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골프족의 습격
명랑골프족의 습격
  • 나도혜
  • 승인 2022.07.1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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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MZ세대들은 점수에 연연하지 않고 그저 산책이나 소풍을 나온 것처럼 골프를 즐기는 ‘명랑골프’를 지향한다. 이러한 MZ세대들의 골프 스타일은 골프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명랑골프족의 등장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골프장에서 2030 젊은 세대들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지만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순식간에 수많은 MZ세대들이 골프장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골프의 인기는 엔데믹(풍토병화) 시대로 접어들어 일상생활로의 회복이 시작된 지금, 이 순간에도 식을 줄을 모르고 있다. 

대부분의 MZ세대들은 골프를 즐기는 방식이 기존의 아마추어 골퍼들과는 전혀 다른 ‘명랑골프’를 지향한다. ‘명랑골프’는 점수에 연연하지 않고 그저 산책이나 소풍을 나온 것처럼 골프를 즐기는 경기 방식을 표현하는 말이다.

과거에도 점수에 연연하지 않고 플레이를 즐기는 골퍼들은 존재했지만 MZ세대의 등장과 더불어 ‘명랑골프’라는 신조어가 통상적으로 사용되게 되었다. 

 

드러나는 문제

 

명랑골프족들은 홀마다 스코어를 기록하는 데에 몰입하기보다는 골프웨어를 입은 모습을 담은 셀카나 스윙 인증샷 등을 SNS에 올리는 데에서 더 큰 만족감을 얻는다. 때문에 기존에 골프장을 즐겨 찾던 사람들은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표현하기도 한다.

골프는 혼자서, 또는 일행들만 하는 운동이 아니다. 국내 골프장의 경우 캐디 1명이 4명의 플레이어를 케어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매 턴마다 빠르게 치고 나가지 않으면 원활한 경기 진행이 어려워진다.

이는 캐디뿐만 아니라 다음 시간대에 예약이 되어있는 다른 이용객들에게도 큰 불편을 줄 수 있다. 

반드시 내기를 걸고 이기고 지는 데 집착하면서 골프를 즐겨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본인의 순서에서 스윙하는 모습을 예쁘게 담기 위해 여러 차례 인증샷을 찍거나 하는 행위로 경기에 집중하지 못한다면 이는 분명 함께 골프를 즐기는 동행자들은 물론 다른 이들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보여주기식 골프 ‘No’

 

특히 골프장은 대중제나 회원제 모두 한 번 라운드를 하기 위해서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때문에 각자 주어진 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기본적인 매너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SNS 인증샷 등을 위한 보여주기식 골프는 장기적으로 골프의 대중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골프장을 다니기 위해서는 골프백을 포함한 여러 가지 골프채와 골프웨어 등 각종 용품을 구매해야 하는데, 아무리 저렴하게 준비한다고 해도 이는 상당한 지출이 필요하다.

여기에 한 달에 1~2회 라운드하러 가기 위해서는 장비를 실을 차량이 필요하며, 시간적 여유는 물론 그린피나 카트비, 캐디피, 식사 및 교통비 등 많은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인증샷 문화를 즐기는 MZ세대에게 요즘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바로 나만의 개성이 반영된 골프웨어를 통해 그날의 패션을 완성하는 것이다. 명랑골프를 추구하는 MZ세대들이 골프 관련 장비보다 골프웨어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여전히 많은 비용적 부담이 필요한 골프가 진정한 대중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경제적인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 또한 이어지고 있다. 아마추어들에게 골프는 여가생활과 스포츠를 병행할 수 있는 행위인 만큼 본인의 수입 한도 내에서 감당이 가능한 만큼 지출을 해야만 이를 건강하고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명랑골프의 긍정적 요소

 

명랑골프가 가지고 있는 의미는 매우 긍정적이다. 승부에 연연하지 않고 좋은 날씨와 경치를 만끽하며 동행인들과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골프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아서, 원해서 하는 골프가 아닌 인증샷과 SNS 업로드, 또는 남의 시선을 의식해서 무리한 지출을 감행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또한, 골프장은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인 만큼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수 있도록 기본적인 매너를 함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명랑골프를 지향하는 MZ세대를 소개하는 영상에 한 누리꾼은 ‘본인들이 즐기는 골프도 중요하지만, 골프에 대한 기본 예의부터 배우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냐’라는 우려의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앞으로 골프장을 찾는 MZ세대를 바라보는 시선이 더욱 따가워질 것인지는 모두 그들의 선택에 달려있다. 

장기적으로 골프를 즐기는 연령대가 점차 젊어지고 그에 따라 골프를 즐기는 방식이 달라지는 것으로 보아야 할지, 아니면 그저 반짝하고 마는 유행에 그칠 것인지, MZ세대를 주축으로 한 골프의 대중화의 미래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GJ 나도혜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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