없어졌습니다.

결 론

리디아 고 같은 세계랭킹 NO.1인 대선수도 룰을 착각할 정도이니 얼마나 골프룰이 복잡한지 짐작할 수가 있습니다. 룰을 알면 플레이어 자신에게 유리하다는 것을 일깨워준 하나의 해프닝이지만 이번 일을 통해서 리디아 고는 우리에게 좋은 교훈을 주었습니다.

이달의 골프 명언

 

골프에 나이는 없다

언제 시작해도 의지만 있으면

반드시 진보하게 된다.

- 벤 호건 -

골프상식 한 토막

논 스루는 논 즈로-스 즉 노팬티의 뜻

골프 게임은 홀마다 공을 구멍(Hole)속에 넣는 것으로 끝이 난다. 말하자면 홀(구멍)은 골프의 종착역인 셈이다. 퍼트를 잘 해서 공을 구멍 속에 잘 넣으면 당연히 스코어는 좋아지고 기분도 상쾌해진다. 골퍼라면 누구나 “네버 업, 네버 인(Never up, Never in)”이라는 말을

기억할 것이다. 이 말은 1. 공은 홀에 가 닿아야 들어가고 2. 홀 높은 쪽으로 굴러가야 들어간다는 퍼트의 요령을 표현한 명언이다. 이 밖에도 3. 서지 않으면 들어가지 않으며 4. 위를 봐야 들어간다는 숨은 뜻(?)으로도 해석하며 퍼트의 오묘한 진리를 동경한다.

남녀가 공존하는 인간 사회, 공과 홀로 상징되는 골프게임, 이처럼 섹스와 연관시켜 골프의 어려움을 달래고 즐거움을 더해주는 표현을 우리는 사랑한다. 그린 앞 20~30m 지점에서 친 어프로치샷이 깃대도 맞지 않고 공이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프로골퍼의 절묘한 타구를 가끔 본다. 제 기억 속에 가장 인상 깊게 남아있는 것은 1987년도 마스터즈 대회의 우승자 래리 마이즈(미국)의 연장 두 번째 홀에서의 제2타가 바로 그것이었다. 그야말로 기적 같은 타구다. 그런데 아마추어골퍼에게도 이런 행운은 돌아온다. 그린 훨씬 못 미친 지점에서 친 어프로치샷이 자석에 끌려가듯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 사라지는 광경을 우리는 가끔 경험하게 된다. 이에 우리는 뭐라고 하는가. “논 스루”라고 한다. 지금은 모르지만 1980년대까지는 그런 말을 썼던 것이 사실이다. “논 스루?” 분명히 발음은 영어 같은데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다. 골프 용어는 아니지만 우리가 쓰고 있으니 그 유래와 뿌리만이라도 밝히고 넘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몇 자 적어본다. 영어에서 Drawers(드러어즈)라는 단어가 있다. Drawers는 부인용 속옷을 뜻하는 말이지만 지금은 미국 사람들도 전혀 쓰지 않는 말이라고 한다. 그런데 일본어 사전을 찾아보면 일본말의 ズロ-ス(즈로-스)는 부인용 속옷 즉 팬츠라고 설명하고 있다. 일본 사람들은 외국어를 자기 나름대로의 발음으로 일본어로 고착시켜서 일상용어로 쓰는 말들이 많다. 이 ‘즈로-스’도 그 중의 하나다. 그래서 일본식 표현을 빌리면 이런 경우 ‘논 즈로-스(non drawers)’라고 하면 되겠지만 굳이 일본식 영어를 쓰면서 까지 골프를 즐길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어쨌든 ‘논 스루’는 ‘논 즈로-스’라고 해야 맞는 말이고 의미상의 표현으로는 노팬티라는 말이 분명하다. 팬티를 입지 않은 여자와 골프의 홀을 연상케 하는 재미있는 표현이라고 웃어 넘길 수도 있지만 그래도 과정보다는 결과만을 따지는 골프의 의외성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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