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나의 힘

4번째 에이지 슈트 기록한 제일사진인쇄 이정옥 대표

소싯적에 골프 좀 쳤다하는 중견 골퍼들의 공통된 소망은 에이지 슈트이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에이지 슈트는 실력, 체력, 재력의 3박자가 갖춰져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3가지 요소 중에 한 가지가 부족하더라도 에이지 슈트는 물거품이 되어버린다. 지난 6월 13일 수원CC 회장배 회원친선 골프대회에서 시니어부 준우승과 에이지 슈트를 동시에 기록해 화제가 된 제일사진인쇄 이정옥 대표를 만나 그의 골프와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글 김혜경 기자

지난 6월 13일 수원CC 회장배 회원친선 골프대회에서 제일사진인쇄 이정옥 대표(84)가 신페리오방식에 따라 네트스코어 72.2타의 성적으로 시니어부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준우승보다 더 큰 화제몰이를 했던 것은 전반 40타, 후반 43타 그로스 스코어 83타로 공식대회에서 에이지 슈트를 기록한 것이었다. 에이지 슈트는 골프 18홀 라운드에서 자신의 나이와 같거나 더 적은 스코어를 기록하는 일을 말한다. “사실 이번이 첫 번째 에이지 슈트는 아니에요. 지난해 7월과 9월에도 수원CC에서 각각 82타로 에이지 슈트를 기록했고, 올 2월에도 고성 노벨CC에서 83타로 에이지 슈트를 기록했으니까요. 하지만 회원들이 함께 하는 공식 경기에서 다시 한 번 에이지 슈트를 하니까 축하도 많이 해주시고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것 같아 더욱 즐겁네요.” 그가 에이지 슈트를 한 것은 이번이 4번째다. 중견 골퍼들의 로망인 에이지 슈트를 2년 사이 4번이나 기록한 남다른 비결이 무언지 궁금해졌다.

즐기는 골프, 행복한 골프

“이제까지 늘 즐기는 골프를 쳐왔어요. 비즈니스 때문에 필요해서라거나 다른 목적을 가지고 쳐온 것이 아니고 그냥 골프 자체가 즐거워서 꾸준히 해왔는데, 어느덧 구력이 40년이 되었네요. 특별히 비결이랄 것도 없지만, 굳이 이야기하자면 기초체력 관리를 위해 아침마다 런닝머신을 30분씩 하고 있어요. 기초체력 단련에도 좋고 몸도 풀려서 활기찬 하루를 맞이할 수 있지요.” 그가 공개하는 에이지 슈트의 비결은 즐기는 골프와 꾸준한 체력 단련을 통한 기초체력 유지였다. 젊었을 때는 어디 가서 밀리지 않을 정도로 비거리가 많이 나갔지만,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과거에 비해 비거리가 줄었든 대신 숏게임 기술이 좋아졌다. “예전엔 드라이버 공략에 치중했지만 지금은 어프로치를 잘하는 편이예요. 안정적으로 3온 작전으로 공략하는 재미를 발견했지요. 나이가 들면서 젊었을 때와는 다른 새로운 공략법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어요.” 세월의 흐름에 맞춰 골프 스타일도 변했다. 힘에 의존하는 골프가 아니라 정교한 기술을 중심으로 또 다른 골프의 묘미를 즐기고 있다. 과거에 비해 현재 자신의 골프가 더욱 깊어진 느낌이란다. 80년대 말 관악CC에서 열린 무역협회장배 대회에서 3위에 오른 바 있으며, 베스트 스코어는 74타, 홀인원은 양지파인, 한성, 천안(??확인요망이요)CC에서 한 번씩 총 3번, 이글은 2번 기록했으니 골프가 주는 기쁨을 골고루 맛보며 골프를 즐겨온 셈이다. 경남 고성 출신인 그는 칠성회, 소백회, 소가야회 등 지역을 기반으로 한 골프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다.

1차 목표는 88세까지 걸으며 라운드 하는 것

그는 제일사진인쇄 대표로 45년간 인쇄업을 해왔다. 그가 이끄는 제일사진인쇄는 학교 졸업앨범 전문으로 한때 전국 학교 졸업앨범 40%이상을 인쇄하며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골프 쪽과는 모 골프잡지를 오랫동안 인쇄해온 인연을 가지고 있다. 지난 세월동안 자신의 사업도 성공적으로 일궈온 그이기에 더욱 귀감이 된다. 84세의 나이에 비해 유난히 젊어 보이는 그는 나이보다 젊어 보이는 비결,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로 골프를 꼽았다. 요즘에도 한 달에 4∼5번씩 라운드를 즐기고 있는 그의 1차 목표는 88세까지 18홀을 걸으며 플레이 하는 것이다. 현재 그의 체력과 실력을 토대로 판단할 때 그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 오히려 앞으로 몇 번 더 에이지 슈트를 달성할 수 있을지, 몇 살까지 건강하고 즐거운 골프를 즐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