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더 벌고, 세금은 덜 내고’ 코로나 호황 속에서도 개소세 납부 줄어든 골프장
‘돈은 더 벌고, 세금은 덜 내고’ 코로나 호황 속에서도 개소세 납부 줄어든 골프장
  • 나도혜
  • 승인 2021.12.3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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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골프장 매출 과세표준 15.4%↑, 골프장 전체 개별소비세수는 5.1%↓

 

 

코로나 사태 속에서 호황을 누리는 골프장을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은 마냥 곱지만은 않다. 특히 호황을 누리는 골프장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 이 비판에 힘을 실어줄 악재가 또 하나 등장했다. 작년 한 해 대한민국 골프장의 매출과 수입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이들이 낸 개소세(개별소비세)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늘어난 골프장 매출과 수입

 

지난 26일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골프장의 매출, 수입, 개소세 현황을 발표했다. 먼저 2020년 골프장 운영업을 주업종으로 한 법인사업자의 부가가치세 신고 현황에서 매출 과세표준은 5조 9,15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에 기록한 5조 1,262억원보다 15.4% 증가했으며, 2018년에 기록한 4조 5,106억 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1조 4천억원가량 매출이 증가한 것이다.

법인세 신고 현황 중 수입금액을 살펴봐도 2020년 4조 3,222억원을 기록, 2019년보다 8.8% 상승했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 여러 업계가 타격을 입는 와중에 골프 업계는 오히려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점이 수치상으로 명확히 증명됐고, ‘역대급 호황’이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라는 점도 드러났다.

 

수입은 늘고, 개소세는 줄고

 

그런데 2020년 골프장 사업자가 낸 개소세는 1,836억원을 기록, 2019년의 1,934억원과 비교하면 오히려 5.1% 줄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국가에서 골프 산업 진흥을 위해 호황 속에서도 골프장에 대한 세금을 파격적으로 낮춰준 것일까?

비결은 대중제 골프장의 개소세 면제 혜택에 있다. 현행법상 회원제 골프장은 개소세를 내야 하지만, 대중제 골프장은 개소세 면제 혜택을 받는다. 결국, 골프장이 대중제로 전환하면서 세제 혜택을 누렸고, 그러면서 매출과 수입이 상승해 ‘돈은 더 벌고 세금은 덜 내는’ 장사를 한 게 호황 속에서 세금을 아낀 비결이다.

 

대중 골프장에 대한 비판

 

이러한 대중제 골프장의 행보는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골프장 개소세 현황을 발표한 김승원 의원은 “코로나19 위기 이후 국내 골프 인구 증가로 골프장 수입이 늘고 있지만, 그 혜택이 국민에게 돌아가지 않고 골프장 사업자의 ‘배 불리기’에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이 현상을 정면에서 비판했다. 동시에 김 의원은 대중골프장의 유사회원 모집 금지, 편법 예약 방지 등의 내용을 담은 체육시설법 일부 개정안도 함께 발의했다.

대중제 골프장이 많은 혜택을 누리면서도 그만큼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골퍼라면 처음 듣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실제로 골프장이 호황을 누리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특히 대중제 골프장이 주된 비판의 대상이 된 지 적잖은 시간이 지났다. 코로나 사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동시에 골프장이 반사이익을 누리기 시작할 무렵부터 나온 비판이니 이미 1년 이상의 시간이 지났다. 그런데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개소세 문제로 또 한 번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실제로 대중제 골프장의 ‘폭리’를 증명하는 자료는 많다. 한 예로 지난 6월 국민권익위원회가 대중골프장 354개와 회원제 골프장 158개를 지역별로 나눈 뒤 평균 이용요금을 조사한 결과 수도권, 충청, 호남 지역의 대중제 골프장과 회원제 골프장 비회원의 이용요금 차이는 불과 1000원∼1만 4,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제 골프장이 골프장 이용요금 중 개소세 2만 1,120원의 면제 혜택을 받고 있음을 고려하면, 골프장이 받는 혜택에 비해 이용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적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몇몇 대중제 골프장은 회원제 골프장과 비교해 더 비싼 요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원 모집이 금지된 대중 골프장에서 각종 유사 회원제를 운영하는 편법도 여전하다. 심지어 골프장 내부에 있는 숙소 회원권과 골프장 회원권을 묶어 판매하는 등 유사 회원제 영업에서 그치지 않고 코로나 호황 속에서 유사 회원들의 혜택을 축소하는 행태를 벌였다 큰 논란이 불거지고, 결국 시정 명령을 받는 사건도 있었다.

 

싸늘해지는 여론

 

국가에서 대중제 골프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점점 싸늘해지는 가운데, 대중들의 여론 또한 호의적이지 않다. 이번 김승원 의원의 발표를 다룬 언론 기사들의 댓글을 보면 골프장을 향한 ‘악플’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언론에서도 대중제 골프장을 향해 점점 날 선 기사들을 내놓고 있으며, 코로나 사태 속에서 골프장이 폭리를 취하고 있으니 시정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적지 않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

코로나 호황 속에서 대중제 골프장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건 일시적인 논란도 아니고, 소수의 딴죽걸기도 아니다. 국가부터 대중들, 소비자까지 공감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 대중제 골프장을 향한 비판 여론이 일어났을 때 업계에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시정에 나섰다면 민심이 이렇게 나빠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하지 못한 결과 민심은 크게 나빠졌고, 이제 공권력에서 대중제 골프장에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점점 높아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민심은 천심이다’는 말은 지금도 충분히 통용되는 격언이다. 이용자와 대중들의 민심은 곧 업계의 운명을 좌우하는 천심이다. 골프장들이 하루빨리 지난 잘못을 시정하고 성난 민심을 가라앉히기 위해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조만간 ‘민심의 심판’을 받게 될지 모른다. 이용자들의 외면, 그리고 민심을 등에 업은 공권력의 철퇴로 말이다.

 

 

GJ 나도혜 사진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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