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성매매 뿌리 뽑을 수 있을까?
골프 성매매 뿌리 뽑을 수 있을까?
  • 김상현
  • 승인 2021.05.10 13: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골프 성매매 논란을 이야기하기 전에 한 가지 사실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성매매는 불법이며, 당사자는 물론 이에 관여하거나 알선한 사람도 처벌받는 범죄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어떤 업계든 성매매는 허용할 수 없고, 문제가 불거진다면 이를 뿌리 뽑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성매매는 불법이며, 당사자는 물론 이에 관여하거나 알선한 사람도 처벌받는 범죄다. 법이 개정되어 네덜란드나 독일처럼 성매매가 어느 정도 합법화가 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성매매 문제는 결국 ‘어떻게 성매매를 뿌리 뽑을 것인가’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골프 성매매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 문제의 유일한 해결책은 성매매를 뿌리째 뽑는 것이다. 하지만 성매매는 좀처럼 뿌리 뽑기 힘든 범죄다. 암암리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에 꼬리를 잡기도 어렵고 뒤늦게 꼬리를 잡으면 이미 문제가 커질 대로 커진 뒤인 경우가 많다.

 

세계적인 문제, 골프 성매매 

 

골프 성매매는 대한민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세계 최고의 골프 강국인 미국에서도 수시로 터져 나오는 문제다. 미국 언론에서 관련 사건들을 검색해 보면 골프장을 무대로 일어난 성매매 사건, 골프장을 운영하는 거물이 성매매와 연루된 사건, PGA 프로가 성매매에 연루된 사건 등 골프 성매매 문제가 대한민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실감할 수 있다. 개중에는 2002년에 벌어진 골프 매니저와 성매매 관계자들이 결탁해 대규모 성매매 사건을 벌였다 적발된 사건처럼 미국을 넘어 국내 언론에까지 보도되는 등 ‘해외 토픽’으로 번지기까지 했다.
대한민국의 골프 성매매 문제도 절대 가볍지 않다. 역사도 깊고 사회적 물의도 여러 번 일으켰다. 1990년대만 해도 한국에 골프를 치러온 외국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인신매매까지 하며 윤락 행위를 벌인 사건, 한국 골퍼들이 해외 골프장에서 도박과 성매매 행위를 벌였다 망신을 당한 사건 등이 보도되며 골프라는 종목과 골퍼들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데 일조했다.

 

브레이크가 된 성매매 특별법

 

이런 악습에 제동을 건 것은 2004년 발효된 성매매 특별법이었다. 성매매를 방지하고 성매매 피해자와 성을 파는 행위를 한 사람의 보호와 자립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이 법안은 특히 성매매를 중개하거나 알선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처벌하는 근거가 되었고, 대한민국 성매매 범죄는 된서리를 맞았다. 
성매매 특별법 시행으로 관광 수입마저 줄어들었다는 보도가 나올 만큼 시행 당시 엄격한 단속이 이루어졌고, 국내의 골프 성매매 역시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실제로 성매매 특별법 발효 후 몇 년간의 골프 성매매 언론 보도를 살펴보면 국내에서의 사건이 크게 줄어든 것이 눈에 띈다. 대신 ‘해외 원정 골프 여행 및 성 접대 증가’, ‘국내에서의 성매매와 골프 접대가 어려워져 이를 원하는 사람들이 중국이나 필리핀 등으로 눈길을 돌린다’는 레퍼토리가 주류를 이루었다. 
국내에서 골프 성매매가 줄어든 대신 공급과 수요가 해외로 옮겨진 것이다. 심지어 해외에서 한국인들이 주도하여 대규모 성매매 시설을 만들어 운영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강력한 처벌을 통해서 국내에서의 골프 성매매 문제를 크게 줄이기는 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에는 다소 부족했던 셈이다. 하지만 성매매 특별법은 분명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이후 국내에서 골프 성매매 문제가 고개를 든 것은 몇 년 뒤의 일이기 때문이다.

 

스크린골프 성매매의 등장

 

성매매 특별법 발효 후 한동안 비교적 조용했던 골프 성매매는 ‘스크린골프 성매매’의 등장과 함께 다시 수면에 올랐다. 2008년 즈음부터 언론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스크린골프 성매매는 당시 스크린골프 산업이 궤도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불법 영업을 하기도 쉽고, 적발해도 처벌 규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을 노려 빠르게 확대되었다. 스크린골프장에서 술과 도우미, 불법 성매매를 제공하는 형태는 물론 유흥주점 안에 스크린골프장을 설치해 유흥 서비스와 스크린골프, 성매매를 함께 제공하는 업체들까지 언론을 타며 당시 스크린골프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데 일조했다. 한 언론에서는 ‘골퍼들이 스크린골프장을 성매매가 벌어지는 하우스라고 부른다’고 보도하였고, 퇴폐 스크린골프장을 일컫는 ‘골살롱’(골프와 살롱을 결합한 곳)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였다. 이후 2009년 서울 시내에서만 불법 퇴폐 영업을 하던 스크린골프장 36곳이 적발되는 등 강력한 단속과 관련 제도의 정비, 업계의 자정 노력에 힘입어 스크린골프 성매매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잊을 만하면 떠오르는 문제

 

한때 업계를 뒤흔들었던 스크린골프 성매매 문제는 거의 해결되었지만, 이것이 골프 성매매의 최후는 아니었다. 이후로도 ‘해외 성매매 골프 여행’, ‘집단 골프 모임 성매매’ 등 사건들이 이어지며 잊을 만하면 골프 성매매 문제가 수면에 올랐다.
골프 성매매 문제는 2021년에도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언론에 보도되며 큰 논란을 일으킨 골프 파트너 소개 빙자 성매매 사건이 대표적이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며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을 통한 만남이 선호되는 가운데, 이를 노려 사이트나 앱 등을 이용해 골프 파트너를 소개하는 것처럼 꾸민 뒤 실제로는 성매매를 진행하는 수법이다. 전형적인 눈속임 방식의 성매매 범행이며, 법에서 이야기하는 ‘유사 성매매 및 알선’ 행위에 속하는 행위들이다.

 

골프 파트너 소개 빙자 성매매

 

하지만 최근 등장한 골프 파트너 소개 빙자 성매매 사건은 이전보다 더욱 진화한 범행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사고 있다. 
어떤 형법상의 혐의든 혐의 사실이 확실히 증명되어야 처벌할 수 있는데, 골프 파트너 소개 빙자 성매매 사건은 혐의를 확실히 증명하기 어렵다는 특징을 지녔다. 만남의 명분으로 ‘골프’를 내세울 뿐 성매매를 직접 언급하는 경우는 드물며 구매자와 판매자가 대화를 나눌 때도 성매매나 그에 관련된 직접적인 표현은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비용을 남성이 부담해야 한다’라는 표현으로 성매매 구매자들이 돈을 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하고, ‘애프터’ 나 ‘핸디’ 같은 용어로 모르는 사람들의 눈을 속이며 알선 비용 역시 ‘매칭비’라 표현하여 직접적으로 성매매에 관련된 표현은 속이는 방식이다.

 

더 지능적이고 치밀해진 범행

 

 

전형적인 ‘눈 가리고 아웅’ 방식의 범행이지만, 상당히 지능적인 범행 방식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법은 범죄 혐의를 받는 피의자는 물론 재판정에 선 피고에게도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되며, 유죄 판결을 내리기 위해서는 혐의를 입증하는 증거나 증인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처벌에 필수적인 혐의 입증을 어렵게 만든 범행 수법상 골프 파트너 소개 빙자 성매매는 법적으로 처벌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어떻게든 증거를 확보하거나 관련 규정이 개정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치밀한 범행을 깨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복되고 진화하는 사건

 

과거부터 지금까지 횡횡하고 있는 골프 성매매 사건들을 살펴보면 두 가지 법칙을 알 수 있다. 하나는 ‘역사는 반복된다’다. 현재 문제가 되는 사건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변종 성매매라고 정의할 수 있으며, 이는 처음 등장한 범죄 수법이 아니다. 
인터넷을 이용한 성매매가 등장한 이후 골프를 매개체로 한 인터넷 성매매 사건도 종종 벌어졌다. 지금 문제가 되는 골프 파트너 소개 빙자 성매매 사건 역시 새로운 수법의 범죄라기보다는 과거 범죄의 변형이라 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사실은 ‘범죄는 진화한다’다. 
모든 범죄는 시대의 발전에 발맞추어 끝없이 진화하며 이는 골프 성매매도 마찬가지다.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 모임의 수요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는 점을 노리고, 정체와 범행이 쉽게 드러나지 않도록 눈을 속이며 정체가 드러나더라도 법에 따른 제재가 쉽지 않도록 문제가 될 만한 표현이나 방식은 가급적 피하고 있다. 전형적인 지능범의 수법이며, 이러한 지능범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나날이 진화하고 있는 골프 성매매 문제. 과연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사실 종류를 막론하고 성매매는 뿌리 뽑기 어려운 범죄로 꼽힌다. 성이라는 인간 본능에 기반을 두었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관계자가 얽혀있으며 자금 및 규모도 막대하다. 이 때문에 단속을 통해 일시적으로 약화할 수는 있을지언정 뿌리 뽑기는 어렵다. 또한, 성매매는 관련자들의 죄의식 또한 낮은 범죄 중 하나로 꼽힌다. 성이라는 인간 본능에 대한 부분에 기반을 둔 행위이니 윤리적으로 지탄받을 행위가 아니라는 논리다. 실제로 이러한 논리를 바탕으로 성매매 합법화를 외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골프 업계에서 ‘성매매 합법화’ 같은 논리를 주장할 수는 없다. 현행법상 명백히 범죄 행위에 속할 뿐만 아니라 윤리적으로 지탄받을 요소 역시 큰 성매매를 업계에 끌어들이는 건 불가능하다. 만에 하나 국내에서 성매매가 합법화된다고 해도 골프 업계에서 성매매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는 쉽지 것인데, 성매매가 명백히 불법인 지금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결국, 골프 성매매 문제는 ‘어떻게 업계에서 성매매를 뿌리 뽑을 수 있을 것인가’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과거 사례에서 배우기

 

그렇다면 골프 성매매를 어떻게 뿌리 뽑을 수 있을까? 다행히 골프 업계에는 참조할 만한 모범 사례가 몇 있다. 
하나는 2004년 발효된 성매매 특별법이다. 성매매 특별법 발효 후 몇 년간은 골프 성매매 문제는 크게 줄어들었다. 국내에서 공급처를 찾지 못해 해외로 나도는 ‘어글리 코리안’들이 문제가 되었지만, 결국 국내에서는 골프 성매매 공급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이후에도 골프 성매매 문제는 주로 온라인을 기반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과거 횡횡했던 ‘오프라인 골프 성매매’는 크게 줄어들었다. 
또 하나는 스크린골프 성매매의 해결이다. ‘골살롱’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까지 얻으며 큰 문제가 된 스크린골프 성매매는 과거의 악명이 무색하게 지금은 거의 영업장은 ‘온 가족이 모일 수 있는 곳’으로 불릴 만큼 청정지대 이미지를 확보했다.
불법적으로 술을 팔거나 코로나 방역 조치를 위반하여 문제가 되는 스크린골프장은 있을지언정, 스크린골프 성매매가 문제라는 언론 보도는 근 10년간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효과적으로 성매매를 박멸하는 데 성공했다.

 

골프 성매매 뿌리 뽑기

 

골프 성매매를 성공적으로 줄이거나 박멸한 두 가지 사례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무엇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분명히 제시된 것과 다름없다. 강력하고 지속적인 단속은 물론 업계 차원에서 자정을 위한 노력과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나아가 성매매를 할 만한 분위기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도록 업계 전반에 걸쳐 건전한 분위기를 조성해 나간다면 역시 문제 해결의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오랫동안 이어져 온 골프 성매매를 단시간에 뿌리 뽑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법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큰 문제인 골프 성매매를 방치할 수는 없다. 진정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업계의 협조가 절실하다. 국가에서 효과적으로 성매매 단속을 이어나가고, 골프 업계가 합심하여 이를 돕는 ‘팀플레이’야 말로 골프 성매매를 뿌리 뽑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GJ

 

 

By 김상현 사진 GettyImages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