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호황을 바라보는 시선
코로나 호황을 바라보는 시선
  • 김태연
  • 승인 2021.06.16 1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골프장의 ‘코로나 호황’을 바라보는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특히 골퍼들 사이에서 비판적인 여론이 거세지고 있으며, 언론사들의 시각도 마냥 호의적이지 않다.

 

 

국내 골프장이 ‘코로나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증명되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서 발표한 ‘지난해(2020년) 골프장 경영실적 분석’에 따르면 국내 회원제·대중 골프장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31.6%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보다 9.1% 상승한 수치이자 사상 최고치다. 특히 대중골프장의 영업이익률은 무려 40.4%를 기록해 회원제 골프장의 영업이익률인 18.1%의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회원제 골프장도 충분히 장사를 잘했지만, 대중골프장은 그보다 훨씬 남는 장사를 하며 2020년을 보낸 것이다.

 

코로나 호황의 그늘

 

 

이러한 국내 골프장의 ‘코로나 호황’을 바라보는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특히 골퍼들 사이에서 비판적인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이를 다루는 언론사들의 시각도 마냥 호의적이지 않다. 본인이 즐기는 종목이 호황을 누리는 게 나쁜 소식이 아닐 것임에도 골퍼들 사이에서 코로나 호황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강하며, 언론 역시 지금의 호황을 곱지 않게 바라보지는 않는 셈이다.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일까.

지금 국내 골프장이 누리는 코로나 호황의 이유는 명확하다. 2020년 골프장 경영실적 분석을 발표한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서는 코로나 호황의 이유로 코로나 사태 확산 속에서 비교적 안전한 골프장의 이용 증가, 해외여행 제한으로 20~30대의 국내 골프장 이용 증가, 주 52시간 근무제와 재택근무 확산 등을 꼽았다. 또 입장료와 카트피 등의 인상 역시 영업이익률 증가에 기여했다고 보았다.

고객이 늘어나 영업이익이 늘어난 건 문제가 아니다. 방역 수칙만 철저히 준수한다면 고객은 ‘다다익선’이다. 문제는 입장료와 카트피 등 비용 인상이다. 이야말로 골퍼와 언론에서 국내 골프장의 코로나 호황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댓글에 나타난 분노

 

국내 골프장 영업이익률 사상 최대 기록을 다룬 인터넷 뉴스 댓글만 보아도 골퍼들의 분노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뉴스 몇 개만 찾아봐도 ‘요금은 올렸지만, 서비스 품질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라는 취지의 분노 섞인 댓글을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분노 속에서도 나름의 논리를 갖춘 의견부터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이 뒤섞인 댓글, 심지어 본인을 비롯한 골퍼들을 ‘호구’로 지칭하는 자학적인 댓글까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감정적이기 쉬운 인터넷 댓글 문화를 고려해도 현재 국내 골프장의 호황은 축하가 아닌 분노와 비아냥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이러한 분위기가 대세라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대중제 골프장 비판론

 

특히 대중제 골프장을 향한 비판은 더욱 거세다. 대중제 골프장은 회원제 골프장보다 많은 세금 혜택을 받기 때문이다. 2000년부터 시작된 대중제 골프장 세금 감면 정책에 따라 대중제 골프장은 취득세 12%를 4%로, 재산세는 4%에서 0.2~0.4%로 인하된 세율이 적용되고, 개별소비세, 교육세, 농어촌특별세는 면제된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대중제 골프장의 세금 감면액이 8,210억원을 기록했다. 회원제 골프장이 낸 세금 총액인 5,913억원이니 세금 감면액이 납부 세금 총액보다 많은 셈이다. 

이런 특혜를 누리면서도 대중제 골프장은 2020년에만 주중 그린피를 무려 11%나 올리는 등 요금 상승에 열을 올렸다. 업계 전문가인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이 온라인 정책토론회서 “대중 골프장으로 전환하는 경우 세금 감면 혜택에 따른 차액만큼 그린피를 내려야 한다. 내리지 않는 건 골프 대중화라는 감세 취지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릴 만큼 우려를 사는 부분이다.

 

불만의 이유

 

국내 골프장 호황이 작년부터 시작되었듯, 호황에 비판적인 분위기 역시 작년부터 감지되었다. 요금은 계속 올리고 올린 요금에 비해 서비스 품질은 좋지 않다는 여론이 도마 위에 오르고 언론에 보도되며 골퍼들의 여론은 꾸준히 악화하였다. 그런데도 눈에 띄는 개선의 움직임은 없었고 결국 국내 골프장 영업이익률 사상 최대라는 소식에 골퍼들이 비판하고 비아냥을 보내는 지경에 이르렀다.

서천범 소장은 “코로나19 호황으로 막대한 수익률을 기록하면서도 이용료를 계속 올리는 대중골프장에 대한 세금감면 혜택을 철회해야 한다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하며 “대중 골프장 설립 취지에 맞게 골프 대중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경우에는 ‘체육시설 설치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비회원제를 신설해 세금감면 혜택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 상황에서 업계가 귀담아 들어야 할 의견이 틀림없다.

 

비판의 목소리 들여다보기

 

물론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온다고 무조건 끌려갈 필요는 없다. 하지만 비판에 귀를 막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다. 일부 악플러나 소수의 악의적인 여론이 아니라 대중과 언론, 전문가가 공감하는 비판이라면 더욱더 그렇다. 

아직은 골퍼들의 반응이 비판이나 비아냥 수준에 머무르고 있지만, ‘비판’을 넘어 ‘외면’으로 치달으면 몇 년의 호황을 누린 대가로 장기불황을 맞이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 당장 이익에 눈이 멀어 정당한 비판에 눈과 귀를 막은 결과 몰락하거나 불황에 접어든 업계와 업체들의 적지 않다는 게 이를 증명한다. 나아가 비판 여론을 등에 업은 국가에서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도 있다. 국내 골프장의 지나친 이용료 논란은 국회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골퍼들의 니즈에 대해 고민할 때

 

2020년 국내 골프장 영업이익률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이 나쁜 소식은 할 수 없다. 업계가 불황에 빠지거나 망하는 것보다는 비판 속에서 호황을 누리는 쪽이 훨씬 낫다. 하지만 비판이 이어지는데도 개선의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으면 업계 이미지 하락은 물론 고객들의 외면을 받으며 불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국내 골프장은 그동안 코로나 호황을 마음껏 누렸다. 이제는 한발 더 나아가 골퍼들에게 좀 더 사랑받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할 때가 아닐까. GJ

 


By 김태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