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활로 찾는 골프웨어 업계
해외에서 활로 찾는 골프웨어 업계
  • 김상현
  • 승인 2023.12.3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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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가 저물며 골프의 인기도 한풀 꺾였고, 경기침체까지 겹치며 골프웨어 업계의 분위기가 썩 좋지 않다. 골프웨어 업계가 조정기에 접어든 가운데, 업체들은 살아남기 위해 어떤 생존 전략을 펼치고 있을까?

 

스포츠의 인기와 스포츠웨어

 

스포츠웨어는 그 스포츠가 흥하느냐, 아니냐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등산이 흥하면 아웃도어 웨어가 흥하고, 테니스가 흥하면 테니스웨어가 흥하며, 골프가 흥하면 골프웨어가 흥한다. 그렇기에 과거 등산이 국민적인 인기를 누릴 때 수많은 아웃도어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겨나며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이후 등산의 인기가 시들해지자 여러 아웃도어 브랜드가 몰락하거나, 현상 유지도 힘겨운 시기를 보내야 했다.

골프웨어도 마찬가지다. 국내에서 골프웨어의 역사는 짧지 않지만, 최근 골프웨어가 크게 성장하고 수많은 브랜드가 생겨난 건, 코로나 시기 골프 인기가 급성장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로나 시대가 저물며 골프 인기 상승세도 한풀 꺾였고, 여기에 경기침체까지 겹치며 골프웨어 업계의 분위기도 썩 좋지 않다.

 

올해 골프웨어 시장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올해 골프용품 카테고리 실적은 작년과 비교하면 거의 성장하지 못했다. 롯데백화점은 1~9월 롯데백화점 골프 매출 전년 대비 신장률이 0%에 그쳤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매출 신장률도 각각 2.3%와 8.2%를 기록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골프가 백화점을 먹여 살린다는 평가까지 받은 걸 고려하면, 심상치 않은 수치다. 

백화점뿐만이 아니라 골프웨어 시장 전체가 고전하고 있다. 올해 골프웨어 시장은 성장 둔화를 넘어, 하락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년대비 시장 규모가 10%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주요 골프웨어 브랜드의 상반기 매출을 살펴봐도 오른 곳보다는 떨어진 곳이 더 많다.

다만 골프웨어 업계 전체가 하락세를 겪고 있는 건 아니다. 현상 유지는 하고 있거나, 상승세를 탄 업체나 분야도 있다. e-커머스 시장이 좋은 예다. e-커머스 사이트 티몬에 따르면, 티몬의 1~9월 골프 관련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올랐고, 골프웨어 전체 매출도 16% 늘었다. 특히 여성 골프 의류의 원피스 매출은 635%, 여성 패딩 371%, 조끼 104% 등 파격적인 상승세를 기록했다. 남성 의류 역시 우의, 레인자켓 205%, 남성 자켓점퍼 매출이 74% 오르는 등 상승세를 기록했다. 고가의 상품이 입점하고 할인 폭도 낮은 백화점보다는, 더 저렴하고 할인 폭도 큰 e-커머스에서 골프웨어를 찾는 고객이 늘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반적으로 골프웨어 시장 상승기는 꺾이고, 업계의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는 ‘조정기’에 접어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결국 수많은 브랜드가 각축전을 벌이는 골프웨어 업계는 이제 레드오션이 되었고, 옥석 가리기 끝에 활로를 찾은 업체나 브랜드는 살아남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 

 

골프웨어 업체들의 생존 전략

 

골프웨어 업계가 조정기에 접어든 가운데, 업체들은 살아남기 위해 어떤 생존 전략을 펼치고 있을까? 가장 주목할 만한 움직임은 해외 진출이다. 국내 시장을 포기하는 건 아니지만, 국내 시장뿐만이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 활로를 찾는다는 전략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의 골프웨어 브랜드 ‘왁’은 지난 4월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2020년 일본 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중국, 미국, 그리고 동남아시아 시장에까지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왁은 현재 도쿄 오다큐 HALC 백화점 등 총 10개 매장을 영업 중이며, 중국과 미국에서는 백화점, 쇼핑몰, 편집숍 입점 등을 추진하며 해외 진출에 힘을 쏟고 있다.

큐앤드비인터내셔날의 골프웨어 브랜드 어뉴골프도 지난 6월 태국 시장에 진출했다. 또 일본에서는 현지 법인을 설립해 3개 단독 매장을 운영하는 등 성과를 거두었으며 미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여기에 태국, 중국, 대만 등에도 입점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씨에프디에이의 골프웨어 브랜드 ‘페어라이어’는 작년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과 대만에 입점했고, 올해에는 올해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4월, 대만 패션 전문기업 킹본과 독점계약을 맺고 타이페이 소고 백화점 명품관에 입점했고, 10월에는 싱가포르에 1호점을 냈다. 베트남에서는 호치민과 하노이에 2개 매장을 여는 등, 순조로운 확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또 일본에서도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현지 반응을 확인중이며, 내년에는 정규 매장을 열 계획이다.

LF의 헤지스골프도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다. 헤지스골프는 ‘프리미엄 골프웨어’를 내세워 2017년 베트남에 진출했고, 이후 베트남 8개점과 중국 상해 1개점 등 총 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첫해 매출 신장률이 400%를 기록하고, 이후로도 꾸준한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베트남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처럼 해외에서 검증된 프리미엄 골프웨어의 경험을 살려 국내에서도 새로운 브랜드 로고와 컬렉션을 내세워 ‘프리미엄 트래디셔널 골프웨어’ 포지셔닝에 나선다.

사실 올해부터 국내 골프웨어 업계가 조정기에 접어들 것임은 어느 정도 예상되었다. 국내 골프 시장이 코로나 시기만큼의 성장세를 올해에도 이어나가리라 기대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골프웨어에 진출하는 브랜드는 계속 늘어났고,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적잖은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골프웨어는 이제 레드오션이며, 생존을 위해서 해외 시장에 진출하거나 다른 활로를 찾는 업체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국내 골프웨어 업계는 레드오션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국내 골프웨어 브랜드의 해외 진출이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GJ 김상현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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