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72 vs 인천공항공사, 법적 다툼 점입가경
스카이72 vs 인천공항공사, 법적 다툼 점입가경
  • 김상현
  • 승인 2021.12.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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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72와 인천공항공사의 법적 다툼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스카이72 골프장 소유권을 둘러싼 법정 공방 끝에 1심에서는 인천공항공사가 승소했지만, 항소가 진행 중이며 명도소송과는 다른 사유로 법정 공방이 이어지는 등 분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인천공항공사 업무방해 혐의 적용될까?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인천공항공사 김경욱 사장이 업무방해 혐의로 소환되어 조사를 받았다. 지난 4월 스카이72 측의 중수도와 전기를 차단해 업무를 방해한 혐의 때문이었다. 스카이72는 20여 대의 발전기를 마련해 단전 조치에 대응했고, 이 과정에서 발전기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스카이72는 인천공항공사에서 단행한 단전 및 단수 조치가 부당하다는 취지로 법원에 단전과 단수에 대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결국, 이 사건은 김 사장의 소환 조사로 이어졌고, 김 사장은 단전과 단수가 정당했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이 논란이 된 것은 부동산에 대한 점유권이나 소유권 분쟁이 철저히 법적 원칙에 따라 움직여야 하며, 법을 거치지 않고 행동하는 ‘자력구제’는 안 된다는 원칙 때문이다. 스카이72 사건 같은 ‘명도소송’ 사건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사례다. 양측의 분쟁과 감정 악화로 결국 한 쪽에서, 심지어 양쪽에서 자력구제로 볼 수 있는 행동을 하다 명도소송과는 별개의 사건으로 재판까지 가는 예가 적지 않다.

이 사건을 가볍게 볼 수 없는 건 스카이72가 주장한 업무방해는 형사 사건에 속하기 때문이다. 형법상 업무방해죄는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위계 또는 위력으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 정의되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따라서 업무방해죄가 적용되면 형사 재판이 열릴 수 있고 피의자의 처벌도 이뤄질 수 있다. 실제로 몇몇 언론에서는 법원에서 이미 문제의 단수 및 단전을 둘러싼 가처분 심판에서 스카이72 측의 손을 들어준 정황 등을 근거로 이 사건에 적용된 업무방해 혐의가 적용되어 기소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하고 있다. 가뜩이나 치열한 스카이72와 인천공항공사 간의 분쟁에 또 하나의 변수가 생긴 셈이다.

 

첨예하게 다른 양측 입장

 

돌이켜 보면 스카이72와 인천공항공사 사이의 법적 다툼은 ‘점입가경’이라는 표현 그대로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2020년 계약상 그동안 골프장을 운영해 온 스카이72와 골프장 토지를 보유한 인천공항공사 사이의 계약이 끝나면서 골프장 측은 계약 연장을, 공사는 계약 종료를 주장했다. 스카이72 측에서는 문제의 골프장을 한국 최고의 골프장으로 만들어온 자신들의 권리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공사에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이미 끝난 계약을 재연장할 이유가 없다며 새로운 입찰 과정을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충돌하는 가운데, 양사와 재판부는 물론 수많은 곳이 개입하며 사태는 더욱 복잡해졌다. 당사자인 스카이72와 인천공항공사, 그리고 재판을 맡은 법원에 국민권익위, 국회, 언론 등도 개입했다. 골프장 한 곳만의 문제를 넘어 ‘사회 문제’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사태가 커진 셈이다.

 

법적 시선으로 사건 바라보기

 

법적 해결 외에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 보이는 가운데, 법적으로도 상황이 복잡하다. 공사에서는 법에 따라 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되었다고 주장했으며, 스카이72는 법에 따라 자신들이 골프장에 대한 유익비상환청구권이나 지상물매수청구권 등이 있다고 주장하며 유치권을 행사 중이므로 퇴거 역시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법적 다툼이 치열한 만큼 규모도 블록버스터급이다. 스카이72와 인천공항공사 모두 모두 부장판사 출신, 헌법재판관 출신 등 거물급 변호사를 대거 투입했다. 그 결과 1심 재판에서는 인천공항공사가 승소하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지만, 아직 결정이 난 것은 아니다. 양 사 모두 한 치도 물러설 기미가 없는 만큼 명도소송이 3심까지 갈 것이라는 예측이 유력하며, 최근 불거진 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기소 여부 등 변수도 많다.

언론의 관심도 여전하며, 바라보는 시각도 다양하다. 중립적으로 이 사건을 보도한 언론도 있고, 어떤 언론에서는 양쪽 중 한쪽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사를 내놓기도 했다. 한쪽의 입장을 반영한 기사를 내보냈다 언론중재위의 조정으로 다른 쪽의 입장을 담은 반론 보도를 실은 경우도 있다.

 

기나긴 싸움의 끝은?

 

스카이72와 인천공항공사 사이의 다툼이 골프장 자체를 둘러싼 명도소송은 물론 그 외의 여러 사건으로 번지고, 수많은 곳이 개입해 움직이거나 한쪽 편을 들어주는 등 최근 골프계에서 벌어진 사건이나 논란 중 이만큼 ‘점입가경’이라는 표현이 이만큼 어울리는 경우를 찾기 힘들다.

납득하지 못 할 일은 아니다. 스카이72 골프장은 현재 한국 최고의 골프장으로 꼽히며, 말 그대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그만큼 막대한 가치를 지닌 골프장을 둘러싼 분쟁에서 섣불리 ‘양보’를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사건이 갈수록 커지고 있으니 많은 이들이 얽히며 다양한 일이 벌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사태가 커지고 장기화할수록 결과와는 별개로 스카이72와 인천공항공사 모두 상처를 입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또한, 다툼이 커지는 만큼 마지막에 패소한 측은 말 그대로 ‘치명상’을 피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그로 인한 여러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과연 스카이72와 인천공항공사의 법적 다툼은 갈 데까지 가는 끝장 싸움이 될까. 아니면 예상치 못한 반전이나 극적 합의가 나올 수 있을까. 스카이72 골프장의 운명에 수많은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GJ 김상현 사진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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