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회원권 사기에 대한 고찰
골프장 회원권 사기에 대한 고찰
  • 나도혜
  • 승인 2022.01.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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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방식으로 계속되는 골프장 회원권 사기 사건 혹은 사기 논란. 이 문제는 왜 발생하고 있으며, 어떻게 풀 수 있을까?

 

프리미엄이 붙은 골프장 회원권을 싼값에 사주겠다고 속여 돈을 받아 가로챈 피의자가 사기 혐의로 입건되었다. 이 사건 피의자는 사업 관계로 알게 된 피해자에게 프리미엄이 붙어 비싸게 거래되는 회원권을 시가보다 싸게 사주겠다고 속인 뒤 선금을 받는 수법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거액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오늘 뉴스, 혹은 며칠이나 몇 달 전 뉴스가 아니다. 1982년 10월 동아일보에 실린 기사를 인용한 것이다. 날짜를 이야기하지 않으면 오늘 벌어졌거나 얼마 전 벌어졌다고 해도 믿을 법한 골프장 회원권 사기 사건이다. 골프장 회원권 사기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유명 언론에 실릴 만큼 사회적인 문제였고, 수십 년째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가짜 회원권 사기 사건

 

‘골프장 회원권 사기’. 말은 쉽지만, 내막을 살펴보면 꽤 복잡하다. 법적으로 분명한 사기 사건인 경우도 있고, 혹은 분쟁 끝에 본인이 사기를 당한 것이라 주장하지만, 법적으로는 사안이 불분명한 일도 있다. 최근 발생한 회원권 사기 사건, 혹은 사기 논란 몇 개를 살펴보자.

2021년 11월, 가짜 골프장 회원권을 판매하는 수법으로 약 3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은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이들은 몇 달에 걸쳐서 골프장 회원권을 싼 가격에 넘겨주겠다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뒤 거액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피해자들은 작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2억원까지 뜯긴 것으로 나타났다. 서두에 소개한 사건과 비교하면 발생 시기가 30년 차이가 날 뿐, 그야말로 ‘판박이’인 사건이다.

 

유사 회원 사기 논란

 

비슷한 시기에 논란이 된 또 하나의 사건을 살펴보자. 이 사건은 경상북도의 A 골프장이 일명 ‘유사 회원제 영업’으로 시정명령을 받은 사건이다. 앞서 소개한 두 개의 사건과는 결이 다르다. 앞의 두 사건이 문자 그대로 ‘회원권 사기 사건’이라면, 본 사건은 ‘유사 회원 사기 논란’이 불거졌다고 할 수 있다.

A 골프장은 개장 시기부터 유사 회원 논란에 휩싸였고, 그 논란은 2021년에 절정에 달했다. 골프장 측에서 유사 회원에 대한 각종 혜택을 축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 사태 이후 국내 골프장 이용자와 그린피가 급상승하는 가운데 A 골프장은 주말 이용 횟수와 그린피를 올렸고, 이에 유사 회원들이 골프장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면서 갈등이 극에 달했다.

분양자들에 따르면 당시 A 골프장은 골프장과 200여 가구의 휴양 거주단지를 조성한 뒤 이를 고가에 분양하는 방법으로 사실상 200명의 회원을 모집하고 운영했다. 이후 골프장 측에서 택지 분양자들을 대상으로 그린피를 인상하는가 하면, 불응하는 회원들의 주중 부킹을 일부 제한하는 조치까지 취했다. 이에 분양자 상당수가 분양가 중 순수 조성비를 제외한 금액을 총 120억여 원을 반환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 그린피 인상과 주중 부킹권 제한 중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 심지어 상습사기죄 혐의로 골프장 측을 고소하기까지 했다.

이 사건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기에 ‘사기 사건’이라 낙인찍기는 이르다. 이 사건이 정말 사기 사건인지, 혹은 단순 분쟁인지 결론을 내리는 건 경찰과 검찰, 재판부의 몫이다. 하지만 소위 유사 회원 문제가 법으로 불거지고 사기 논란까지 불거졌다는 점에서 ‘골프장 회원권 사기 논란’이라는 건 분명하다.

 

유사 회원권 사기

 

‘유사 회원’ 사건과는 또 다른 ‘유사 회원권’ 사기도 있다. 2017년 벌어진 회원권 사기 사건이 좋은 예다. 이 사건의 피의자들은 고액의 회원권을 쉽게 구매하기 어려운 현실을 악용해, 업무 협약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취급하는 1,000만원 상당의 회원권 하나만 있으면 5년간 전국 골프장에서 정회원과 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양 허위 광고를 했다. 이 사건으로 6,500명의 피해자가 발생했고, 피해액도 1,062억원에 달했다.

 

유령 회원권 논란

 

나아가 과거에는 큰 문제가 되었던 ‘유령 회원권’도 있다. 유령 회원권은 주로 골프장은 실존하지만, 국내에서 거래가 되지 않거나 확인이 어려운 외국 골프장 회원권을 뜻했다. 이러한 회원권은 골프장의 실체는 있지만, 국내에서는 거래가 되지 않아 사실상 환금이 불가능했고, 그 때문에 돈 대신 유령 회원권을 받았다 거액의 피해를 보는 사례들이 적지 않았다. 다만 최근에는 유령 회원권 논란은 크게 불거지지 않고 있다.

 

골프장 회원권 사기가 끊이지 않는 이유

 

 

이처럼 방식도 다양하고, 또 끊이지 않는 골프장 회원권 사기 사건, 혹은 사기 논란. 이 문제는 왜 발생하고 있으며, 어떻게 풀 수 있을까?

골프장 회원권 사기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골프장 회원권이 고가인 데다 수요도 많고, 조금이라도 싸게 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또한, 골프장 회원권은 직거래가 전부가 아니다. 오히려 골프장도 이용자도 중개업체를 통해 회원권을 사고파는 경우가 많다. 모든 회원권이 골프장과 이용자 간에 직거래로 이루어진다면 사기 범죄가 개입될 가능성이 낮아지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중개인이나 중개업체의 비중이 결코 작지 않고, 이 부분을 노려 사기 범행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상당수의 사기 피의자들이 중개업체를 사칭하거나, 실제 중개업체 근무 경력 등을 가지고 있었다는 게 이를 증명한다.

 

가짜 회원권 사기 수법

 

각 사건 유형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일단 가짜 회원권은 앞서 소개한 사건들처럼 있지도 않은 회원권이 있는 것처럼 속이거나 터무니없는 가짜 물건을 진짜인 양 취급하는 케이스다. 심지어 2013년에는 명의를 빌려 가짜 골프장 회원권을 분양한 뒤 이 가짜 회원권을 담보로 거액의 대출을 받은 모 씨와 명의를 빌려준 관계자들까지 무더기로 입건되는 사건까지 벌어졌을 만큼 가짜 회원권을 이용한 사기 수법은 다양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건에는 공통점도 있다. 범죄의 대상은 더욱 싼 값으로 골프장 회원권을 사거나 손쉽게 회원권을 처분하고 싶어 하는 업체이며, 그 허점을 노린다는 것이다.

법적으로 봐도 이러한 사건들은 꽤 복잡하다. 실체가 전혀 없는 물건을 빌미로 사람들을 속이고 돈을 가로챘다면 분명 사기죄다. 사기죄의 기본 요건은 타인을 속이는 ‘기망’과 그를 통한 ‘금품 갈취’다. 실체가 전혀 없는 가짜 회원권을 미끼로 돈을 가로채고 회원권도 주지 않았다면 기망과 금품 갈취가 완벽하게 구성되니 그만큼 범행 입증도 쉽다. 범죄자를 잡는 게 문제일 뿐이다.

 

가짜 회원권 사기 대처법

 

어떻게 가짜 회원권 사기를 막을 수 있을까? 일단 시가보다 지나치게 싼 물건이라면 의심해야 한다. 이유 없이 비싼 물건은 있을 수 있지만, 이유 없이 싼 물건은 없다는 상식은 골프장 회원권 시장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급매물이라거나, 혹은 다른 이유가 있다고 해도 시가보다 2, 30% 이상 저렴한 물건이라면 사기를 의심해 볼 만하다. 

가격이 싸다고 당장 사들일 게 아니라 골프장이나 공식 거래처 등에 확인 작업을 거칠 필요가 있으며 조금이라도 의심스럽다면 거래를 중단하고 신고하는 것이 좋다. 이용자는 가격이 다소 비싸도 직거래나 업계에서 인정받는 업체와 거래하는 것. 그리고 골프장이나 중개업체는 급히 회원권을 처분해야 한다고 실체를 알 수 없는 단체나 조직과는 손을 잡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유사 회원, 유사 회원권 사기 수법

 

그렇다면 유사 회원, 혹은 유사 회원권 사기는 어떨까? 유사 회원은 골프장에서 편법으로 회원을 모집하다 결국 각종 논란이 불거지는 케이스다. 따라서 편법 운영을 하는 골프장과는 처음부터 거래하지 않는 방법으로 사건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유사 회원권 문제는 좀 더 복잡하다. 전문 사기꾼이 작정하고 사기를 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유사 회원권은 애초에 지키기 어렵거나, 지킬 의지조차 없는 특권을 가진 유사 회원권을 미끼로 고객들을 유혹하는 사기 수법이다. 보통 정식 골프장 회원권도 아닌 유사 회원권으로 특정 장소, 나아가 전국 각지의 골프장에서 정회원에 준하는 서비스를 싼값에 받을 수 있는 식으로 주장하는데, 이 주장 자체가 사기일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밑지는 장사’가 오래가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즉, 특정 업체에서 정식 골프 회원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식 회원권 이상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회원권을 판매한다면 유사 골프장 회원권 사기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유사 회원. 유사 회원권 사기 대처법

 

유사 회원이나 유사 회원권의 경우 먼저 골프장에서 유사 회원을 모집할 때, 당당히 ‘유사 회원’이라 못 박고 모집하지는 않는다. 법망을 피해 가기 위해 각종 편법 수단을 다 동원한다. 일반적인 리조트나 콘도 등을 분양하는 것처럼 하면서 실제로는 객실 이용료 할인, 그린피 할인 혜택, 특별요금 우대, 무기명 위임 등 분양자들에게 사실상 골프장 회원권을 판매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렇게 팔아서 그 혜택이 영구히 이어진다면 차라리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특히 여러 이유로 기존 유사 회원들의 혜택 축소에 나서는 경우가 적지 않다. 피해자로서는 말 그대로 ‘사기 당했다’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법적으로 사기 사건임을 규명하기는 쉽지 않다. 남을 속이는 행위인 ‘기망’과 ‘금전적 갈취’가 모두 입증되어야 사기 사건으로 규정되기 때문이다. 피해자로서는 사기 입증조차 못 하고 피해를 고스란히 끌어안을 것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유사 회원권은 어떤 의미에서는 더욱 위험하다. 사건이 터진 뒤 사기임을 규명하는 건 어렵지 않지만, 터지기 전에는 사기임을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당장은 유사 회원권으로 업체가 주장하는 혜택이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결국 ‘돌려막기’다. 신규 가입자가 낸 돈을 기존 가입자의 그린피로 충당하는 식이다. 하지만 당장 혜택을 받을 때는 사기임을 눈치채기 어렵고, 돌려막기가 막혀 피해자들의 사기 범행을 눈치챌 즈음에는 이미 범인들은 잠적하거나 도주한 경우가 태반이다. 

 결국 유사 회원이나 유사 회원권 문제 역시 가짜 회원권 문제와 비슷한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의심이 가는 물건이나 업체와는 아예 거래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사기를 당하지 않는다’라는 자신감이 특히 위험하다. 개인 소비자는 물론 골프장이나 중개업체도 유사 회원권 사기에 걸려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니 정식 회원권이 아니라면 처음부터 손도 대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언제 터질지 모를 폭탄과 같은 유사 회원권으로 전국 각지의 회원제 골프장을 이용하느니, 전국 각지의 대중제 골프장을 이용하는 게 백번 낫다.

 

골프장 회원권 사기를 막는 최고의 방법은?

 

골프장 회원권 사기가 사회적 문제가 된 지 어느덧 수십 년이 지났다. 안타깝게도 지금도 이 사건은 현재 진행형이며,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 

사실 소비자들이 주의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사건들이다. 처음부터 믿을 수 없는 상대와는 거래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언제나 믿을 수 있는 골프장이나 리조트, 그리고 중개업체를 이용하며 골프장이든, 중개업체든 개인이든 위험도가 높은 거래는 멀리하면 피해를 막을 수 있다.

물론 어지간히 지갑 사정이 좋지 않고서야 ‘가성비’의 유혹을 피하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가성비를 따지다 가짜, 유사 회원권의 덫에 걸리면 피 같은 돈을 모조리 날릴 수 있다. 

소탐대실을 막기 위해 믿을 수 있는 거래만을 한다. 이것이야말로 수십 년 간 이어지고 있는 골프장 회원권 사기를 막는 최고의 방법이다.

 

 

GJ 나도혜 사진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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