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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J인터뷰] 변진재 수적천석(水滴穿石)을 이야기 하다

등록일 2018년05월18일 02시56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골프저널=김혜경 기자, 사진=전영도] ‘키 큰 사람은 싱겁다’는 속설은 적어도 변진재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인터뷰 내내 그는 대답 하나하나에 신중하고 진지했으며 그의 태도에는 성실함이 묻어났다.
중3 무렵 프로골퍼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이후 한눈 한 번 판 적 없이 하나의 길을 향해 달려와 프로가 아닌 다른 모습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는 진지청년 변진재 집중 탐구! 

 

Profile

변진재
● 1989년 6월 12일

● 185cm, 77kg

● 2010년 KPGA 입회

 

● 주요 수상
2017    카이도시리즈 NS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 공동 4위
          카이도시리즈 2017 카이도 골든V1 오픈 4위 
          제13회 KPGA 투어 동부화재 프로미오픈 공동 4위
2016    제12회 KPGA 투어 동부화재 프로미오픈 3위

 


 

골프는 14살 때 아버지를 따라서 연습장에 갔다가 재미있어 보여서 시작하게 됐다. 처음 골프를 접한 것은 아버지 덕분이었지만 내게 골프를 권하진 않으셨다. 오히려 내가 골프를 하고 싶다고 졸라서 시작하게 됐다. 

 

특별히 소질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처음에는 마냥 재미있어서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골프에 입문하고 나서 1년 정도 지났을 무렵부터 성적이 뚜렷하게 향상되기 시작했다. 골프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마음을 굳힌 것은 중3 때 서울시 대회에서 첫 우승을 하면서부터다. 우승을 확인한 순간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프로의 꿈을 확고히 했던 순간이었던 걸로 기억된다. 사실 아버진 프로선수가 되는 걸 반대하셨지만, 첫 우승을 하고 나서 스스로 동기 부여가 됐고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됐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1타차로 아깝게 떨어진 후 바로 프로 테스트에 도전해 프로로 전향했다. KPGA 투어프로 자격을 획득했고, KPGA 코리안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QT)를 수석으로 통과했다. 모두 3개월 사이에 이뤄진 일이었다.  
당시 프로 전향까지 미루고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 위해 매달렸었는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낙오해 상실감이 큰 상태에서 달성한 성과라 자신감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아마 첫승에 이어 나의 골프 인생에서 2번째로 의미 있는 장면이다. 

 

시드전 준비 중에 간염으로 입원을 한 상태였고 담당 의사가 대회 출전 포기를 권유했지만, 거기에서 포기하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시합은 출전하지만 라운드가 끝나면 근처 병원에 가서 링거를 맞고 절대 무리하지 않기로 다짐을 하고 연습도 제대로 못 하고 출전한 상태에서 거둔 QT 수석 통과라 더 값지게 느껴졌다.  

 

그런데 프로 1년 차 때 슬럼프가 왔다. 아마추어에서 프로가 된 후 환경이 많이 바뀌니까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아마추어 때 경험을 많이 쌓았으니까 괜찮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프로의 벽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높았다. 

 

당시 슬럼프 극복을 위해 책도 많이 읽고 연습량도 늘리고 이것저것 다해봤다. 그러다 아예 마음을 내려놓고 ‘올 한해는 적응기라 생각하고 이것저것 경험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나아지기 시작했다. 그 이후에는 매년 조금씩 성장해 나갔다. 

 

2011년부터 투어를 뛰고 있으니 어느덧 투어 8년 차에 접어들었다. 아직 우승은 없지만 프로 데뷔 후 성적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내용상으로 볼 때 매년 조금씩 더 나아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개인적으로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가끔 점점 성적이 좋아지고 있는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는데 갑자기 좋아졌다기보다는 꾸준히 다지면서 올라갔다. 아마추어 때부터 계속 그랬던 것 같다. 

 

프로선수로서 자신에 대해 점수를 매긴다면 80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선수 생활을 오래하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급하게 올라가는 것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단계별로 계속 채워나가면서 계속 발전하고 싶다. 
 

나머지 20점 채우려면 지금보다 더 노련미가 있어야 할 것 같고,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더 채워야 할 것 같다. 

 

2015, 2017 일본투어 시드를 획득했었다. 2015년에 일본투어 루키로 뛴 후 생각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2017년에 일본투어 시드전에 재도전해 다시 시드를 획득했지만, 일본 시합은 2개밖에 안 뛰었다. 이왕이면 코리안투어에서 첫 승을 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국내에서 입지를 다진 후 해외투어에 도전하고 싶다.   

 

장점은 아이언샷인데 지난해 아이언샷이 잘된 편은 아니었다. 동계훈련 기간동안 정확도를 높이고 숏게임 연습, 체력을 늘리는 데 치중했다. 런닝을 하면서 심폐지구력을 끌어올렸고 런닝머신과 근력운동을 하며 몸만들기에 치중했다. 원래 숏게임이 약점으로 꼽혔었는데, 지난해 기록 면에서 볼 때 많이 향상되었다. 올해에는 페어웨이 안착율을 높이는데 치중할 계획이다.  

 

개인적인 징크스는 없다. 굳이 따진다면 미역국을 안 먹는 정도다. 되도록 징크스를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좋아하는 컬러나 옷 등 나를 떠올리는 트레이드마크는 아직 없는 것 같다.  나만의 특별한 스타일을 못 찾은 것 같아 연구 중이다. 

 

지난 2017시즌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작은 것이 모여서 큰 산을 이룬다는 뜻의 사자성어, ‘진적위산(塵積爲山)’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매년 투어를 뛰면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우지만 2017년은 더 특별했던 것 같다. 경기력이 한 단계 성장했고, 팬들의 응원과 격려가 정말 힘이 되고 소중하다고 생각하게 된 한 해였다.

 

올해 12월 20일에 훈련소 입소가 예정되어있다. 평발이 남들보다 심하고 허리가 안 좋아서 공익으로 근무하게 된다. 평발이라 라운드를 하고 나면 발이 많이 아파 스스로 마사지를 해주거나 족욕을 하곤 한다.
 


 

군대가 전환점이 될 것 같다. 물론 공백이 아쉽고, 나름 걱정도 되고 그렇지만 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 같다. 여태까지 쉬지 않고 달려서 한번 쉬어가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선배 형들은 군대를 다녀오면 마음가짐이 달라진다고 하는데, 아직은 감이 잘 안 온다. 그건 군대에 다녀오고 나면 정확히 알 수 있지 않을까?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집에서 편안하게 누워서 영화를 본다든지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영화는 공포영화 빼고는 다 좋아한다. 
프로골퍼에게 위험하다고 해서 격렬한 운동은 해본 적이 없다. 스키도 한 번도 안 타봤다. 좀 밋밋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번 시즌이 끝난 후에 스키를 살살 타보고 싶다.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되었다. 너무 빨리 서른이 된 것 같다. ‘벌써 서른이야’ 이런 느낌이 많이 든다. 남자 프로의 경우 골프선수로서 전성기가 30대인 선수들이 많으니까,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주변에 결혼하는 선수들이 부쩍 많아졌다. 결혼하고 안정된 모습을 보이는 선배들을 보면 빨리 결혼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디까지나 계획이지만 33세쯤 결혼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네이버 밴드에 팬클럽이 개설돼 있다. 시즌 시작 전이나 시즌이 끝난 후에 부정기적으로 오프라인 모임도 갖는다. 개인적으로 너무 감사한 모임이다. 시간을 많이 못 내니까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데 글 올리는 게 쑥스럽기도 하다. 

 

이제는 프로 첫 승을 할 때가 됐다는 느낌이다. 지나고 나서보니 우승 찬스가 왔을 때마다 계속 망설이고 확신 없이 했던 것 같다. 지금까지 우승을 가로막은 것중 하나가 망설임과 첫 승에 대한 중압감이었다면 마음이 좀 가벼워졌고 자신감도 생겼다. 
‘수적천석(水滴穿石)’-작은 물방울이라도 끊임없이 떨어지면 결국엔 돌에 구멍을 뚫는다는 말이 있다. 그동안 투어에서 경험을 많이 쌓았으니 이제 나도 우승할 준비가 충분히 된 것 같다.  

 

올 시즌 목표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제네시스 포인트 TOP 5에 들었으니 2018년에는 제네시스 대상을 목표로 달리겠다. 첫 우승을 한다면 대상에 한층 더 가까워질 것 같다. (웃음)

 

우리나라의 경우 여자프로들의 인기가 더 많은 편이다. KPGA 선수들도 우리부터 변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골프 팬분들이 좀 더 관심을 가져주시면 남자골프만의 재미와 매력을 느끼실 수 있도록 선수들도 더 분발하겠다.
 


[올해 JDX 멀티스포츠 골프단에 합류한 변진재는 입대 전 첫 승의 각오를 다지고 있다.]

 

 

magazine@golf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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